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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너희도 이때 태어났으면 위안부"라던 교사, 아직 학교에 있다http://omn.kr/1ojba
② 광주의 한 사립고, 학생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다 http://omn.kr/1okqo
③ 저는 광주 명진고가 고소한 '성명불상 재학생'입니다 http://omn.kr/1oluz

지난 8월 31일 광주지방법원이 특별 송달 우편물을 보내왔다. 낯선 문서의 이름은 '손해배상 청구의 소', 청구 취지에는 "피고는 원고에게 금 1억원을 지급하라"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여기서 피고는 본인을 뜻했고, 원고는 광주 명진고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 도연학원이었다. 도연학원 측이 사학재단 비리를 비판한 시민에게 '1억원'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명진고 재단 측이 필자를 대상으로 제출한 민사소송 소장이다
▲ 광주 명진고 측의 소장 명진고 재단 측이 필자를 대상으로 제출한 민사소송 소장이다
ⓒ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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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도연학원은 2018년 스쿨미투 사건, 2020년 교사 부당 해임 의혹 및 학생 고소 사건 등으로 여러 차례 사회적 물의를 빚어온 사학재단이다. 지난 2019년에는 도연학원의 전직 이사장이자 실질적 관리책임자인 최신옥씨가 배임수재 미수죄로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 당시 최씨는 이미 학교법인을 대상으로 한 업무상 횡령 관련 전적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학교법인이 그동안 쌓아온 여러 폐단들은 시민, 시민단체, 노동조합, 교사, 학생을 비롯한 각 사회주체들로 하여금 비판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지난 5월 도연학원 측이 전직 이사장의 금품 요구를 거절한 교사 A에게 해임 징계를 통보했다. 이후 필자는 학생 B의 요청으로 학교 앞에 해당 징계를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했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발표했다. 광주교사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도연학원의 여러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학생들은 학교 게시판에 대자보를 게시했고, SNS에서 손글씨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러나 사회적 비판에 직면한 도연학원 측은 변호사를 선임하여 자신들을 비판한 사회주체들을 모두 경찰에 고소했다.

지금까지 도연학원 측이 제기한 민·형사 소송은 해임된 A교사(형사 1건),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윤영백 대표(형사 1건), 광주교사노동조합 박삼원 위원장(형사 4건), 시민 김동규(형사 2건, 민사 1건), 뉴스1 C기자(형사 1건), 광주 MBC D기자(형사 1건), 광주in E기자(형사 1건), 뉴시스 F기자(형사 1건), 명진고 재학생 3명 졸업생 1명(형사 4건), 정의당예비당원협의체 허들(형사 1건) 등 18건에 달한다. 도연학원 측은 '학교법인'의 이름으로 변호사를 선임하여 이와 같은 법률행위를 실행했다. 그러나 광주지검은 교사 A, 윤영백, 박삼원, 김동규에 대한 명예훼손 형사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했다. 도연학원 측은 학생에 대한 고소 역시 여론 악화와 광주시교육청 사학정책팀의 요청으로 취하했다. 애초부터 승산 없는 송사였다.

필자에 대한 '1억' 민사소송의 내용 역시 지금까지 소송들과 다르지 않다. 도연학원 측은 본 소장에서 필자가 작성한 글이 도연학원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연학원의 여러 비리 의혹들은 그 분량이 방대하고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높은 데다가, 학교 측이 여러 문제제기에 대해 반성보다는 반격으로 대응했기 때문에 상당한 분량의 서술이 불가피했다. 

또한 도연학원 측은 소장에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명예훼손인지에 대해서는 기재하지 않으면서도 필자가 게시한 현수막이 도연학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현수막은 단지 "교사 A에 대한 부당한 해임처분을 철회하라"라는 내용이었다.

도연학원은 민사소송 제기 이전에 이미 현수막 게시와 관련하여 필자를 명예훼손죄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었다. 그러나 사건을 송치받은 광주지검은 "명예훼손에 대한 범죄혐의점을 발견할 수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통해 사건을 종결시켰다.
 
필자의 '현수막' 기제와 관련한 명진고 측의 주장
▲ 광주 명진고 측 손해배상 청구의 소 필자의 "현수막" 기제와 관련한 명진고 측의 주장
ⓒ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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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학원 측은 민사소송 소장에서 다시 한번 해당 현수막 게시를 언급하며, "피고는 도연학원을 상대로 정보공개 신청을 수차례 하는 등 도연학원에 적대적인 행동을 해 온 사람"이라며 "피고가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거나 그들과 공모하여 한 행동으로 판단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느닷없는 '배후'가 등장한 것이다. 여기서 도연학원 측이 이야기하는 '그들'이 대체 누구를 이야기하는 것인지조차 모르겠다. 필자는 현수막 게시 이전까지 명진고 재학생 1명을 제외한 그 누구와도 친분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어 도연학원 측은 해임된 교사 A가 공익제보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A와 함께 2017년 명진고 공개채용 절차에 응시했던 1차 합격자 G가 본인의 SNS에 쓴 글을 인용했다. "G는 A가 공익제보자가 아님을 명백히 설명하고 있습니다"라는 말 외에 도연학원 측은 더 이상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G는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2차 면접 시험 응시 시점까지만 겪은 사람이다. 사건을 전반적으로 알고 있지 않은 사람의 주장만을 근거로 사실관계의 가부를 단언한 것이다. G의 관점과 별개로, 교사 A는 이미 국무총리실 산하 국민권익위원회로 부터 '공익제보자'임을 인정받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보낸 공문에서 "교사 A는 사립학교 교원 채용 비리 관련 광주광역시교육청 조사에 협조한 사실이 있는 자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상 '신고자 등'에 해당한다"며 교사 A가 공익제보자임을 분명히 했다.
필자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언급된 부분이다
▲ 광주 명진고 측 민사소송 소장 필자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언급된 부분이다
ⓒ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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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학원 측은 또한 필자가 일전에 도연학원 및 명진고 측에 요청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언급하며, 이것이 '적대적인 행동'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필자의 정보공개 청구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를 둔 일이다. 도연학원 측은 본인들이 정보공개법 상 정보공개 청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판례에 따르면 도연학원과 같은 사립학교법에 근거한 학교법인들은 정보공개법 시행령 제2조 제4호에서 정한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정보공개 청구 업무에 마땅히 응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즉 '고유업무'로써 정보공개 청구 관련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등에 관한 법률의 취지는 '일반 국민이 일방적인 정보수령자나 정보조작의 대상에서 벗어나 국정의 감시·비판자로서의 실질적 지위를 확보하도록 하는 것'에 있다. 이는 그 어떤 이해관계도 가지고 있지 않은 일반 시민이 자유롭게 원하는 정보의 공개를 요청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도연학원 측은 소장을 통해 "필자는 아무런 이해관계도, 관련도 없는 사람"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이해관계도 없는 사람이 오죽했으면 나섰을까?

애초에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해도, 우리들은 모두 이 사회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료 시민들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상의 부당함과 폭력들로부터 서로를 지킬 의무가 있다.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정녕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9월 3일 도연학원 측이 필자에게 '1억'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광주교사노동조합이 성명을 발표했다. 교사노조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손해배상 소송은 도연학원 측의 새로운 무리한 카드에 불과하다"라며 "손배·가압류를 통해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킨 못된 사례를 도연학원이 학습하여 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교사노조 측은 "학교법인의 남은 명예를 지키는 유일한 길은 손배 가압류와 같은 협박이 아닌,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광주시민에게 엎드려 사과하는 길"이라며 도연학원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1억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내용의 소장을 받아들고 무거운 중압감을 느꼈다. 그러나 필자는 굴하지 않고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지속해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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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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