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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만 해도 일상이 순조로웠다. 학교에 가고 박물관에 갔다. 크리스마스 때는 산타할아버지도 만났다. 순식간에 바뀐 변화에 "왜 이럴까?" 반문하고 있다. 모두가 지쳐간다. 돌파구는?
▲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손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상이 순조로웠다. 학교에 가고 박물관에 갔다. 크리스마스 때는 산타할아버지도 만났다. 순식간에 바뀐 변화에 "왜 이럴까?" 반문하고 있다. 모두가 지쳐간다. 돌파구는?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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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이를 삼켰어요."

미국에 있는 아들네와는 매일 영상으로 만난다. 우리나라가 9시간이 빠르다. 오전 10시면 그곳 텍사스는 오후 7시다. 그냥 시시콜콜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 11살 손녀의 담임선생님이 한국인 '배 에이미'라는 이야기부터 집 뒤 나무에 청설모가 가족 이야기에 귀를 쫑긋 들여다본다는 그런 이야기 들이다.

지난 4일 손녀가 이를 삼켰다고 호들갑이다. 나에게는 즐거운(?) 소식이다.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오래간만에 함께 웃었다. 빠진 이를 삼켜버린 모양이다. 이를 삼키다니, 얼마나 황당했을까. 보나 마나 짐작이 간다. 아이는 울며불며 야단을 쳤을 것이다.

비대면 시대다. 집안에 갇혀 있자니 답답하다. 웃을 거리가 없다. 계획대로라면 올여름 작은 애가 고국을 방문키로 했다. 학수고대 기다렸다.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 19 때문에 재택근무 하면서 갇혀 산다. 손녀 역시 마찬가지다. 얼마나 답답할까.

하지만 달리 보면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책을 볼 수도 있고 화초를 가꿀 수도 있다. 피아노도 연습할 수 있다. 풀밭에 벌레도 관찰할 수 있다. 시간이 충분해서 고국 친지들과 오랫동안 영상통화도 가능하다. 얼마나 즐거운가.

어렸을 때다. 9살쯤 되었을까. 방 하나에서 부대끼며 살았다. 어머니와 누나들, 터울이 있는 아들인 나 이렇게 다섯 식구였다. 이를 뺄 때면 가족이 총동원되었다. 흔들리는 이에 실을 묶고 한쪽 끝은 문고리에 감았다. 놀래 키우기도 하고 문을 깜짝 열기도 했다.

나에게는 두고두고 잊지 못하는 어릴 때의 추억이다. 어머니는 화를 내셨고 누나들은 내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잡았던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엄청 울었다. 어머니가 안 계신 지금 좁은 방에서 함께 살던 그때가 생각나곤 한다.

만약에 손녀가 집안에 갇혀 있지 않았다면 이를 삼키는 즐겁기만 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하였을 거고, 청설모가 부리는 재주를 보지 못하였을 지도 모른다. 잔디는 가꾸지 않아 잡초만 무성했을 거고.

지금 우리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다. 즐거운 감옥(?) 생활을 하자. 통화가 끝나면 외치는 마지막 인사다.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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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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