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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와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씨, 권영국 변호사 등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동사거리를 출발해 진상규명과 의료공백 재발 방지,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도보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와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씨, 권영국 변호사 등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동사거리를 출발해 진상규명과 의료공백 재발 방지,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도보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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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정유엽 아버지, 청와대까지 337km 보도행진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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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2020년) 숨진 아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눈물을 훔치는 아버지 곁에 3년 전, 아들을 잃은 엄마가 섰다.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동사거리에서 정성재씨가 동그란 안경을 쓴 막내아들 고 정유엽군의 영정사진을 들고 청와대로 향했다.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로 일하다 세상을 떠난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정성재씨의 곁을 지켰다.

"최대한 하는 데까지 해봐야 해요. 유족이 못 버티고 죽으면 끝이에요. 당사자가 있어야 싸울 수 있어요. 내 마음이 자식의 마음이라 생각하셔야 해요. 내 자식이 원하는 건 뭘까 그 생각만 하세요."

정동사거리에서 청운효자동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김씨가 정씨에게 당부했다.

시민 50여 명, 국화꽃 들고 행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와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동사거리를 출발해 진상규명과 의료공백 재발 방지,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도보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와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동사거리를 출발해 진상규명과 의료공백 재발 방지,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도보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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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와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동사거리를 출발해 진상규명과 의료공백 재발 방지,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도보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와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동사거리를 출발해 진상규명과 의료공백 재발 방지,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도보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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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엽군(당시 17세)은 2020년 3월 18일,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마지막 숨을 거뒀다. 당시 정군은 고열과 호흡곤란에 시달렸지만, 제때 치료받지 못했다. 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 1차 대유행이 시작된 시기, 민간병원은 열이 40에 오른 정군을 '코로나 의심환자'로 분류하며 받아주지 않았다. 14번 코로나 검사의 결과는 음성. 정군은 폐렴으로 숨졌다.

아버지 정성재씨는 부실한 공공의료에 문제를 제기하며, 2월 22일 경북 경산에서부터 한 달 여를 걸었다. 아버지는 3월 18일, 청와대 분수대 앞을 최종목적지로 삼았다. 이날은 정군의 사망 1주기였다.

아버지의 마지막 도보행진에 민주노총, 참여연대를 비롯해 보건·의료 시민단체 회원 50여 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국화꽃 한 송이씩을 들고 아버지 정성재씨의 뒤를 따랐다. 지역 의료원이 없는 경산, 울산 등 지역이름을 딴 병원모형들과 정군을 기리는 '정유엽 공공병원' 등 다양한 이름의 공공병원 종이모형들을 들기도 했다.

▲ 의료공백 진상규명, 정부입장표명 ▲ 의료공백 재발방지 ▲ 의료공공성 강화 공공병원 확충이 쓰인 조끼를 입고 걷던 권영국 정유엽사망대책위 자문변호사는 김미숙씨와 정성재씨를 번갈아 보며 "두 분이 우리 사회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 대책, 주시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와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씨, 강은미 정의당 의원, 권영국 변호사,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희생된 아들의 죽음에 대해 진상규명과 의료공백 재발 방지,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촉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와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씨, 강은미 정의당 의원, 권영국 변호사,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희생된 아들의 죽음에 대해 진상규명과 의료공백 재발 방지,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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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와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동사거리에서 진상규명과 의료공백 재발 방지,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도보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와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동사거리에서 진상규명과 의료공백 재발 방지,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도보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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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 분수대. 작은 테이블 위에 정군의 영정사진이 놓였다. '공공의료 확보, 아버님 힘내세요',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런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이 의료공백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지역과 내 주변에 쉽게 갈 수 있는 공공병원이 많아져야 합니다' 시민들이 쓴 글귀가 모인 플래카드가 정군의 사진 앞에 펼쳐졌다. 정성재씨가 한참을 서서 아들의 사진을 바라봤다.

"1년 전 유엽이가 우리에게 보여준 상황이 마음속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유엽이의 억울한 일을 그냥 가슴에 묻고 한탄한다고 사건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하는 아픔들을 보며 우리 의료체계가 더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고 정유엽 1주기 추모 기자회견'에서 정성재씨가 어렵게 한 마디 한 마디를 이어갔다. 그는 "우리 의료시스템은 민간의료가 9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경북 경산에는 지금도 공공병원이 없다. 공공병원이 있었다면 유엽이가 그렇게 매몰차게 치료거부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 권영국 변호사 “천리길 달려온 고 정유엽 군 유족, 청와대가 답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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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국 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 자문변호사가 "병원에서 유엽군에게 '집에 돌아가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세월호 참사 때 가만히 있으라고 했던 그 명령처럼 우리 사회는 응급환자를 방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참여연대, 보건의료단체연합,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본부 등은 유가족과의 면담을 거부한 청와대의 태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권 변호사는 "유가족은 눈물로 호소했지만 정치권에선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다. 이제는 청와대가 답해야 할 차례라고 생각해 찾아왔지만,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조차 천릿길을 달려온 유족의 면담을 거부했다"라고 꼬집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지난 1년 의료공백으로 제2, 제3의 정유엽이 발생했고 여전히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더는 의료를 돈벌이 대상으로 보고 영리화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천릿길을 걸어온 정유엽 아버지의 공공의료 확대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회에서 할 일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강 의원은 "앞으로도 언제든지 다가올 수 있는 감염병 위기를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공공병원을 촘촘히 만들고 구멍 뚫린 국가의 보호가 강화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연대와 지지를 표한 이들의 발언을 듣던 아버지는 결국 소리내 울었다. 정성재씨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정부가 의료공백을 계속 방치할지 대책을 마련할지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경북 경산 남매지 야외공연장에서 열릴 아들의 추모제를 위해 다시 길을 떠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와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희생된 아들의 죽음에 대해 진상규명과 의료공백 재발 방지,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촉구한 뒤 영정사진 앞에 헌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와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희생된 아들의 죽음에 대해 진상규명과 의료공백 재발 방지,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촉구한 뒤 영정사진 앞에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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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죽음을 애도하며 영정사진 앞에 헌화하고 있다.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죽음을 애도하며 영정사진 앞에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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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희생된 아들의 죽음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희생된 아들의 죽음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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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정유엽, #코로나, #의료공백, #공공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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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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