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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1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고 적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1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고 적었다.
ⓒ 윤석열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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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자신감일까 싶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극적 화해' 후 가장 먼저 내건 공약은 '여성가족부 폐지'(1/7)였다. 이후 이준석 대표는 <오마이뉴스> 인터뷰(1/20)에서 "20대 여성이 그들만의 어젠다를 형성하는데 뒤처지고 있다"라며 20대 여성 유권자의 정치적 요구가 '구체화가 어렵다'라며 사실상 여성 의제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윤 후보는 <한국일보> 인터뷰(2/7)에서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라고 주장했고,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2/8)에 <한겨레>의 성평등 관련 공약 질의에 네 후보중 유일하게 '답변 거부'했다는 내용의 도표를 보란듯이 올려놓았다. 

그들이 이런 '젠더 갈라치기' 전략을 쓰는 이유는 딱 하나다. 여론조사로 드러나는 지지율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대놓고 성평등에 반대한다고 하면, 정치 고관심층인 '적극적·공격적 반 페미니스트'들이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을 올려줬다. 반면 20대 여성들의 표는 빠지거나, 민주당으로 넘어가지 않고 있다. 

30% 넘지 못하는 20대 여성 이재명 지지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 'N번방, 디지털성범죄 추적 연대기' 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 "N번방, 디지털성범죄 추적 연대기" 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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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리얼미터 주간집계 여론조사에서 12월 5주차부터 2월 1주차까지 6주 동안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이재명·윤석열 지지율변동은 다음과 같다. 

[20대 남성] 
이재명: 38.3%→30.1%→17.5%→21.3%→26.4%→25.3%
윤석열: 25.0%→24.8%→59.2%→55.6%→45.1%→52.5%

[20대 여성]
이재명: 28.4%→29.2%→29.6%→28.2%→29.4%→29.1%
윤석열: 31.3%→27.1%→28.2%→28.6%→29.7%→29.3%


20대 남성 여론조사는 해석이 간단하다. 1월 둘째주, 윤-이 화해와 윤 후보가 안티 페미니즘 쪽의 메시지를 반영한 이후, 윤 후보가 압도적 고공행진이다. 반면 이 후보는 20대 남성 지지율도 떨어지고, 20대 여성 지지율은 윤 후보와 비등하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반사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대 여성 지지율은 굉장히 파편화되고 있다.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도 10% 이상의 지지율이 나온다(2월 첫째 주 심 12.2%, 안 12.4%). 심지어 1월 둘째주에는 안 후보가 지지율 22.4%를 기록했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지지층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성평등·소수자 이슈를 주로 다루는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도 출연했고,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도 "남녀갈등 부추긴다"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나아가 n번방 성착취를 최초 고발한 '추적단 불꽃'의 박지현씨도 영입했는데, 여전히 여성들에겐 어필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20대 여성의 민주당 지지도 역시 27.4%→24.7%→28.5%→32.4%→29.3%→27.2% 추세다. 반면 문 대통령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올해 들어 계속 40%를 넘었고, 1월 넷째주에는 긍정(46.4%)이 부정(44.7%)보다 높게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은, 민주당과 이 후보에게는 난제다. 집토끼로 여겨왔던 이들이 '산토끼'로 돌변한 것이기 때문이다. 왜 20대 여성들이 민주당 지지를 철회했는지에 대해서는 단순히 '젠더' 관점에서만 설명할 순 없다. 하지만 이 후보의 마초적 이미지, 문재인 정부의 계승자가 아니라는 부정적 인식을 넘어설만한, 20대 여성에게 믿음을 줄만한 의제를 각인시키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무려 3배 차이가 난다
 
윤석열 후보- 이준석 대표 화해 이후 1월 2주차 여론조사의 응답자 수. 20대 남성은 322명이 응답했지만, 20대 여성은 104명밖에 응답하지 않았다.
 윤석열 후보- 이준석 대표 화해 이후 1월 2주차 여론조사의 응답자 수. 20대 남성은 322명이 응답했지만, 20대 여성은 104명밖에 응답하지 않았다.
ⓒ 리얼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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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주간 3000명 가량을 대상으로 한다(2월 첫째주만 1500명). 응답자 비율이 남성이 6~6.5 여성은 3~3.5 정도다. 조사 방식에서 전화면접 방식과 자동응답 시스템(ARS)을 혼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비율상 ARS가 많다(최근 기준 70%). ARS 여론조사의 경우 정치에 관심이 높고 열성적인 지지자들의 의견이 더 강하게 반영된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 여론과 다르다고 '정신승리'할 수는 없다. '여론조사가 여론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러한 여론조사가 계속 언론에 노출될 경우, 결국 특정 세대나 지역, 나아가 전체 판에서의 '대세론'을 만들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편승(밴드왜건)효과가 작동하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러한 여론조사 효과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젠더 갈라치기'를 활용하고 있다. 여론을 만들 수 있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안티 페미니스트, 남초 커뮤니티 유저에게 '우리가 너희를 대변하겠다'는 믿음을 주면서 20대 남성, 더 나아가 20대 안에서의 대세론을 굳히는 방식이다.

일례로 윤 후보와 이 대표가 화해한 뒤의 1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 20대 남성은 322명이 여론조사에 응답했다. 273→269→322명으로 전주에 비해 53명이나 더 많이 조사에 응했다. 11월 마지막주부터 시작한 3000여명 대상의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300명이 넘은 것이었다.

반면 1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은 고작 104명밖에 응답하지 않았다. 여성과 남성의 응답률이 무려 3배나 차이난 것이다. 이후의 양상도 다르지 않았다. 1월 3주차는 292:126, 1월 4주차 318:118, 2월 1주차 144:59명(총 1500명)이었다. 20대는 모든 세대 중 여성과 남성의 응답자 수 격차가 가장 크다. 여론조사 응답자의 전체 성비를 고려했을 때, 20대 남성은 너무 응답을 많이 하고, 20대 여성은 응답을 너무 적게 한다.

즉, 전화를 받았을 때 20대 여성이 훨씬 더 많이 끊어버린다는 것인데, 원래부터 20대 여성이 이렇게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정당지지도와 대통령 지지도 등을 물어본 2019년 11월 1주차 YTN·리얼미터 주간집계에서는 185:111(전체 2500명), 10월 1주차는 146:96(전체 2000명) 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성비 역시 현재 대선 여론조사들과 비슷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8년 11월 2주차 tbs/cbs·리얼미터 주간집계에선 146:125(전체 2500명)이었다. 이는 당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성비가 7:3인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심지어 12월 1주차 YTN·리얼미터 주간집계에선 아예 143:148로 20대에선 여성 응답자가 더 많았다. 대통령 지지도가 20대 여성 63%, 20대 남성 29%로 나와서, '이대남' 현상의 시발점이 된 12월 2주차 YTN·리얼미터 주간집계에서도 143:138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여론조사를 통한 20대 남성의 정치적 의사 표현은 훨씬 늘어났고, 반면 20대 여성의 의사 표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20대 여성들이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사 표명을 하지 않는 것은, 현재 자신을 대의해줄 집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믿음의 단서 : 이준석의 '세대 포위론' 균열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2월 9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인삿글을 올리면서 해당 사진으로 '직접 등판'을 인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2월 9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인삿글을 올리면서 해당 사진으로 "직접 등판"을 인증했다.
ⓒ 더불어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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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국민의힘은 여론조사에 변화가 없다면 '안티 페미니즘'을 더욱 노골적으로 앞세울 가능성이 높다. 그래야 남성들을 추동해서 여론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대항할 방법이 마뜩잖다. 20대 여성은 민주당과 이재명 지지를 '피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권수현 대표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같은 민주당이지만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미지가 다르다"라며 "살아온 이력 등이 성평등을 실천할 지도자로서의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전했다.

권 대표는 이 대표가 선거 초반에 에펨코리아에 글을 쓴 것 역시 현재의 낮은 지지율 원인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 가장 여성혐오가 심하게 일어나는 곳에 글을 쓰면서 지지를 호소하다가, 그러면서 지금 와서 성평등을 이야기하니까 진심이 의심받는다는 지적이다.

이어 민주당 역시 권력형 성폭력 2차가해 논란에 휩싸이고, 군 가산점 부활 등을 이야기하는 등 갈지자 행보를 보이면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여성들을 민주당이 스스로 차버린 꼴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제 이 후보와 민주당에게 방법은 없을까? 20대 여성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꽤 적극적으로, 혹은 전략적으로 이 후보를 찍어줄 수 있는 명분과 동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현실적으로 이미지를 한 번에 쇄신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애초에 이들은 국민의힘 지지층이 아니었고, 문 대통령을 찍었던 이들이라는 점에서 아예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 20대 여성에게는 '믿음의 단서'가 절실히 필요하다. 민주당이 명확하게 국민의힘과 '젠더' 부문에서 대립각을 세워야만, 그래서 '지지'를 얻어야만, 국민의힘이 '젠더 갈라치기'를 했을때 20대 여성 지지율에 변동이 일어난다. 그래야 이준석 대표가 주장하는 소위 '세대 포위론' 등의 논리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20대~50대는 여성이 남성보다 투표율이 높았다.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특히 20대의 경우 20대 여성 전반은 79.1%, 20대 여성 후반은 79%가 투표를 했다(남성 전반 75.4%, 후반 71.1%).

*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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