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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경기도 고양시 동별 투표결과
 20대 대선 경기도 고양시 동별 투표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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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마무리됐다. 초박빙 승부로 펼쳐졌던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당선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0.73%p차로 누르고 5년만에 정권교체를 달성했다. 두 후보 간 득표수 격차는 불과 24만7077표.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최소 격차였다. 

반면 고양시민들의 표심은 달랐다. 수도권 내에서도 진보개혁세력 강세지역인 고양은 이재명 후보에게 역대 대선 중 가장 많은 표를 몰아줬다. 51.1%대 45.2%. 약 6%p의 격차는 전국 결과는 물론 경기도 전체 결과(이재명 51.0%, 윤석열 45.6%)보다도 앞선 결과다.

이는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전국 결과 대비 민주당 지지도가 높았던 흐름이 정권교체 분위기가 높았던 이번 선거에서도 여전히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최종 투표율 또한 77.8%로 전국 투표율(77.1%)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결과를 보였다. 

행신4동 이재명 55.6% 가장 높아
 

동별 득표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44개 동으로 처음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무려 34개 동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당선자에 앞섰다. 이중 24개 동에서는 경기도 득표율(51.0%)을 상회하는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양당구도로 치러진 선거에서 이 정도의 압도적인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0년 전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총 33개 동 중 18개 동에서 박근혜 후보에 앞선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올해 분동된 지역에서 민주당 표심이 특히 강했다는 것이다. 먼저 이재명 후보에게 가장 많은 표를 몰아준 덕양구 행신4동을 살펴보자. 행신3동에서 분동된 이 지역은 서정마을 아파트단지 등을 끼고 있는 곳으로 이번 선거에서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행신동 내에서도 유독 여당세가 강했다. 해당 동에서 이재명 후보가 획득한 득표율은 55.6%. 윤석열 당선자(40.3%)와는 무려 15%p이상의 격차를 나타냈다. 

그 다음을 차지한 동 역시 마찬가지로 올해 분동을 통해 신설된 일산서구 탄현2동이다. 이재명 후보가 55.1%를 득표해 윤석열 당선자와 13.7%p의 격차를 나타냈다. 이 지역 또한 대표적인 민주당 우세지역 중 하나였지만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는 유독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앞서 행신4동과 마찬가지로 두 개 동 모두 인구증가로 인해 분동이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이는 기존 지지세에 더해 새로 전입한 인구들의 표심 또한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분동 지역 모두 민주당 우세

중산2동 또한 이번 분동을 통해 민주당 텃밭으로 떠오른 지역이다. 이재명 후보가 53.7%를 얻어 일산 동구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나타냈다. 흥미로운 점은 앞선 두 지역과 달리 중산동의 경우 분동된 1동과 2동의 정치성향이 매우 상이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중산2동의 경우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당선자에 10.7%p로 앞선 반면 중산1동에서는 1%p 차이로 두 후보 간 득표율이 대동소이했다.  

기존 동에서도 지난 대선과 비교해 표심이 급격하게 변화된 곳이 있다. 이재명 후보가 13.1%p 앞선 덕양구 화전동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그동안 보수성 짙은 전형적인 도심 외곽지역이었으며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득표율이 특히 낮았던 지역이다.

실제로 지난 18대 대선 결과를 보면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화전동에서 고양시 행정동 중 4번째로 높은 득표율(58.3%)을 나타냈으며 19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전국 득표율에도 못 미치는 33.5%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총선 전후로 향동지구 아파트단지가 대거 입주하면서 표심이 완전히 역전됐다. 2018년 지방선거까지만 해도 4600명 정도였던 선거인 수가 이번 선거에서 1만9000명으로 대폭 증가한 것. 이재명 후보가 54.6%를 득표한 이곳은 다가올 6월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예상된다. 

스윙보터 주엽·마두·장항2 윤석열 지지로 돌아서    
     

다음으로 윤석열 당선자가 앞선 동을 살펴보자. 총 10개 동에서 국민의 힘이 승리했는데 득표율 순으로 보면 장항1동, 식사동, 마두2동, 장항2동, 대덕동 순이었다. 다만 이곳에서도 득표율 격차는 크지 않았다. 전통적인 보수 강세지역인 장항1동(윤석열 당선인 14.1%p 승)을 제외하면 득표 차는 평균 1~5%p정도에 그쳤다. 

주목해봐야 할 부분은 일산신도시 주요 지역의 표심변화다. 마두1·2동, 장항2동, 주엽1·2동 등 일산신도시 중심지역들이 이번 대선에서는 모두 윤석열 국민의힘 당선자를 선택했다.

특히 일산신도시 초기 입주세대가 밀집해있는 장항2동~주엽동 라인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배한 것은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장항2동 47.2%대 49.6%, 주엽1동 48.1%대 49.0%, 주엽2동 47.7%대 49.0%). 득표율 격차로만 본다면 전국평균 표심을 가장 잘 반영한 지역인 셈이다.  

이러한 결과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 우선 고양시 대표적인 스윙보터 지역인 이곳 유권자들이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어 줬다고 볼 수 있다. 일산신도시 초기 입주세대들이 모여 있는 만큼 부동산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왔는데 실제로 창릉3기신도시 발표 당시에도 가장 강하게 반발여론이 일기도 했다.

또한 구축아파트가 대다수인 이 지역은 현재 대규모 리모델링 사업추진을 앞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대폭적인 부동산 규제완화를 약속한 윤석열 당선자가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2007년 대선 이후 10번의 주요 선거에서 진보보수표심을 오가며 9차례나 당선자를 맞췄던 식사동이 이번 선거에서 윤석열 당선자를 선택한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윤 당선자는 이곳에서 51.0%의 표를 얻었는데 이는 고양시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이다.

수도권 표심의 바로미터 지역인데다가 아파트 부촌인 만큼 이번에는 보수적인 표심이 크게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앞선 10번의 선거에서 당선자를 모두 선택해 '족집게 선거구'로 불렸던 일산2동은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다(50.0%대 46.8%).  
 
고양시 구별 후보자 득표율
 고양시 구별 후보자 득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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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양구 진보개혁진영 지지세 뚜렷

이처럼 일산지역의 경우 지난 선거들과 비교해 보수 지지세가 다소 강해진 반면 덕양구의 진보개혁 지지세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는 덕양구에서 52.1%를 득표해 고양시 3개 구 중 가장 많은 8.5%p의 표차를 나타냈다.

동별로 살펴봐도 덕양구 18개 행정동 중 무려 14개 지역이 고양시 평균 득표율보다 높았다. 게다가 덕양구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득표율 또한 전국 평균보다 1%p가 넘는 등 뚜렷한 진보표심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의당의 주요 텃밭인 흥도동의 경우 이재명 후보에게 53.9%의 표를 주면서 동시에 심상정 후보에게도 고양시에서 가장 많은 4.6%의 지지를 나타냈다. 행신3동 또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53.9%)과 심상정 후보의 득표율(3.1%)이 모두 타 지역에 비해 높았다.

기존 강세지역 외에 신규 택지지구의 표심도 눈에 띈다. 북한산과 맞닿아 있는 효자동의 경우 과거 보수우세지역이었지만 지축지구 신규입주로 인해 이번 선거는 이재명 후보 51.0%, 심상정 후보 3.8%를 각각 나타내는 등 표심변화가 두드러졌다.

신규 택지지구 외에 전통적인 보수지역이 민주당 지지세로 돌아선 것도 눈에 띈다. 지난 대선 당시 고양시 내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득표율이 하위권을 나타냈던 고양동, 관산동, 행주동 등 보수적인 외곽지역의 표심이 완전히 변화했다.

이재명 후보는 고양동 52.4%, 관산동 51.9%, 행주동 50.2%로 이곳에서 모두 과반수 이상을 득표했다. 심상정 후보 또한 본인 지역구인 고양동과 관산동에서 고양시 평균보다도 높은 3.5%의 표를 얻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당 지역들의 보수표심이 높았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번 선거결과는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지역정치권 한 관계자는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이제 외곽지역은 보수, 신도시지역은 민주개혁이라는 전통적 구도만으로 선거 판세를 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고양시 전반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지만 한편으로 일산신도시를 중심으로 표심이반현상이 드러난 만큼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고양시 사전투표율은 34.4%로 전국 투표율에 비해 다소 낮은 반면 경기도 평균보다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득표율 또한 전국적인 흐름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사전투표 개표 결과 이재명 후보 55.6%, 윤석열 당선자 41.1%로 큰 차이를 나타내 '사전투표=진보개혁후보 우세'라는 공식을 그대로 이어갔다. 

덧붙이는 글 | 고양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20대대선, #윤석열, #이재명, #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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