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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녹조가 발생한 영주댐. 악취가 코를 찔렀다. 에어로졸의 공포가 일었다.
 지독한 녹조가 발생한 영주댐. 악취가 코를 찔렀다. 에어로졸의 공포가 일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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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가 코를 찔렀다. 올해 낙동강에서 비슷한 냄새를 맡은 적이 있다. 달성군 구지면 이노정 앞이었다. 이노정 앞 낙동강에서 올해 녹조가 강력했는데 이런 냄새가 났다. 녹조가 죽어 부패하면서 나는 썩은 냄새였다.

영주댐에 발생한 강력한 녹조와 에어로졸 공포
 
지난 18일 기자가 냄새를 맡은 곳은 경북 영주시 영주댐의 옛 평은마을로 들어가는 초입에 해당하는 위치다. 이곳에 심각한 녹조가 발생해 강력한 냄새를 뿜어내고 있었다. 악취는 물가보다 한참 위에 있는 도로가에서도 감지될 정도였다. 물가까지 내려가서 본 현장은 심각했다.
 
죽은 물고기와 함께 떠밀려온 녹조 곤죽이 부패하면서 덩어리째 켜켜이 쌓여 말라비틀어져 가고 있었다. 냄새의 진원지였다. 물 가장자리 쪽도 마찬가지였다. 녹조가 그리는 유화 같은 그림이 앞에 펼쳐져 있었다.
 
지독한 녹조 발생 현장. 녹조 사체가 부패하면서 말라붙어 고약한 냄새마저 풍기고 있었다.
 지독한 녹조 발생 현장. 녹조 사체가 부패하면서 말라붙어 고약한 냄새마저 풍기고 있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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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데도 심각한 녹조가 발생할 줄을 생각치 못했다. 더군다나 최근 태풍도 지나간 상태였다. 강의 정체가 강한 녹조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주변 도로 옆엔 민가도 있는데 악취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드는 우려는 최근 낙동강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녹조 독 문제다. 미국 등 외국 연구에 의하면, 녹조를 발생시키는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 남조류라고도 한다)과 그 독이 에어로졸 행태로 날아다닌다고 한다.

냄새가 난다는 것은 녹조 독이 든 미세입자가 에어로졸 형태로 콧속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가 된다. 주민들이 유해 물질에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영주댐 주변에는 신 평은마을, 신 금강마을, 신 동호마을 이렇게 마을이 세 곳이 있다. 그밖의 개별 가구가 댐 주변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다.
 
영주댐 상류 전체 녹조가 가득하다. 녹조와 그 독은 에어로졸 형태로 떠다닌다고 한다. 수물민들이 이주해서 만든 신 평은마을이 왼쪽에 보인다.
 영주댐 상류 전체 녹조가 가득하다. 녹조와 그 독은 에어로졸 형태로 떠다닌다고 한다. 수물민들이 이주해서 만든 신 평은마을이 왼쪽에 보인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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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녹조 물로 농사 짓고, 댐에서 낚시 하고
 
또한 이 물로 농사짓는 농가도 있다. 그 농민들은 댐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농가들인데, 장중덕 금강마을 이장에 따르면 올해 수로가 완공돼 영주댐의 물이 공급되면서 그 물로 댐 주변 농민들이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심각한 녹조가 발생한 물로 농사를 짓는다면 녹조 독이 농작물에 그대로 전이되는데 이 문제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농민들은 이런 사실을 알기나 할까, 이런 걱정을 안고 영주댐 일대를 둘러봤다. 녹조가 핀 곳에서 낚시하는 이들도 보였다.
 
녹조가 창궐한 영주댐 상류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강태공들. 이들은 총체적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런 시실을 도대체 알기나 할까?
 녹조가 창궐한 영주댐 상류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강태공들. 이들은 총체적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런 시실을 도대체 알기나 할까?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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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녹조 문제를 크게 들어보지 않았거나 별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대체로 후자일 가능성이 큰데 이는 국가가 나서서 그 위험성을 제대로 알려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본다. 미국의 경우 물과 접촉 자체를 하지 말라는 기준은 '마이크로시스틴 20ppb'다. 현재 영주댐처럼 악취가 풍길 정도의 녹조가 발생했다면 마이크로시스틴은 20ppb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양수장도 둘러봤다. 진행 방향에서는 두 곳의 양수장이 확인된다. 두 곳 모두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다. 녹조가 창궐한 농업용수가 일대 논과 밭으로 들어갈 것이다.
 
운문양수장의 양수탑 주변에도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다. 오른쪽 둥근 하얀 건물이 양수장 취수탑이다.
 운문양수장의 양수탑 주변에도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다. 오른쪽 둥근 하얀 건물이 양수장 취수탑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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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사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국가가 나서서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녹조 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고 그것이 영주댐에서 얼마나 심각히 발생하고 있는지를 사실 매일 체크해줘야 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그런데 그 책임을 맡고 있는 환경부는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듯하다.
 
영주댐에 물을 가두면 심각한 녹조가 발생한다는 것은 2017년부터 확인된 사실이다. 당시 영주댐의 심각한 녹조 문제가 사회 문제가 되니 2018년 당시 김은경 환경부장관은 영주댐에 물을 채우지 말고 물을 흘려보낼 것을 지시했다. 심각한 녹조에 대한 긴급하고 적절한 대응을 한 셈이다.
 
그러나 그다음 들어선 조명래 환경부장관 때 발전설비 점검을 목적으로 영주댐에 물을 채우고 설비 점검이 끝나면 채운 물을 바로 빼기로 한 약속이 있었다. 하지만, 방류는 아직까지 지켜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또다시 심각한 녹조 사태가 발생했다. 
 
녹조가 만든 유화 그림. 이런 무늬가 나타나면 녹조가 썩어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악취 또한 나게 마련이다.
 녹조가 만든 유화 그림. 이런 무늬가 나타나면 녹조가 썩어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악취 또한 나게 마련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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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인근 주민들이 녹조 독의 위험에 노출됐다. 특히 필자가 보기에 영주댐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굉장히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환경부는 약속대로 영주댐에 물을 모두 빼야 한다. 그것이 녹조 독의 위험과 공포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또한 영주댐에 물을 채워두고 2년간 이용함으로써 댐법(댐건설·관리 및 주변지역지원에 관한 법률 제16조의2의 제1항에 의하면 준공 전에는 댐을 사용할 수 없다)을 위배하고 있는 환경부 스스로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일이다. 

하늘에서 본 영주댐 심각, 수문 빨리 열어야 
 
영주댐 본댐에 녹조가 가득하다. 가운데 섬처럼 들어선 곳에 신 금강마을과 동호마을 그리고 문화재 단지가 들어서고 있다. 이곳 주민들의 안전 문제가 심각히 대두되고 있다.
 영주댐 본댐에 녹조가 가득하다. 가운데 섬처럼 들어선 곳에 신 금강마을과 동호마을 그리고 문화재 단지가 들어서고 있다. 이곳 주민들의 안전 문제가 심각히 대두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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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보면 이 상황을 좀 더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운문양수장 앞에서 드론을 띄웠다. 하늘로 올라간 드론은 영주댐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영주댐 본댐에서 보조댐인 유사조절지까지 모두 강물이 짙은 녹색이었다.

즉 13km 구간에 녹조가 창궐한 것이다. 댐 주변 곳곳에 새로 들어선 마을들도 보인다. 평은마을과 금강마을, 동호마을 그 옆에 모두 짙은 녹조가 발생했다. 주민들의 안전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제 국가가 나서야 한다. 영주댐 인근 주민들과 그리고 영주댐 물로 농사지은 농민들에게 이 사태에 대해 과감없이 정확하고 정직하게 알려야 한다. 그래서 주민들 스스로 이 사태에 방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달린 녹조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줘야 한다. 환경단체와 하천 전문가들에 따르면 해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빨리 영주댐의 수문을 열어 물을 빼고 내성천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더이상 녹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그 덕분에 모래강 내성천도 예전 모습을 서서히 되찾게 될 것이다. 환경부의 시급한 결단이 필요하다.
 
영주댐 본댐의 심각한 녹조. 댐 자체가 거대한 녹조 배양장이 됐고, 녹조와 녹조 독은 에어로졸화 해서 댐 주변을 날아 다닌다고 한다. 인근 주민들의 안전이 심각히 위협받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영주댐 본댐의 심각한 녹조. 댐 자체가 거대한 녹조 배양장이 됐고, 녹조와 녹조 독은 에어로졸화 해서 댐 주변을 날아 다닌다고 한다. 인근 주민들의 안전이 심각히 위협받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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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지난 십수년 동안 내성천을 다니며 이 아름다운 강을 모니터링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주댐이 들어서고 난 뒤 내성천의 상황은 심각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댐에 심각한 녹조가 발생해 영주댐 무용지물론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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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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