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답변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정운천 : "그렇게 확실하게 (수습)하고, 책임지고 나오면 저같이 이렇게 국회의원도 되지 않느냐."
이상민 : "네네."
정 : "그렇게 꼭 좀 하시라."
이 : "네, 잘 알겠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재선, 비례대표)이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이태원 압사 참사의 수습을 당부하며, 자신의 사례에 빗대 추후 국회의원 당선 가능성을 언급해 논란이다.

정운천 의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농림수산식품부(현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었다. 한미 FTA 광우병 논란 당시 주무 장관으로 거센 사퇴 압박을 받은 끝에, 2007년 8월 6일 물러났다. 이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정운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저같이 국회의원도 되지 않느냐"

정운천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자리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놓으며 "광우병 공포 사태" "어느 방송사의 조작" "100일 동안 난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특히 "오히려 그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서 사태 수습을 제가 해야 한다는 소명 의식을 가졌다"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굉장히 중요한 게 진상규명하고, 책임 소재 분명히 하고, 사태 수습을 해서 사후 대책을 잘 강구하는 것"이라며 본인이 당시 노력했듯 이상민 장관도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여론의 사퇴 압박에 개의치 말고 자리를 지키라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국회의원도 되지 않느냐'는 발언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그의 질의가 끝나자마자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다. 강 의원은 "이태원 참사 수습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수습을 잘하면 저처럼 국회의원도 될 수 있다'는 농담이 오갔다"라며 "우리 국민 158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다. 입신양명의 기회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어떻게 그런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느냐? 대단히 부적절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결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의원은 "강선우 의원의 지적이 적절하다고 느껴진다. 제가 듣기에도 적절치 않았던 것 같다"라며 "국민적 재난 앞에서 겸허하고, 재난을 막지 못한 책임을 함께 느끼면서, 이런 재난이,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결의를 하고, 자기가 맡은 바 책임 다하는 게 지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우천 위원의 말씀 중 국민들이 듣기 매우 거북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지적한다"라고 덧붙였다.

정운천 의원은 "과거에 여러 가지 사태나 사건을 잘 되새겨봐서, '앞으로 사후대책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는 역할이 행안부 소관이니 그 사후대책을 잘 (마련)해달라는 것이 제 진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추가적인 사과나 별도의 유감 표명은 없었다. 이상민 장관 역시 마찬가지였다.

'폼나게 사표?' 이상민 "기자가 인터뷰 사실 안 알려줘... 정제되지 않은 표현 송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예결위 회의실을 나가고 있다.
▲ 통화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예결위 회의실을 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한편, 이날 이상민 장관은 최근 촉발된 '폼 나게 사표' 논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지난 12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장관은 기자에게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라며 "하지만 그건 국민에 대한 도리도, 고위공직자의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 내용이 기사화되며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이 장관은 해당 표현의 사용 경위에 대한 질문을 정운천 의원으로부터 받자, 미리 준비해온 듯 종이를 보며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기자가 사전에 인터뷰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서 기사화될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라며 "근황을 묻는 개인적인 안부 문자라고 생각을 하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참사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표현을 하던 중에 나오던 말"이라며 "사적인 문자라고 하더라도 더 신중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 엄중한 상황에서 재난대응시스템을 뿌리부터 재정비하는 데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저의 진심"이라며 "다각도로 범정부적인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다음 질의자로 마이크를 잡은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장관이 언론인과 말도 아니고 문자로 글로써 전달하는 내용이 기사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상식"이라며 "그런데 그러한 것들이 가볍게 (생각)됐다는 것 자체가 전혀 설득력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 장관이 착각을 해도 대단한 착각을 하고 계시다. 지금 장관직 사퇴하는 게 굉장히 폼 나는 일인가?"라며 "국민들이 장관 사퇴 요구하는 게 폼 나게 하려고, 장관 체면 유지하게 해주려고 사퇴하라고 하는 걸로 그렇게 생각하느냐?"라고도 따져 물었다.

그러나 이상민 장관은 "단어 하나만 보지 마시고 문장을 전체적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재차 분명히 밝혔다.  

태그:#정운천, #이상민, #국민의힘, #행정안전부, #이태원참사
댓글4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