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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일(화) 제주4.3희생자유족회,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 천안시민단체협의회 등 관계자들이 천안시청 앞에서 제주4.3학살의 책임자인 조병옥의 호국인물 철회와 조병옥 홍보 표지석 철거를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천안시의 조병옥 호국인물 선정 항의 기자회견 6월 27일(화) 제주4.3희생자유족회,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 천안시민단체협의회 등 관계자들이 천안시청 앞에서 제주4.3학살의 책임자인 조병옥의 호국인물 철회와 조병옥 홍보 표지석 철거를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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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천안시청 앞에서는 제주4.3 유가족들과 천안 시민단체들이 모여 대전 산내면 골령골의 학살 책임자 중 한 사람인 조병옥의 홍보를 중지하라고 외쳤다.

천안시가 지난 5월 제주4.3 집단학살의 책임자 중 한 명인 조병옥을 '천안을 빛낸 호국 인물'로 선정하여 태조산 보훈공원에 표지판을 세운 것에 항의하며 표지판 철거를 요구한 것이다.

6월 27일은 대전 골령골에서 제주4.3 관계자를 비롯해, 여수순천10.19 관계자, 보도연맹 관계자 등을 재판 절차도 없이 집단 학살하기 시작한 날로 유가족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최기섭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장은 "호국인물 5인 중 조병옥은 헌법정신을 무시하고 자국민을 무자비하게 집단학살한 사람으로 호국인물로 선정될 수 없는 사람인데 천안시가 역사를 왜곡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17년 서울 강북구청에서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16인의 흉상 건립을 추진하다가 조병옥은 제외하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조병옥 홍보 표지판 철거를 주장했다. 
  
이용길 동학농민혁명기념도서관 건립추진위 상임위원장은 "일제강점기시 3.1만세투쟁의 상징적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천안이 단지 지역 출신임을 내세워 조병옥을 유관순 열사와 동급으로 '천안의 대표 호국보훈 인물' 5인으로 선정한 것 자체가 제주4.3의 비극을 부정하고 평화와 인권, 상생의 정신을 왜곡하는 몰역사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호국보훈인물 선정 철회와 조병옥 홍보 표지판 철거 진행해야"

제주4.3유가족을 대표해 제주에서 참석한 이상언 제주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은 "제주4.3희생자 유족과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바로잡고자 하는 시민들의 분노와 반발을 외면하는 천안시의 반역사적인 행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하며 "조병옥은 해방 후 미군정청 경무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제주4.3에 대해 강경진압을 지시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4.3학살의 주범이자 책임자로 지목된 사람을 '민족운동의 지도자'라 추켜세우는 행태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백경진 제주4.3범국민위원회 이사장은 9개 단체 명의의 공동성명을 통해 "조병옥을 천안을 빛낸 인물로 홍보하며 천안의 호국보훈인물로 선정하는 천안시는 제주도민과 천안시민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호국보훈인물 선정 철회와 조병옥 홍보 표지판 철거를 즉시 추진하라"며 천안시의 결단을 촉구했다.

지난 6월 11일에도 제주에서 4.3관련 시민단체들이 반발하며 천안시에 "제주4.3 학살 책임자 조병옥의 호국 선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천안에서는 조병옥 관련 논란이 과거부터 이어지고 있다. 2009년엔 횃불을 든 유관순 열사 동상을 비롯해 10명의 인물을 표현한 '그날의 함성'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조병옥을 같이 설치했다가, 시민단체들의 지속적인 항의를 받고 2021년 10월 8일 조병옥 조형물을 철거한 바 있다(관련 기사 : 학살의 주범을 역사의 감옥에 가두다).

해방 후 미군정과 한국전쟁 전후의 민간인 집단학살에 대해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은 진실을 바로 세우고자 활동하고 있다. 천안시의회도 지난 2020년 10월에 김길자 의원의 발의로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 촉구 건의문'를 채택하며 제주4.3의 진실을 밝히는 데 힘을 모은 바 있다.

태그:#조병옥, #제주4.3, #호국, #집단학살, #천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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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보장된 정의의 실현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실천하는 시민들의 다양한 노력이 지속될 때 가능하리라 믿는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토대이며,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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