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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같이 책을 한번 써보실래요?" 올 3월경 글 쓰는 플랫폼인 '브런치'에서 그저 글로만 소통했던 분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적잖이 당황했다. 자세한 사안은 직접 통화로 전달하겠다는 말에 연락처를 남겼다.

차분하고 단아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강성화 작가님이었다. 책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나눴다. 작가님은 평범한 우리네 같은 사람이 글을 쓰고 삶이 변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했다. 이미 참여할 다른 분은 정해졌고, 내가 마지막이라고 했다. 그간 내가 써온 글을 읽고 적임자란 생각이 들었다는데. 언젠가 써보고 싶은 주제를 이렇게 만나게 되니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에 기획서를 제출했고, 얼마 뒤 출간이 결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접했다. 함께 참여하는 작가는 아나운서, 약사, 교사, 공무원, 프리랜서 강사 등 30대부터 60대까지 성별도 직업도 가지각색이었다. 책 안의 소개 문구를 살펴보면 글을 쓴 이유를 알 수 있다.
 
아홉 작가의 삶은 글을 쓰기 전과 후로 나뉜다. 나를 찾고 싶은 전업주부, 갱년기를 겪고 있는 중년, 번아웃 증후군에 빠진 직장인,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프리랜서에 지나지 않았던 이들은 인생을 고치고 싶을 때마다 글을 고쳐 썼다. 아홉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글을 쓰기 전 자신이 처했었던 현실을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그리고 글쓰기를 통해 잃어버린 몸과 마음의 건강,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한 이야기, 본업에 글쓰기를 접목하여 경력 개발을 하고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얻게 된 경험담을 들려주며, 마지막에 입을 모아 말한다. "당신이 쓴 글이 당신을 일으켜 세워줄 것이다." (198쪽)

글이 내 삶에 들어오니
 
표지가 정말 예쁜 <지금 당신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
 표지가 정말 예쁜 <지금 당신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
ⓒ 신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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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는 세 가지 주제에 관해서 글을 쓰길 바랐다. 첫째, 내 삶에 글이 다가온 순간, 둘째, 내 일에 글이 더해진 순간, 셋째, 내 글이 삶을 바꾸는 순간이었다. 원고를 작성하면서 처음 글을 만났을 때부터 출간 작가가 된 지금까지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났다. 글은 정말 내 삶에 들어와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어찌 보면 가장 힘들 때 글을 만나 치유 받았고, 더 나아가 가정, 회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제는 글이 있기에 어떤 어려움이 찾아와도 이겨낼 힘이 생겼다.

각 장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장에서 아홉 작가들은 자신이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를 들려준다. 일생일대의 위기나 극적인 성공 같은 일은 없었다. 매일 비슷비슷한 하루를 살다가 문득, 먹고사는 일에 지쳐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어서, 나 한 사람조차 건사하기 힘겨웠을 때 구원의 손길을 뻗듯 펜을 잡았다. 그때부터 이들의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누구에게나 '글쓰기'를 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글쓰기는 특별한 재능이나 재료를 가지지 않아도 내 손으로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글을 통해 바라본 나의 삶에는 공허, 무기력, 외로움만 있지 않았다. 기쁨, 환희, 즐거움도 분명히 있었다. 자각하는 순간, 모든 것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33쪽)

글을 쓰며 갱년기와 번아웃 증후군을 벗어난 어느 작가의 회고에서 알 수 있듯, 글쓰기는 내 인생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감정의 우물에서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는 곧 삶이 변화하는 첫 단추이다.

2장에서는 글쓰기가 아홉 작가의 '일'과 어떻게 선순환을 이루고 있는지 그 과정에 대해 자세히 들려준다. 본업과 무관하게 취미로 글쓰기를 시작하여 일과 일상의 균형을 이룬 경우, 본업의 전문성을 살린 글을 써서 퍼스널 브랜딩에 성공한 경우 모두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육아와 살림이라는 무임금 중노동을 하는 전업주부가 글을 썼을 때 그 삶이 얼마나 다채로워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담았다.

글쓰기 앞에서 평범한 직장인들은 고민한다. '전문 지식을 가진 것도, 한 분야에서 이름을 날린 것도 아닌 내 글을 누가 읽어줄까?' 전업주부들은 걱정한다. '엄마와 아내로만 살아온 내가 무슨 글을 쓸 수 있을까?' 이 물음들 앞에 주눅 들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아홉 작가가 일과 글쓰기를 병행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내 글이 삶을 바꾸는 순간


물론 글을 쓴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인생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아홉 작가들은 글쓰기가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준 '터닝 포인트'라고 말한다. 글쓰기를 통해 전문성과 인지도를 쌓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이 책에서 강조하는 '글쓰기의 위대한 힘'은 따로 있다. 바로 '내면의 힘'이다.

낙서하듯 끼적인 한 줄이 쌓여 한 편의 글이 되고, 매일 써 내려간 글이 모여 책이 되고, 그 책 한 권으로 내가 만나는 사람, 보내는 시간이 달라지는 경험을 한 사람은 더 이상 하루하루를 낭비하지 않는다.

글은 그것을 쓴 사람을 닮기 때문에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은 좋은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과 같다. 그래서 글쓰기는 일종의 선언이다. "난 오늘부터 '쓰는 사람'이 되어 나를 돌보기로 결정했다!"(168쪽)

마지막 부록에서는 글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 글이 안 써질 때 도움 되는 방법, 내가 쓴 글 내가 고치는 법 등등 글쓰기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구체적인 팁도 담겨있다. 글에 관심이 있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는 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지금 당신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는 평범한 사람들이 경험한 글쓰기의 위대한 힘을 이야기한다. 멀리서 보면 모두가 비슷비슷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여도 한 사람, 한 사람 들여다보면 천차만별의 이야기를 써 나가고 있다. 그러므로 글로 옮기지 못할 삶은 없다. 내 손끝에서부터 시작되는 인생의 변화. 이제 당신의 차례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와 브런치에도 발행됩니다.


태그:#출간, #지금당신이글을써야하는이유, #봄름, #글쓰기에세이, #삶의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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