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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난 강물이 빠지고 나가본 달성보엔 입간판이 쓰려지고 철제 난간에 온통 쓰레기들이 걸려 있다.
 불어난 강물이 빠지고 나가본 달성보엔 입간판이 쓰려지고 철제 난간에 온통 쓰레기들이 걸려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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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북부에 쏟아진 폭우는 낙동강에도 물 폭탄을 터트렸다. 그로 인해 낙동강 중하류에도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17일 확인한 낙동강은 곳곳이 여전히 침수되고 붕괴되고 유실돼 있었다.

하루 만에 물이 조금 빠져 대구 달성 화원유원지 탐방로의 몸체가 드러났지만 바닥은 여전히 물에 잠긴 채였다. 물이 완전히 빠지면 온통 펄로 뒤덮인 탐방로 바닥이 드러날 것이고 난간 등이 유실된 상황도 파악이 될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이 피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달성군의 고민의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화원유원지 탐방로가 물에 잠겼다 드러났다. 바닥은 여전히 물에 잠겨 있다.
 화원유원지 탐방로가 물에 잠겼다 드러났다. 바닥은 여전히 물에 잠겨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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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달성보

이런 장면은 아래 달성보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었다. 달성보 강변주차장까지 물이 찼다가 빠진 현장엘 가보니 주차장 바닥은 펄로 뒤덮여 있었고, 철제 팬스로 둘러쳐진 난간엔 나뭇가지와 풀들이 가득했다. 입간판은 그대로 쓰려져 있었다.

달성보 구조물도 일부가 유실돼 위태로워 보였다. 자연형 수로 오른쪽 사면의 둑이 유실돼 콘크리트판이 드러난 채 위태롭게 서 있었다. 조금만 더 강한 힘이 작용했다면 그 둑은 모두 유실되고 자연형 수로도 형체가 사라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철제 팬스는 떨어져 나갔고, 수로의 사면이 붕괴돼 콘크리트판이 드러난 위태로운 모습이다.
 철제 팬스는 떨어져 나갔고, 수로의 사면이 붕괴돼 콘크리트판이 드러난 위태로운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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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판이 그대로 드러난 위태로운 모습이다.
 콘크리트판이 그대로 드러난 위태로운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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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보 아래에 달성군에서 조성해둔 파크골프장에도 강물이 들어찼다 빠지니 구조물에 걸린 쓰레기와 펄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관계자들은 쓰레기와 펄 청소에 여념이 없었다. 

하류로 더 내려가 보니 이번엔 구조물이 완전히 유실된 현장도 보였다. 국가산단취수장의 취수구는 뜬다리 부두 형태의 구조물로 되어 있는데 그 구조물이 완전 유실돼 사라져 버렸다. 그 구조물의 일부는 우곡교 하류 습지에서 목격됐다.
 
국가산단취수장의 저 취수용 구조물이 완전히 유실돼 버렀다.
 국가산단취수장의 저 취수용 구조물이 완전히 유실돼 버렀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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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수용 구조물이 깨긋이 사라져버렸다
 취수용 구조물이 깨긋이 사라져버렸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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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사고 현장이다. 이런 모습은 아래 합천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합천보 아래 고정보 마루 옆 철제 팬스가 강한 물살을 그대로 맞아 일부는 뜯겨나가고 남아있는 것도 휘어져 겨우 붙어있었다. 위태로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화원유원지에서부터 합천보까지 40여㎞ 구간을 둘러봤지만 곳곳이 침수되고 유실되고 붕괴된 현장의 연속이었다. 강물의 위력을 실감했다. 물이 빠지고 전 구간을 다 돌아보고 나면 피해 현장은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수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직강화 탓에 강의 유속이 더 빨라져... 강 복원이 필요한 이유 

그런데 이렇게 피해가 속출하는 이유는 뭘까? 유속의 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천수리학에 브람스법칙이라고 있다. 강물의 유속이 2배 빨라지면 강물이 실어나르는 힘이 2의 6승 배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즉 강물의 유속이 2배 빨라지면 강물이 실어나르는 그 힘은 64배로 커진다는 것이다.

실로 어마어마한 힘이 작용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4대강은 모두 직강화되었다. 있던 습지도 다 정리해버렸다. 곧고 반듯한 강의 형태는 유속을 더 빠르게 해준다. 위 브람스법칙에 의해 덩달아 강물의 힘도 더 세지게 된다.
   
강물이 엄청난 속도로 흘러간다. 직강화 탓에 유속이 더 빨라졌다.
 강물이 엄청난 속도로 흘러간다. 직강화 탓에 유속이 더 빨라졌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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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폭탄 낙동강 … 낙동강도 위험하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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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로 불어난 강물은 보의 수문도 일제히 열게 했고, 강물은 더 거칠 것이 없게 됐다. 강물의 힘이 4대강사업 이전보다 더 커진 이유다. 이런 드센 힘이 작용하니 하천 폭이 좁은 지역에서는 제방 붕괴와 같은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유속을 완화시키는 장치를 둬야 한다. 직강화된 구간에 습지를 많이 만들어 강물이 숨어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범람원 등 강물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어 주어야 강물의 힘이 줄어들게 된다. 지금처럼 직강화된 강을 유지하게 되면 물이 불어날수록 피해는 더 속출할 수밖에 없다. 

강의 자연성의 되찾아 주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4대강은 지금 기형적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강이 아닌 인공의 수로다. 인공의 수로를 진짜 강으로 복원시켜 주는 것이 시급하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지난 15년 동안 낙동강의 변화상을 지켜보고 기록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태그:#낙동강, #장맛비, #4대강사업, #직강화, #유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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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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