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상한 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남해안으로 상륙한다. 기상청은 한반도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사상 첫 태풍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이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가 있어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8시 기준 카눈은 '강'의 규모로 통영 남쪽 약 40㎞ 부근 해상을 지났다. 오전 9시쯤 통영 북북서쪽 약 10㎞ 부근으로 진입이 확실시된다. 이후 카눈은 계속 북진해 낮 12시 대구 서남쪽 50㎞, 오후 3시 청주 남남동쪽 약 60㎞ 지점에 다다르겠다. 서울과 수도권을 통과하는 예상 시점은 이날 오후 9시다.
카눈의 중심기압은 970hPa, 최대풍속은 35㎧로 여전히 강한 강도를 유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풍속이 25㎧ 안팎이면 건물의 지붕이나 간판이 날아가거나 차를 제대로 운전하기 힘든 정도다. 가덕도와 매물도, 거제 등에는 최대 34.9㎧의 강풍이 불고 있다.
폭우도 쏟아지는 상황이다. 태풍이 들이닥친 제주와 부울경에는 이미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9일부터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은 한라산 남벽(서귀포) 281㎜, 북창원 278.5㎜, 양산상북 271㎜, 거제 253.4㎜, 토함산(경주) 212.5㎜에 달한다.
이날 오후가 되면 중 강도로 카눈의 세력이 약해지겠지만, 다소 느린 속도로 이동하고 있어 지속적 피해가 우려된다. 이미 전국이 태풍 반경에 속해있어 강한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강원영동 지방엔 최대 600㎜ 이상의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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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9시 20분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한 가운데, 직접적 영향권인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명륜역에 운행중단 공지가 붙어 있다. |
| ⓒ 김보성 | 관련사진보기 |
태풍이 출근길을 강타하면서 대응 단계를 3단계로 끌어올린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는 공공기관 등의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한 상황이다. 태풍경보가 내려진 부산의 경우는 10일 첫차부터 특보 해제까지 도시철도 운행이 중단됐다. 부산교통공사는 1호선 노포~교대, 2호선 양산~율리, 3호선 대저~구포, 4호선 안평~반여농산물시장 구간을 멈췄다.
붕괴나 침수에 대비해 부산시는 271세대 451명, 경남도는 2171세대 2950명을 사전에 대피 조처했다. 교육청 등은 재난대응상황실을 가동하고, 학생들의 안전 확보에도 나섰다. 부울경 시도 교육청은 각 학교 수업을 원격적으로 전환했다.
동이 트고, 태풍이 본격화하자 피해 신고도 잇따른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오전 8시 30분까지 118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외벽이 떨어져 나가거나, 나무가 쓰러졌다는 내용이 다수다. 아직 인명피해 보고는 없다.
기상청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카눈은 1951년 이후 72년 만에 한반도의 남북을 종단하는 사상 첫 태풍이다. 내륙에 머무는 시간이 긴 것도 특징이다. 하루 전 수시브리핑에서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북한 쪽으로 넘어가는 시기는 밤이나 내일 새벽 쯤"이라며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