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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돌 한글날을 맞아 한나래문화재단 이사장 심산스님을 만나 그의 한글 사랑 이야기를 들었다.
▲ 심산 스님 (한나래문화재단 이사장) 제577돌 한글날을 맞아 한나래문화재단 이사장 심산스님을 만나 그의 한글 사랑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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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올해 한국과 라오스는 한국어를 중심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작게는 한국어 도전골든벨 개최에서부터 라오스국립대학교 한국어과 화장실 건립, 수파누봉국립대학 한국어과의 정식 학과 승격 등 다양한 일들이 추진됐다. 그중 수파누봉대학 어문대학 한국어계열에 있던 한국어과의 정식학과 승격은 주라오스한국대사관이 최근 라오스 교육협력사업 중 가장 큰 일로 꼽기도 했다.

이러한 일의 중심에는 한나래문화재단 이사장 심산 스님(대한불교조계종 홍법사 주지)이 있었다. 심산 스님은 지난 20여 년간 다문화 가정, 국내 거주 외국인을 비롯해 몽골 등에 우리 문화와 한글을 알리는 일을 꾸준히 해왔었다. 그러던 중 라오스를 알게 됐고 이곳 한국어과를 중심으로 한글 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제577돌 한글날을 맞아 한나래문화재단 이사장 심산 스님을 부산 한나래문화재단에서 9월 30일 만나 그의 한국어 사랑에 대해 들었다.

한국어 도전골든벨, 한국어에 더 관심을 갖게하기 위해 시작
 
2월 24일 라오스국립대학에서 열린 한국어 도전골든벨 행사 장면 [제공:한나래문화재단]
▲ 제1회 한국어 도전골든벨 2월 24일 라오스국립대학에서 열린 한국어 도전골든벨 행사 장면 [제공:한나래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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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전 한국어 골든벨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평상시에 라오스의 관심이 있었는데 라오스의 한국어과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라오스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해 감사함과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한국어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도전골든벨이라는 한국어 퀴즈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 대회는 어디에서 열리나요?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라오스국립대학 한국어과와 루앙프라방 수파누봉대학의 한국어과(정식 학과는 아니고 어문대학 한국어계열) 두 곳입니다."

- 대회에서 입상한 학생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연수를 진행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우리가 도전골든벨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을 한국에 초청하고 일주일 정도 연수할 기회를 제공하는데 저희에게는 재정적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학생들이 한국에 와서 받는 문화적 감동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건 그 학생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학생이 돌아가서 한국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것을 생각할 때 천배 만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승자와 지도교수가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했다. [제공:한나래문화재단]
▲ 한국어 도전골든벨   우승자와 지도교수가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했다. [제공:한나래문화재단]
ⓒ 한나래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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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인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주라오스한국대사관이 많이 협조해 줬습니다. 또 학생들은 아직 재학생이고 그중에서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니까 이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 한국과 라오스의 외교나 혹은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볼 때 여러 가지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해서 대사관이 협조를 해주었습니다."

라오스국립대학엔 화장실, 수파누봉국립대학에는 한국어과 건물 짓기로
 
한국어과 정식학과 승격 및 한국어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식이 7월 5일 수파누봉대학에서 열렸다. (정영수 주라오스한국대사(왼쪽), 한나래문화재단 이사장 심산 스님(가운데), 위락 아노락 수파노봉국립대학 총장(오른쪽))
▲ 루앙프라방 수파누봉대학과 한나래문화재단의 업무협약식 한국어과 정식학과 승격 및 한국어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식이 7월 5일 수파누봉대학에서 열렸다. (정영수 주라오스한국대사(왼쪽), 한나래문화재단 이사장 심산 스님(가운데), 위락 아노락 수파노봉국립대학 총장(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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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앙프라방 수파누봉대학에 한국어과 건물을 지어주기로 했다고 하던데?

"행사 전 답사 때 방문한 라오스국립대학은 한국어과 건물에는 화장실이 없어서 학생들이 아주 불편하다고 해서 화장실을 지어줬습니다. 그러고 나서 루앙프라방 수파누봉대학을 가보니 이곳은 한국어과가 정식학과가 아니었습니다. 어문계열의 특수언어 개념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저는 한국어과를 정식학과로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어과로 승격하려면 첫 번째 조건이 한국어과 강의동 건물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1년에 한 번 도전골든벨을 통해 일주일 정도 한국 연수를 하는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자극은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공부하려면 한국어과를 정식 학과로 승격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건물을 짓기로 하고 라오스 교육부와 학교에 통보했더니 처음에는 강의동을 지어주면 학과로 승격하겠다고 했는데 그동안 일련의 과정에서 신뢰가 쌓여서 학교 측에서 먼저 승격할테니 내년까지 지어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올해 6월 30일부로 수파누봉대학 한국어과는 정식학과로 승격이 됐습니다."

- 한글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나요?

"한나래문화재단의 설립 취지는 한국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입니다. 한글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그것을 계승·발전시키는 일은 법인 설립 취지와 맞는 일입니다. 또 하나는 종교가 종교로서 다가가서 종교를 강요하거나 믿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삶을 어떻게 하면 더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동남아에 있는 한국어과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계로 나가고 있는 케이팝, 한글은 반드시 따라간다

- 개인적으로도 한글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한글 자체가 가지고 있는 언어 문자적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한글은 활용도에 있어서는 단연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이 더 확고하게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확산이 되려면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더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케이팝으로 한국 문화가 지금 전 세계로 나가고 있는데 그 뒤에 한글은 반드시 따라가고 따라갈 수밖에 없는 요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글을 배우겠다는 학생들에게 우리가 따라가 도움을 주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라오스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어 도전골든벨을 할 계획이 있나요?

"라오스 한국어 도전골든벨을 보고 태국 송클라대학에서도 요청이 왔습니다. 송클라대학은 방콕에서도 남쪽으로 국내선으로 한 시간 반을 간 후에 다시 자동차로 한 시간 반을 달려가야 나오는 말레이시아와의 국경지역인 빠따니시에 있습니다. 답사를 가서 보니 송클라대학 한국어과 역사가 37년 됐다고 합니다. 현대건설에서 그곳에 도로를 건설한 기념으로 한국어과가 생겼습니다.

태국의 한국어과가 15개 정도 있는데 그곳 교수 대부분이 이 학교 출신이라고 합니다. 빠다니시는 태국에서도 워낙 남쪽으로 치우쳐진 그런 곳이라 한국 교민도 거의 없습니다. 한국인이 없는 곳에서도 한국어를 열심히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보면서 저는 한국어에 대한 희망을 봤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도전골든벨을 라오스에 이어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더 나아가 미얀마까지도 한국어과 학생들을 위한 이 프로그램을 확대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한나래문화재단 이사장
▲ 심산 스님 한나래문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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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시작은 도전골든벨로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이 사무직(전문직)으로도 가려면 언어가 더 완벽해야 하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한국에 있는 대학의 교환학생과 같은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동남아인을 볼 때 선입견이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같은 한 인간으로 그리고 소통의 도구인 언어가 충분하다면 그들의 실력을 인정해 줘야 합니다.

사무직(전문직)으로 받아주겠다는 지역의 기업인도 나서고 있습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계획일 뿐인데 그 계획이 앞으로 현실이 된다면 그건 더없이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단순한 계획을 가지고 마치 프로그램이 완성된 것처럼 지금 말할 수는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계획은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ACN아시아콘텐츠뉴스에도 실립니다.


태그:#한글날, #라오스, #동남아, #한국어, #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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