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0.30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0.30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국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라며 고금리, 한국인과 동일한 외국인 최저임금, 부정청탁금지법의 음식값·선물 한도, 중대재해처벌법의 50인 이하 사업장 적용 등에 반대하는 여론을 전하면서 "신속한 해결"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30일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대통령실의 민생 현장 청취 진행 상황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대통령실에서는 비서실장, 수석, 비서관, 행정관들이 소상공인 일터와 복지행정 현장 등 36곳의 다양한 민생 현장을 찾아 국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들을 생생하게 듣고 왔다"며 과제들을 나열했다.

윤 대통령은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며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식당에서는 끝없이 올라가는 인건비에 자영업자들이 생사의 기로에 있음을 절규하며,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지불해야 한다는 ILO(국제노동기구) 조항에서 탈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상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음식값, 선물 한도 규제 등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으니 개선해 달라'고도 호소했다"며 "5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두려워하는 목소리, 홍대 부근 상가 등 인파 밀집 지역에서 CCTV 등 치안 인프라의 부족을 걱정하시는 목소리, 인구가 몰리는 신도시에서 급증하는 방과 후 어린이들의 돌봄 수요에 대한 시급한 정부의 보완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하나하나가 현장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신랄한 지적들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당장 눈앞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국민의 외침, 현장의 절규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것보다 더 우선적인 일은 없다"며 "저도 지금보다 더 민생 현장을 파고들 것이고 대통령실에서 직접 청취한 현장의 절규를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중소기업·자영업자 '민생' '절규' 내세워 노동자 옥죄나

이날 윤 대통령은 '민생 현장의 목소리'라면서 6가지 과제를 제시하고 신속한 해결을 주문했다. 하지만 '민생 현장'을 내세워 성급하게 처리했다가 상황을 되레 악화시킬 우려가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한국인보다 적게 주기 위해 국제노동기구 협약 제111호 '고용 및 직업상의 차별에 관한 협약'에서 탈퇴하는 방안을 언급했는데, 간단하지 않은 문제다.

이 111호 차별 협약은 국제노동기구 회원국이라면 준수해야 할 8개 기본 협약 중 하나로, 한국은 1998년 이를 비준했다. 단순히 내·외국인 구분뿐 아니라 인종, 피부색, 성별, 종교, 정치적 견해, 출신국, 사회적 성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다. 기본 협약 탈퇴는 내·외국인 임금 차등뿐 아니라 연령별·성별 차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유럽연합(EU) 등의 무역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면 또다른 문제를 낳을 거라는 지적은 이미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9년 최저임금 제도개선 태스크포스를 꾸려 최저 임금 차등 적용은 어렵다는 결론을 냈는데, 외국인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일자리를 구하는 국내 노동자의 채용을 꺼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내넌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도 적용되는데, 이는 중소기업에 준비할 시간을 준다는 명목으로 3년의 유예기간을 이미 적용했기 때문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유예 기간을 2년 더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해 놨는데, 양대 노총은 전체 산업재해의 80%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법안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태그:#윤석열, #최저임금차등, #중대재해처벌법, #ILO, #김영란법
댓글1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