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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은 10월 30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은 10월 30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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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1일부터 담수를 시작했던 공주보가 오늘까지 개방되지 않고 있다. 담수 명분으로 제시했던 대백제전은 지난 9일 끝났고, 공주시의 담수 제안 종료 기간인 10월 20일은 이미 10일이 지났다. 하지만 환경부는 아직 개방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고 있다."

10월 30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환경단체들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의 서두이다.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백제전 시설 설치 명분으로 공주보를 담수한 환경부는 당장 공주보 수문을 개방하고, 꼼수와 태업으로 점철된 윤석열 정권의 한화진 장관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임도훈 시민행동 간사(대전충남녹색연합 팀장)는 "40여일간 닫고 있는 공주보 수문을 지금 열어도 공주의 명승지 고마나루는 모두 펄밭이 될텐데 환경부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수문을 닫고 있고, 금강 수계 민간협의체에서 약속했던 (2021년 백제문화제 때 공주보 담수로 인한) 사후 모니터링 작업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행동 등은 지난 9월 10일부터 대백제전을 명분으로 한 공주보 담수에 항의해 고마나루 모래톱 위에서 천막농성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14일 공주시는 80여명의 공무원 등을 동원해 이 천막을 강제철거했고, 환경단체들은 그 자리에서 비박농성을 하다가 다음날인 15일, 공주보 담수 강행으로 가슴께까지 물이 차는 곳에서 7시간 동안 수중 농성을 하며 버텼다.
▲ [환경새뜸] “공주보에서 썩은 냄새 진동한다”... 환경단체, 공주보 수문 개방 촉구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10월 30일 세종시 환경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백제전 시설 설치 명분으로 공주보를 담수한 환경부는 당장 공주보 수문을 개방하고, 꼼수와 태업으로 점철된 윤석열 정권의 한화진 장관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공주보 #고마나루 #4대강사업 관련 기사 :"고마나루는 펄밭... '대백제전' 끝났는데, 공주보 수문 언제 여나?" https://omn.kr/267z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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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가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가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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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켰던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의 첫 발언자로 나섰다. 문 대표는 "4대강 보 유지 관리와 하자보수에 매년 투입되는 예산은 연평균 304억 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라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고마나루 농성장에서 담수 없는 백제문화제에 대한 민관협의체 약속 이행을 호소했지만, 환경부와 공주시는 끝내 공주보를 개방하지 않았습니다.(중략) 윤석열 정부는 시민들의 정당한 의사 표현에 재갈을 물려 겁박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하수인인 환경부는 개발부로, 국가물관리위원회는 물관리 토목위원회를 자처하며 시민의 안전과 생명보다는 기업을 위한 돈벌이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민주주의 근간이 되는 민관 협치를 깡그리 무시하고 있습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이병우 공주농민회 사무국장은 "공주보의 물은 농업용수로 사용하지 않는데도, 해마다 가뭄이 들었을 때 가뭄 대책이라며 공주보 수문을 닫았다, 이는 새빨간 거짓말으로 밝혀졌다"면서 "지금 수문이 닫힌 공주보에서 썩은 내가 진동하고 있다, 공주보는 개방이 아니라 해체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성희 장남들보전시민모임 사무처장은 "오늘 아침 세종시 장남들에 가보니 큰고니 8마리가 앉아있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공주보 담수 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증언했다.

"너무 반가웠습니다. 장남들은 금강의 배후 습지였습니다. 세종보의 영향을 받는 곳입니다. 수문이 계속 열려있다면 맑은 물이 서로 교환되겠지만, 물이 썩는다면 장남들도 함께 썩을겁니다. 과거 세종보 수문을 닫았을 때를 생각하면 공주보 담수 이후의 상황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세종보가 닫혔을 때에는 한누리대교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금강 주변의 첫마을 아파트 주민들이 심안 악취를 호소했습니다. 또 세종보 상류에 설치한 선착장에서 요트를 탔던 선수들이 피부병이 걸려서 결국 요트 사업도 접었습니다. 축제가 끝났는데도 아무런 명분 없이 닫고 있는 공주보의 수문을 하루빨리 열어야 합니다."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은 10월 30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은 10월 30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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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문은 김미선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김성중 대전충남녹색연합 국장이 대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2022년 백제문화제 공주보 담수로 인해 고마나루는 펄밭이 되었고, 흰수마자, 흰목물떼새 등 개방 후 돌아온 멸종위기 종들은 자취를 감췄다"면서 "지역주민을 비롯한 환경단체들이 문제를 지적했지만, 환경부는 귀를 닫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주민 등 당사자들이 참여한 금강 보 운영협의체는 구색을 맞추기 위한 거수기에 불과했다"면서 "윤석열 정권의 환경부는 물정책을 수십 년 전으로 회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지난 25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강 유역 강천보를 방문해서 4대강 찬동 세력을 불러모아 보 존치를 언급하고 정치 선전을 하고,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국감장에서 영혼 없이 자료에 적힌 거짓말을 반복적으로 읽어댔다"면서 "환경부는 당장 공주보를 개방하고 민관합의를 이행하라. 정권의 앵무새 노릇을 자처하는 한화진 장관은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시민행동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환경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불발됐다.

이에 대해 임도훈 간사는 "공주보 담수 문제에 대해 알아보려고 환경부 통합하천TF 담당자들에게 전화를 했는데 통화를 할 수 없었고, 오늘은 환경부 민원실에 직접 찾아가서 관계자에게 우리의 입장문을 전달하려고 했는데 만나주지도 않았다"면서 "과거에 보 민관협의체 논의 테이블에서 함께 앉았던 분들인데, 정권이 바뀐 뒤 하루아침에 변한 이들의 태도 변화를 접하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태그:#공주보, #환경부, #고마나루, #4대강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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