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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지역 노동·시민단체는 30일 오후, L마트 서산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마트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과 원직복귀를 촉구했다.
 서산지역 노동·시민단체는 30일 오후, L마트 서산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마트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과 원직복귀를 촉구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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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충남 서산시 누리집에 노동자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서산시 대형마트 택배기사로 L마트 직원의 갑질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글에서 "L마트 B직원이 자주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단순 실수에도 벌칙으로 3일 동안 원거리 코스를 배정했다. B씨는 수시로 코스를 조작했다. 그의 괴롭힘에 어떤 신입 기사는 입사 한 달 만에 일을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이어 "B씨의 눈밖에 나는 기사들은 견디지 못한 기사들이 있었다. 그 결과 1년 반 동안 12명이 떠났다. 다른 지점에 비해서 몇 배나 되는 숫자"라며 지적했다.

A씨는 "지난 9월 추석 명절을 앞두고 휴일을 보장해 준다는 마트 측의 말만 믿고 휴일을 반납한 채 근무했다"면서 "하지만 현재 실직 상태인 기사들은 이 때의 노동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전혀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배송 기사들은 마트(L커머스)측과 계약을 맺고 배송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이다. 업무 중 일터 괴롭힘을 호소한 기사들은 지난 9월 30일로 계약 종료하겠다는 계약해지확인서를 작성하고 B씨의 타 영업소 전보를 마트 측에 요청했다.

A씨는 기사들이 마트와 계약해지확인서를 작성한 이유와 관련해 "언뜻 보면 기사들이 계약을 해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이었다"면서 "오죽하면 이 어려운 시기에 그런 극단적인 방법으로 대응을 했겠느냐"고 호소했다.

이어 "그런데 L마트 서산점은 기사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기 보다 기사들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라면서 "결국 기사들은 지난 9월 30일 추석 연휴 계약 해지돼 현재 실직 상태"라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L마트 서산점 모바일 배송은 5명의 기사가 계약 해지됐다. 이에 A씨는 "기사들이 바라는 것은 하루빨리 일터에 복귀해서 일을 하고 싶을 뿐"이라면서 "아무쪼록 마트 측이 현명한 판단으로, 지금의 이 사태가 빨리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A씨에 따르면 현재 이같은 문제를 지난달 17일 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이와 관련해 한 노무사는 "기사들이 계약해지확인서를 직접 작성해 법률적으로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서 "대기업(본사)이 나서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서산출장소도 "기사들이 노동조합을 만들 수는 있어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되기 어렵다"며 "이 경우 노동위원회에 발생일로부터 3개월 안으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면 된다. 하지만 이는 노동자임을 전제로 할 때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가 아닐 경우는 법원에 계약해지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지입차라도 (L마트의) 지휘·감독을 받으면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라면서 "해당 기사들은 노동자로 인정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에서 노동부 감독관이 개입하면 직권남용 소지가 있어 (개입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신현웅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장은 "기사들이 직원의 갑질을 참다못해 극단적인 계약해지확인서까지 쓰면서 해결을 원했다"면서 "확인서에 대한 비진의 의사를 확인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해 L마트 서산점 해당 직원은 지난달 2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갑질 문제에) 따로 언급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 문제는) 회사도 알고 증거도 있다. 개인적으로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 본사 홍보팀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L마트 본사도 메시지를 통해 "롯데마트 서산점의 모바일 담당자가 갑질을 했다는 내용은 배송 기사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지난해 10월부터 배송 기사들의 업무 태만과 위협적인 태도로 원활한 배송 업무 수행이 힘든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따라서 L마트몰 운영 주체인 L 사업부 담당자에게 업무 개선에 대한 요청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면서 "이에 불만을 품고 (기사들이) 당사 담당자 발령을 요청했다. 요청 사항이 수용되지 않자, 자발적으로 퇴사한 건"이라고 말했다.

L마트 입장을 두고 서산지역 노동·시민단체는 지난달 30일 오후, L마트 서산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마트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과 원직복귀를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L마트 측은 기자회견 사진을 찍고 영업방해라며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한편, 실직한 기사 5명 중 3명은 다른 직장으로 이직했으며, 2명은 현재 실직 상태로 이들은 30일 고용노동부 서산출장소에 진정서(임금체불, 기타 근로 기준 분야)를 접수했다. 서산지역 노동·시민단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L마트 서산점 앞에서 1위 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신현웅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장은 “기사들이 직원의 갑질을 참다못해 극단적인 계약해지확인서까지 쓰면서 해결을 원했다”면서 L마트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과 원직복귀를 촉구했다.
 신현웅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장은 “기사들이 직원의 갑질을 참다못해 극단적인 계약해지확인서까지 쓰면서 해결을 원했다”면서 L마트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과 원직복귀를 촉구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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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서산시, #배송기사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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