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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시절 상근 부대변인으로 활동한 신인규 변호사가 지난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열어 탈당을 선언했다. 신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 1년 6개월 동안 집권 여당을 노골적으로 사유화했다"며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윤석열에 의한, 윤석열을 위한 대통령의 사유물로 변질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해 혁신위 출범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 비윤계 첫 탈당이 나온 것이다. 왜 지금 탈당 결정한 것인지 들어보고자 지난 30일 신 변호사와 전화 인터뷰 진행했다. 다음은 신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정치 모르는 인요한, 엉뚱한 처방만 내리고 있어" 
 
신인규 변호사.
 신인규 변호사.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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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몸담았던 국민의힘을 탈당하셨잖아요. 탈당 이후 달라진 게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마음도 무겁고 편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탈당한 건 결국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위해서죠. 때문에 앞으로 더 정치를 잘하는 것으로 지지자들이나 국민들께 보답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입니다."

- 국민의힘은 11일 열렸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수습의 방안으로 인요한 혁신위를 띄웠습니다. 혁신위 결과를 보고 탈당을 결정해도 될 텐데, 25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국민의힘의 상황이 계속 안 좋아져 왔기 때문에 하루 이틀 탈당을 고민해서 급하게 내린 결정은 아니고요. 상당히 오랜 시간 어떤 것이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꾸준히 고민했습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에 인요한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당에서 모셔 왔죠. 첫 일성을 들어보면 정치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인 것 같고, 엉뚱한 처방들만 계속 내놓으시고 있어요.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의 혁신은커녕 개혁도 어렵고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 10월 25일을 탈당 날짜로 선택했습니다."

- 국민의힘의 가장 문제는 뭐라고 보세요?

"권력만을 좇는 기회주의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 고위직에 있다가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 국민의힘으로 넘어온 것도 하나의 기회주의라고 볼 수 있고요. 당 안에 있는 많은 MB 쪽 정치인들도 사실 대통령 탄핵 이후에 권력만을 잡으려고 엿보고 있었어요. 기회주의와 기회주의가 만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전 이런 것들이 한국 정치의 신뢰를 깎는 나쁜 행동이라고 봅니다. 또 국민의힘의 기고만장한 태도라든지, 오로지 수사와 기소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행태들에 대해서 저항하고 문제 제기하는 겁니다."

- 국민의힘의 무조건적인 정부 옹호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저는 탈당 선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당화가 완성됐다'고 비판했고요. 사당화뿐만 아니라 기회주의를 중심으로 정치하는 소위 '윤핵관 그룹'이 전체주의적인 행태를 보여왔거든요. 의견이 다른 것을 전혀 수용하지 않으면서 민심과 동떨어진 당심으로 쪼그라들어 가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뜻에 반하는 정당이죠.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실정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국민들의 뜻을 더 받드는 쪽으로 개도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수 호소인', '가짜 보수'라는 식으로 별칭을 붙이고 프레임 짜고 있지요. 이에 대해 저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29일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대회가 있었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추모대회에 참석하지 않고 한 교회에 가서 추모 예배드렸죠. 이건 어떻게 보셨어요?

"윤석열 대통령은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면서 '책임'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셨어요. 근데 그 책임을 말로만 질 수 있는 건 아니지요. 159명의 사망자를 냈고 또 많은 수의 부상자와 유가족들의 아픔을 고려한다고 한다면 명백하게 예견되었던 참사 막지 못했던 정부의 책임을 통감해야 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이 정부의 고위직들 중 책임을 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고요.

특히 추모대회 며칠 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실무적으로 가장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김광호 서울청장에 대한 유임 인사가 났어요. 김광호 서울청장에 대해 유임을 밝히면서 결국 '정부는 책임이 없다, 정부는 떳떳하다'는 메시지를 줬다고 생각하거든요. 책임질 상황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면서 교회에 가서 책임을 운운하는 건 국민들을 기만하는 거라고 봅니다."

-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 추모대회에 대해 대통령실은 "민주당에서 대대적인 참석 공문 보내는 등 정치적 행사가 될 우려가 있어 보이는데 정치적 행사에는 대통령이 참석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요.

"대통령이 하는 모든 행위가 다 정치 행위입니다.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으신 것 같은데요. 그럼 편향적으로 되지 않게 정부가 나서서 선제적 조치도 하고, 유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했는가 자문하셔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족들은 마음 둘 곳이 없어서 야당이라도 붙들고 절절하게 애끓는 호소를 하고 있어요. '도대체 정부의 역할은 어디까지냐, 왜 정부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느냐'에 대한 비판을 받으셔야 될 것 같고요.

요즘에 들어서 조금만 기분 나쁘면 다 '가짜뉴스'라고 하고, 자기 성에 안 차면 다 정치적이라는 식으로 매도하거든요. 그런 식의 속 좁은 정치 내지 옹졸한 정치는 그만하셨으면 좋겠고요. 이 사건은 159명의 생명을 앗아간 인재거든요. 정부가 마땅히 책임을 느낀다면 당연히 그 담당자를 지금이라도 엄벌해야 하고요.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그러고 계실 게 아니라 오늘이라도 유족들 앞에 가서 사과하고 또 유족들의 그 상한 마음을 어루만져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29일 추모대회에 국민의힘 지도부 대부분이 가지 않았고, 인요한 혁신위원장 등 일부만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아마도 당정일체의 정신에 의해 당은 추모대회에 함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요한 교수가 개인 자격으로라도 간 것 자체는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이 기본적인 소양과 양식을 잃어버린 거 아닌가 싶어요. 대통령실에 늘 끌려다니는 모습도 문제지만, 이 사안에 여와 야가 어디 있습니까. 정부가 일을 잘 못해서 이분들이 안타깝게 희생당하신 건데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추모대회에 가는 것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오히려 인요한 교수를 개인 자격으로 보내 추모하는 형태를 잡은 거죠. 국민의힘이 국민들의 비판을 과연 피할 수 있을까요?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고 봅니다."

"5.18 묘역 참배? '쇼'에 감동할 이유는 전혀 없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광주광역시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광주광역시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김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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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위가 첫 일정으로 광주 5.18 묘역 참배합니다. 국민의힘은 상황이 안 좋으면 5.18 묘역에 간다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5.18은 광주 시민분들이 국가 공권력에 의해 희생당하신 거잖아요. 여기에 국민의힘이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낮은 자세로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여도 그분들이 마음을 여실까 말까인데 매번 지지율만 떨어지면 저런 식으로 쇼를 하는 거죠. 그 쇼에 대해 감동할 이유는 전혀 없죠. 보통 시민들의 눈에 볼 때 반성과 성찰을 안 하는 본질적인 문제를 고치지 않고 백날 첫날 광주에 가서 한다고 한들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국민들을 너무 무시하시는 태도가 너무 볼썽사납기도 하고요. 내용을 바꾸지 않고 포장지만 바뀌는 식으로 쇼만 연출하면 국민의힘은 소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국민의힘 영남 중진 의원들에게 수도권 험지로 가라고 한 건 어떻게 보세요?

"아무래도 영남에 기반을 둔 기득권 정당의 메시지를 한번 짚어보시려고 하는 것 같은데요. 우선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금 제도를 고치러 온 것이지 누구를 잘라내는 공관위원장을 하러 오신 게 아니고요. 정치에 대해 잘 모르시니까 이분이 엉뚱한 역할을 하시는 것 같고 무엇보다도 김기현 대표가 권한이 많이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바지 대표로부터 권한을 일부 위임받은 혁신위원장이다 보니까 그 말에 권위도 실리기도 어렵죠. 그리고 최근 행보를 지켜보니까 정치에 대해서 정자도 모르는, 정치를 잘 모르는 의사 출신의 교수가 와서 3선 의원들한테 압박한다 한들 그분들이 귓등으로도 들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신 변호사님 이후로 탈당이 이어질까요?

"글쎄요. 국민의힘이 자율성을 회복한다면 탈당하는 사람들이 안 나오겠지만 제가 볼 때 인요한 혁신위도 별 볼 일은 없기 때문에 앞으로 국민의힘이 솟아날 구멍이 없거든요. 제가 1호 탈당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저 이후에도 많은 분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거라고 봅니다. 제가 양당의 기득권 정치 체제에 붕괴를 알리는 그 서막을 올렸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밖에 있으면서 끊임없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이 어떤 비전과 가치를 가지고 국민들을 설득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집중할 계획입니다. 만약에 제가 그런 식으로 해서 국민들의 주목을 받게 되면 저 안에 있는 분들이 더 용기를 가지고 제 뒤 따라 나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신당 창당을 준비하시잖아요. 신당에 대해 말씀 해주실 수 있나요?

"제가 지향하는 신당은 결국 정치의 문법을 깨겠다는 겁니다. 정치의 입구를 열고 정치도 경쟁하자는 개방과 경쟁의 원리가 정치권에 도입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평범한 보통 시민들의 조직된 힘을 가지고 정치권의 낡은 기득권과 구태에 대해서 정면으로 돌파를 할 생각이고요. 

마지막으로 공화주의의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통해서 우리 헌법 1조 1항에 나오는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지켜내고요. 헌법 7조 1항에 공무원이 국민 전체의 봉사자라는 규정이 있는데, 저는 정치가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직업이 아니라 국민들을 섬기고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업이 돼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를 경쟁시켜서 더 좋은 정치적 서비스를 우리 국민들께 드리기 위해 이 신당은 최대한 국민의 뜻만 받들겠다는 말씀 드리고 있습니다."

- 최근 총선을 앞두고 신당들이 출현하고 있는데. 다른 곳과 같이 할 가능성은 있을까요?

"현재 정치를 오래 했던 분들이 새로운 정치를 해보겠다면서 새로운 선택이나 한국의 희망 등을 만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저는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현실 속에서 그분들이 정치를 새롭게 다시 하겠다는 것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을지 매우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고요. 지금 누구와 연대 해서 정치공학적인 이합집산이나 정치인들이 중심이 된 권력 배분 방식을 가지고 어떤 신당을 한다고 한다면 그건 아예 접근법부터가 틀렸다고 봅니다. 그런 정치적인 연대나 합종연횡과 무관하게 시민들의 힘에 힘입어서 독자적인 노선을 갈 계획이고, 오직 100% 민심만 받드는 완전히 새로운 정치를 국민들 앞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 내년 총선에서 목표가 있을까요?

"비례대표 정당 득표에 한해서는 반드시 1등할 거라고 확신하고 자신이 있습니다. 국민들이 양당에 더 이상 표를 줄 수 없는 상황에서 제가 시대정신을 잘 담아서 국민들의 마음 얻는다고 한다면 불가능할 게 없다고 보고요. 지금 투표장에 가기가 싫은 국민들에게 신당이 적합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덧붙이는 글 | '전북의 소리'에도 중복 게재합니다.


태그:#신인규, #국민의힘, #비윤,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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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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