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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명동 '아우르'의 칵테일 (사진 : 오종찬 작가)
 광주 동명동 '아우르'의 칵테일 (사진 : 오종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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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술 문화 트렌드 중심에는 로컬 술이있다. 최근 몇 년 간 코로나로 인해 근거리 위주의 여행이 늘면서 지역 특산물과 로컬 술이 자연스럽게 주목받게 됐다. 해외나 대도시 중심에서 소비를 즐기던 사람들이 로컬 브랜드에 관심을 가졌고 유명 프렌차이즈 대신 그지역에서만 맛보고 즐길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이들에게 다양한 멋과 맛이 있는 로컬 술은 그야말로 신세계다. 지역의 자연, 문화, 전통 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맛도 빛깔도 향도 각양각색. 만드는 방법이 비슷한 술도 어떤 재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술이 된다.

대한민국 팔도의 특색 있는 술을 한데 모으면 '술 대동여지도'를 만들고도 남을 정도. 이미 전국 막걸리 지도, 소주 지도, 전통주 지도, 수제 맥주 지도처럼 전국 곳곳의 술 특색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도 많다. 검색만 하면 다 나오는 시대에 내가 사는 지역이 아니어도 무엇이 유명한지 쉽게 알 수 있다.

로컬 술과 함께 주목받는 것이 지역 기반 양조장이다. 그동안 잘 몰랐던 오래된 양조장을 비롯해 다양한 지역의 맛과 멋을 알리고자 힘을 쏟는 크고 작은 양조장을 찾아냈다. 직접 방문해 로컬 술의 제작 과정을 살펴 보고 구매하는 것을 즐거이 여긴다. 일부 양조장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로컬 술 제작 체험을 하면서 로컬 술에 대한 매력에 흠뻑 빠지곤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운영하는 우리 술(전통주) 종합 블로그 '더술닷컴'에서는 올해 초 국내 양조장 스탬프 투어 이벤트를 진행했다. 전국 50여 개의 양조장을 선별해 가이드북을 제공하고 각각의 장소에서 운영하는 견학 및 체험을 하는 형태로 진행돼 인기를 끌었다. 유럽 여행에서 유명 와이너리를 투어하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이색 테마여행 기회가 많아진 셈이다.

광주와 가까운 지역인 전남 나주와 관련된 화제의 술이 있다. 지난해 국내 최초 페리 양조장 '페어리플레이'에서 출시한 나주 배를 사용한 스파클링 페리(Perry) '이제'. 한국형 페리를 선도하고자 인지도 높은 나주 배에 추황과 황금 같은 우리 배 품종을 블렌딩했다. 취하기 보다 즐겁게 마시며 술을 음미하고 싶어 하는 MZ 세대 취향을 반영해 5도 알코올의 저도수로 출시해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주류인 페리는 배의 과실이나 과즙을 발효시켜 만드는 술로, 프랑스에서 시작돼 미국과 영국 등에서 디저트, 식전주로 널리 음용 되고 있다. 인지도가 낮은 주종에 로컬 스토리를 담아 내 차별화를 뒀다. 나주다움을 드러내는 지역 스토리에 세련된 블렌딩과 디자인을 선보이며 차별화 전략에서 성공했다는 반응이다.

로컬 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면서 다양한 로컬 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눈에 띄게 늘었다. 광주에서 맛봐야 하는 광주의 술은 물론 다양한 지역의 술을 음식과 함께 즐기거나 구매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해 본다.

[동명동 아우르] 전남 특산물 기반 술·음식, 키핑도 가능... 전통주 칵테일 추천
 
광주 동명동 '아우르' 외관 (사진 : 오종찬 작가)
 광주 동명동 '아우르' 외관 (사진 : 오종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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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일 동명동에 문을 연 특별한 공간 '아우르'에서는 전남 지역 특산물로 만든 다양한 술과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바(Bar)이자 그로서리로 조성된 이곳은 로컬 콘텐츠 기업 리플레이스가 설립한 광주법인 광지주(대표 김이린)가 운영하는 곳으로 전남의 식재료를 활용한 맛을 선보이며 지역 문화를 알리고 있다.

아우르 그로서리 공간에는 탁주, 소주, 과실주, 리큐르, 와인 등 다양한 주종이 진열돼 있다. 직원에게 요청 시 간단한 시음 서비스와 전통주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는데, 바텐더 출신의 전문가라서 개개인의 선호도를 완벽하게 고려해 추천해 준다. 그로서리에서 고른 술은 구매해 가져갈 수도 있고 매장에서 칠링 및 개봉하여 바로 마실 수도 있다. 또 남은 주류는 키핑도 가능하다. 예쁘게 꾸며진 공간에서 편하게 쉬며 술을 둘러보기에도 좋다.

메인 공간인 바에는 혼자 왔을 때 혹은 편하게 술 한잔하고 싶을 때 앉기 좋은 바 테이블과 여럿이 왔을 때 같이 앉기 좋은 테이블 자리로 마련돼 있다. 바 테이블에서는 전통주 칵테일 제조 퍼포먼스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술자리의 재미를 더한다. 

현재 아우르에서는 60여 종의 전통주와 전남의 식자재를 활용해 전통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과 하이볼 등 100여 종의 술을 맛볼 수 있다. 다양한 술 종류가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술을 자유롭게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이후로도 끊임없이 로컬 술을 발굴하고 연구해 더 다양한 술을 큐레이션 할 예정이다. 나아가 광주에서 제일 다양한 술을 맛볼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클래식 칵테일을 베이스로 아우르의 음식과 페어링 잘 되게끔 제작한 전통주 칵테일도 이색적이다. 맛과 비주얼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은 아우르만의 전통주 칵테일로 지역 술을 다채롭고 쉽게 즐겨보자.
 
광주 동명동 '아우르'. 전남 지역 특산물로 만든 다양한 술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 : 오종찬 작가)
 광주 동명동 '아우르'. 전남 지역 특산물로 만든 다양한 술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 : 오종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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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진강 물결 : 한국에서 10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강 이름을 딴 동진강을 기주로 사용했으며 깊고 잔잔한 동진강의 윤슬을 표현했다. 아름다운 배색을 가진 반면 깊고 묵직한 맛을 지닌 칵테일이다.

- 추사체 : 조선 후기 서예가 김정희의 호를 따서 만든 추사 40을 기주로 사용했다. 시음 시 작열감이 느껴지는 술에 서러운 마음이 평안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시원한 사과향의 칵테일로 표현했다.

- 만월 아래 우곡 : 우곡생주를 사용해 칵테일 상층부의 거품으로 보름달에 은은하게 그림자가 지는 누룩을 표현했다. 부드러운 목 넘김과 바나나의 베이직함이 더해진 칵테일이다.


- 송화심 : 송이버섯의 또 다른 이름으로 송이주를 기주로 만들어졌다. 소나무의 향을 그대로 가지고 자란 송화버섯의 시트러스 하면서도 묵직한 향을 느낄 수 있다. 맛 시음 전 코끝으로 다가오는 묵직한 향을 먼저 느껴보길 추천한다.

[양림동 10년후 그라운드] 전라도 권역 우리 술 판매, 양림하이볼 등 인기
 
광주 양림동 '10년후그라운드' 외관 (사진 : 오종찬 작가)
 광주 양림동 '10년후그라운드' 외관 (사진 : 오종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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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내일을 위한 모임공간'을 콘셉트로 운영 중인 양림동 복합문화공간 '10년후그라운드'에 가면 전라도 권역 위주의 우리 술을 만날 수 있다. 지역과 가치 있는 삶의 상품을 선택 판매하는 콜렉션샵 '여라상점'에서 로컬 주류를 판매하는 것. 내부 직원 전원의 시음으로 매력적인 상품이란 판단이 들었을 때 비로소 큐레이션 목록에 포함된다. 주로 전라도 권역에 있는 양조장이나 해당 지역의 특산물로 만든 우리 술을 큐레이션해 판매하고 있다.

같은 공간에서 운영 중인 '카페1890'에서는 여름 시즌 메뉴로 전주 이강주로 만든 '양림하이볼'을 판매했다. 배와 생강의 맛이 조화롭고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점이 특징이며 부담 없는 도수로 즐길 수 있다. 하이볼에 대한 관심과 함께 양림하이볼이 지속적 인기를 끌며 현재는 상시 판매되고 있다.
 
광주 양림동 '10년후그라운드'에서 인기 있는 매실 막걸리(전남 광양, 백운주가) / 사진 : 오종찬 작가
 광주 양림동 '10년후그라운드'에서 인기 있는 매실 막걸리(전남 광양, 백운주가) / 사진 : 오종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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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양림동 '10년후그라운드'에서 인기 있는 대잎술(전남 담양, 추성고을) / 사진 : 오종찬 작가
 광주 양림동 '10년후그라운드'에서 인기 있는 대잎술(전남 담양, 추성고을) / 사진 : 오종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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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양림동 '10년후그라운드'에서 인기 있는 이제(전남 나주, 페어리플레이) / 사진 : 오종찬 작가
 광주 양림동 '10년후그라운드'에서 인기 있는 이제(전남 나주, 페어리플레이) / 사진 : 오종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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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실 막걸리(전남 광양, 백운주가) : 광양의 매실과 쌀로 빚은 탁주. 매실 특유의 새콤달콤함과 다른 막걸리보다 가벼운 맛으로 산뜻하다는 단어가 떠오르는 막걸리.

- 대잎술(전남 담양, 추성고을) : 댓잎과 쌀, 각종 한약재를 넣어 빚은 약주. 대나무 통에서 2차 숙성을 거쳐 죽순과 비슷한 향이 은은하게 풍겨온다.

- 이제(전남 나주, 페어리플레이) : 나주의 배로 만든 가볍고 산뜻한 과실주. 황금, 추황 등 우리 배 품종을 블렌딩해서 발효시켜 만든 달달한 스파클링 페리(perry).


[무등산 막걸리&비아 막걸리] 광주 오면 꼭 맛봐야 하는 막걸리 양대산맥
 
왼쪽은 무등산 쌀막걸리&우리쌀 서석대. 오른쪽은 비아 생막걸리 (사진 : 오종찬 작가)
 왼쪽은 무등산 쌀막걸리&우리쌀 서석대. 오른쪽은 비아 생막걸리 (사진 : 오종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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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쌀막걸리와 우리쌀 서석대를 만드는 '광주무등산탁주'는 1960년대에 난립하던 18개 양조장을 통합해 3개의 제조 장으로 운영하다가 1983년 현재의 장소로 이전해 광주 무등산 탁주로 이름을 알렸다.

광주의 명산 무등산을 내건 로고에 걸맞은 고품질 막걸리 생산을 위해 최첨단 자동화 시설과 우수한 연구진을 구성했다. 또 전국 최초로 냉동기와 연계한 냉각기를 설치해 위생적인 발효실과 사계절 내내 변함없는 막걸리를 생산·공급하고 있다.

알코올 도수 6도의 탁주인 생막걸리 '무등산 쌀 막걸리'와 생 동동주 '우리 쌀 서석대'는 효모균이 그대로 살아있어 자연 발효에 의한 탄산과 어우러져 전통 탁주의 감칠맛과 청량감이 뛰어나며 영양이 풍부하다. 장기저온 발효로 생막걸리 특유의 부드러운 맛과 보존성이 탁월하고 숙취가 덜하다. 전반적으로 새콤하면서 청량한 느낌으로 무등산 막걸리만의 마니아층이 많다.

비아탁주제조장에서 1984년부터 생산돼 온 비아 막걸리는 광주 대표 막걸리 중 하나다. 우리의 전통주인 쌀 막걸리를 전통방식 그대로 4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생산하고 있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알코올 도수 6도의 탁주 비아 생 쌀 막걸리는 효모가 살아 숨 쉬는 순 우리 쌀로 만든 생막걸리라는 점이 특징이다. 최고 품질과 위생을 위해 전 과정 자동화시스템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유통기한이 10일 정도로 짧다.

비아 막걸리는 다른 막걸리보다 순한 맛을 내는데 냉장 보관 상태로 생산된 지 2~3일 지났을 때 자체 탄산 발생으로 가장 맛있는 맛을 낸다. 막걸리 애호가들 사이에선 단맛이 살짝 돌며 섬세한 맛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광주 광산구의 향토음식이자 비지정문화재다.

*광주무등산탁주 : 광주광역시 북구 하서로 280
*비아탁주제조장 : 광주광역시 광산구 비아로 5-20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매거진G> 9~10월호에 실렸습니다.


태그:#광주, #전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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