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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태안유족회(회장 정석희)는 11일 태안군청 대강당에서 ‘제73주기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제15회 태안군 합동 추모제’를 개최했다.
▲ 한국전쟁 73주기 태안군합동추모제 (사)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태안유족회(회장 정석희)는 11일 태안군청 대강당에서 ‘제73주기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제15회 태안군 합동 추모제’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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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태안유족회(회장 정석희)는 11일 태안군청 대강당에서 ‘제73주기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제15회 태안군 합동 추모제’를 개최했다.
▲ 묵념하는 정석희 태안유족회장과 박경찬 태안부군수, 신경철 의장 (사)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태안유족회(회장 정석희)는 11일 태안군청 대강당에서 ‘제73주기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제15회 태안군 합동 추모제’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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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태안유족회(회장 정석희)는 11일 충남 태안군청 대강당에서 '제73주기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제15회 태안군 합동 추모제'를 개최했다.

민선7기부터 계속 자리를 함께해 온 경찰 출신 가세로 태안군수가 개인 사유를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 박경찬 태안부군수가 대신 추모제에 참석했다. 태안군의회 신경철 의장과 전재옥 부의장, 김기두 의원, 김영인 의원, 그리고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박선의 의원까지 자리를 함께하며 유족들의 마음을 달랬다.

내년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주자인 조한기 서산태안지역위원장도 참석해 유족들을 위로했으며, 이재인 태안신문 대표와 고종만 태안문화원장, 김만규 태안농협조합장 등 기관장들과 인근의 서산‧보령‧공주유족회는 물론 합천‧김포‧강화‧오창‧함평유족회와 멀리 해남‧순천‧장흥유족회도 자리에 함께했다. 

또한, 우운 문양목 선생 기념사업회의 노진용 회장과 임해환 사무국장, 이수연 선임이사까지 참석하며 추모제에 힘을 실었으며, 국민의힘 소속 윤희신 도의원은 이례적으로 종헌관으로 제례에 참여하며 정파를 초월한 합동 추모제를 진행했다. 
 
이날 태안유족회는 영화 태안에서 인터뷰어로 출연한 김영오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고 고마움을 전했다.
▲ 영화 태안의 구자환 감독과 김영오 씨 이날 태안유족회는 영화 태안에서 인터뷰어로 출연한 김영오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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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합동 추모제에서는 특히 영화 '태안'을 제작한 구자환 감독이 자리를 함께했다. 또, 영화 '태안'에서 강희권 유족회 상임이사와 함께 출연했던 세월호 유민아빠 김영오씨에게 유족회가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오씨는 "태안을 기억하고 태안의 아픔을 함께 하라는 채찍으로 알겠다"고 감사패에 의미를 부여한 뒤 "태안의 아픔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은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수많은 억울한 희생이 있었던 역사적 비극임에도 정부와 관련 책임자들의 철저한 반감과 묵인 속에 아직도 태안의 아픔이 세상 밖에 훤히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가족분들 한 분 한 분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들을 때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 씨는 이날 "국가의 무책임한 대처와 진실을 훼손하기 위한 악성 루머들이 피해자들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만드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소회를 전했다.
▲ 인사말하는 김영오 씨 김 씨는 이날 "국가의 무책임한 대처와 진실을 훼손하기 위한 악성 루머들이 피해자들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만드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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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정부는 왜 민간인 학살의 역사를 모른 척할까? 아무런 잘못도 없이 억울한 죽음을 당해야 했던 아이들과 유가족들의 한을 국가가 아니면 대체 누가 풀어줄까"라고 비판했다. 이어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를 의식한 듯 "국가의 과실로 억울한 피해를 입은 국민의 목소리를 정부는 매번 종북이네 빨갱이네 하며 이념 전쟁으로 왜곡하고 책임을 회피하기만 한다. 저는 세월호로 딸을 잃고 평생 가슴에 한을 품고 사는 사람이다. 국가의 무책임한 대처와 진실을 훼손하기 위한 악성 루머들이 피해자들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만드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김씨는 "이유도 없이 억울하게 죽어간 민간인 학살이 있은 지 7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보수 인사들은 이렇게 말한다. '시대적 아픔'이라고"라며 "시대적 아픔이 아니라 정치적, 이념적 혹은 개인의 사적 복수를 위해 범행된 명백한 범죄 행위다. 가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존재하는 분명한 범죄 사건을 시대적 아픔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걸 더 이상 용납해선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끝으로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면서 "더 늦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마음 속 한을 풀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그때까지 태안을 잊지 않겠다. 태안의 아픔과 함께하겠다"고 말해 추모제에 참석한 유족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정석희 태안유족회장 "이승만을 신격화해서는 안 된다"
 
정 회장은 “이승만을 재조명하겠다”면서 4가지 과오를 지적했다.
▲ 정석희 태안유족회장 정 회장은 “이승만을 재조명하겠다”면서 4가지 과오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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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가보훈부가 이승만에 대한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등 사실상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으로 신격화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추모사에 나선 정석희 태안유족회장은 "이승만을 재조명하겠다"면서 그의 과오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로 반민특위를 끄집어냈다. 정 회장은 "1948년 9월 7일 압도적인 찬성으로 제헌 국회를 통과한 반민특위를, 소위 국회 프락치 사건을 두 번이나 일으켜서 친일 청산을 무산시켰다"면서 "그때 그 친일 세력들의 후예들이 다시 오늘날 친일의 선봉에 서는 뉴라이트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정 회장은 이어 국가보안법을 꺼내 들었다. 정 회장은 국가보안법에 대해 "유엔의 국제인권위원회에서조차도 여러 번 폐기를 권고한 인권 탄압의 악법 중 악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만의 영구집권을 위한 법안 통과를 세 번째 이유로 든 정 회장은 "이승만도 독재자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장기 집권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나 보다"라며 "1952년 발췌 개헌안과 사사오입 파동으로 영구집권을 위한 법을 통과시킨다. 이같은 법을 이용한 지배는 결국 4.19 혁명으로 무너지고 만다. 이것은 역사의 팩트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11일 태안군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73주기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제15회 태안군 합동 추모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 헌화 11일 태안군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73주기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제15회 태안군 합동 추모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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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합동위령제의 이유가 된 민간인학살을 꺼내들었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 대통령 이승만은 100만 동포를 학살할 이유를 만들어서 끝장을 봤다"면서 "이러한 동족의 학살은 인권보다도 이념을 앞세웠던 이승만의 이념 정치가 빚어낸 참극, 참사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우리 국민만 모르고 살고 있다. 왜 그럴까. 역사 왜곡을 넘어 역사 지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정 회장은 발언을 마치면서 "유족 여러분 점점 연로해 가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며 "그래도 마음 굳게 잡수시고 건강하셔서 좋은 세상 한번 꼭 보시길 바란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박 부군수는 “유가족들이 일궈내신 화해와 상생의 정신, 그리고 세월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을 정의를 두 손을 단단히 맞잡고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 추모사 하는 박경찬 태안부군수 박 부군수는 “유가족들이 일궈내신 화해와 상생의 정신, 그리고 세월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을 정의를 두 손을 단단히 맞잡고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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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세로 군수를 대신해 추모사에 나선 박경찬 태안부군수는 "이제라도 진상을 밝히고 억울함을 풀도록 하는 것이 남은 이들의 책무일 것"이라고 과제를 던진 뒤 "이제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바라는 끈질긴 외침을 통해 마침내 역사의 심연에서 진실은 그 본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이는 유가족들의 용기 있는 고백, 그리고 처절한 분투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군수는 "유가족들이 일궈내신 화해와 상생의 정신, 그리고 세월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을 정의를 두 손을 단단히 맞잡고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진은설 가수는 산내골령골 유족으로 이날 '골령골 산허리'와 '어머님의 눈물'을 열창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 추모곡 부르는 진은설 가수 진은설 가수는 산내골령골 유족으로 이날 '골령골 산허리'와 '어머님의 눈물'을 열창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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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세계에서 가장 긴 무덤'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외할머니의 오빠가 희생된 유족이기도 한 진은설 가수의 추모곡 순서도 이어졌다. 또, 유족회의 추모제에는 KBS방송국의 '남북의 창' 제작팀이 추모제 현장을 취재하기도 했다. 태안민간인학살을 다룬 '남북의 창'은 오는 11월 18일 오전 7시 50분 KBS-1TV를 통해 전국에 방영될 예정이다.

제15회 태안합동추모제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경찰 등 국가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태안지역 민간인 희생자 1049명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매년 태안군청 대강당에서 개최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태안유족회, #민간인희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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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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