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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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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동안 이어진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부동산 거래가 줄고 있어서다.

매물 적체도 늘고 청약 시장 열기가 떨어지는 것도 '조정 국면 초입'이라는 진단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전셋값 상승세와 내년도 입주 물량의 급격한 감소 등으로 조정 국면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아파트값 상승폭 줄고 매물 적체 심화…분양시장도 냉각기류

아파트 가격 동향이나 매물 등 각종 통계상으로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감지된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첫째 주(지난 6일 기준) 주간 아파트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3% 상승했다.

지난 7월 셋째 주 이후 17주째 상승을 계속하고 있으나, 상승 폭 자체는 지난달 셋째 주 이후 3주 연속 줄었다.

서울의 경우 0.05% 상승했지만, 전주(0.07%)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특히 강남구가 29주 만에 보합으로 전환했으며, 강북(-0.01%), 노원(-0.01%)은 하락했다.

경기도(0.05%)도 전주(0.08%)보다 상승 폭이 줄었고, 인천(-0.02%)이 상승세를 멈추고 27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시장에선 아파트 매물 누적도 확인된다.

12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서울의 누적 매물 건수는 7만9천342건이다.

연초(1월 1일 5만513건)에 비하면 2만8천여건 이상 많고, 한달 전(10월 10일 7만2천159건)과 비교해도 7천건 이상 늘었다.

수도권의 매물 총수도 25만5천447건으로 연초(1월 1일 18만2천215건)보다 7만3천232건 증가했다.

매물 적체는 통상 시장 수요가 줄면서 거래량이 줄 때 발생한다.

거래 감소는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천367건으로 전달(3천860건)보다 줄었으며, 10월 거래는 1천845건에 그쳤다.

분양시장에서도 냉각 기류가 감지된다.

하반기 최대 관심단지로 손꼽히던 서울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16.8대 1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달 분양한 서울시 도봉구의 '도봉 금호어울림 리버파크'도 1순위 경쟁률이 8.1대 1 수준에 그쳐 '청약 불패'로 여겨지던 서울 안에서도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다.

◇ 조정장 초입?…'전셋값 상승에 하락 제한적' 전망도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각종 지표를 볼 때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는 것은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거래량 감소를 지목하면서 "조정장 초입"이라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최고 연 7%까지 오른 담보대출 금리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중단, 급매물 소진,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시장 불안 등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거래 소강 속 매도자와 매수자 간 힘겨루기가 펼쳐지다가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약세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부동산 데이터 전문가도 "현장 조사를 통해 추석 연휴의 부동산 거래 감소세가 11월에도 이어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서울 편입 여부로 논란이 된 김포 쪽도 반응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조정 진입 국면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분양시장의 동향을 놓고는 단기간 분양가가 급상승한 영향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급격히 오르면서 분양가가 뛰었으나, 아직 수요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청약 경쟁률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이달 중 서울 송파구에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이 분양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지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올해 강남권 첫 분양 단지인 이 아파트의 청약 결과에 따라 청약 시장의 대기 수요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평당 3천500만원 정도로 최근 동대문구에 분양한 것보다 살짝 저렴해 '로또 분양'이라고 불린다"며 "당연히 흥행하겠지만 경쟁률 정도에 따라 누적된 대기 수요가 얼마만큼인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의 전셋값 상승세와 내년도 입주 물량 등을 볼 때 매매가 하락 가능성이 적다는 견해도 있다.

윤 연구원은 "집값이 하락하려면 임대인들이 대거 매물을 내놓아야 하는데 전세가가 4개월 연속으로 올라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며 "매매를 하락 전환할 만한 요인이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또 내년에 서울의 입주 물량이 적은 편이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은 1만921가구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래 역대 최저치다.

박원갑 위원도 "내년에 조정이 있다고 해도 급격한 조정이 아닌 완만한 조정"이라고 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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