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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슬립칩과 휴대폰을 이용한 진단 검사 방법, (아래) 다공성 백금 나노 촉매 소재를 활용한 고감도 검출 신호 증강 기술
▲ 슬립칩을 활용한 CRP 검사 방법 및 고감도 검출 분석 원리 (위) 슬립칩과 휴대폰을 이용한 진단 검사 방법, (아래) 다공성 백금 나노 촉매 소재를 활용한 고감도 검출 신호 증강 기술
ⓒ KBS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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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 염증 및 감염으로 인한 급성반응물질(C-reactive protein, CRP)을 사람의 혈액 외 타액으로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휴대용 칩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신속 진단 슬립칩은 현장에서 바로 검사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간편하면서도, 진단의 정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이제는 집에서 편하게 건강 체크를 할 수 있게 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양성광, 아래 KBSI)은 14일 "소재분석연구부 한도경 박사가 한양대학교(총장 이기정, 아래 한양대) 생명나노공학과 성기훈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사람의 혈액 외에 타액과 같은 비침습적 방법으로도 CRP를 효과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고감도 신속 진단용 종이 슬립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KBSI의 설명에 따르면, CRP는 감염·패혈증·자가면역질환 등 염증성 질환 또는 심근경색·악성종양·외상·수술 등 조직 손상이 발생하면, 수 시간 내 간에서 혈류로 분비되는 대표적인 급성기 반응성 단백질이다. 

만약에 CRP 검사 수치가 정상 범위(혈청 1-3 μg/mL, 타액 0.5-10 ng/mL)를 넘어 고위험에 해당되면, 그 만큼 중증 세균·바이러스 감염·뇌경색·심장질환·암 등의 발병 가능성이 큰 것이므로, 신속한 진단을 통해 질병 여부를 확인한 후 추가적인 정밀 검사를 해야 한다. 그런데 기존 혈액 검체를 통한 CRP 검사법은 검사 과정에서 채혈 스트레스나 채혈 자체가 부담스러운 영유아, 노약자를 대상으로 한 진단 검사에는 사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자 한도경 박사와 성기훈 교수 연구팀은 기존의 진단 키트와 작동방식은 유사하지만, 고감도 비침습 분석이 가능한 신속 진단 슬립칩을 개발했다. 
 
종이로 구성된 본 키트는 일반적인 진단 키트와 같이 검출부의 실선 발색을 통해 급성염증 반응물질의 검출을 확인할 수 있다.
▲ KBSI 연구팀이 개발한 SlipChip과 고감도 검출용 효소모사 다공성 백금소재 종이로 구성된 본 키트는 일반적인 진단 키트와 같이 검출부의 실선 발색을 통해 급성염증 반응물질의 검출을 확인할 수 있다.
ⓒ KBS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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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연구팀은 "이 슬립칩은 저비용의 종이 소재로, 종이 상에 친수성과 소수성 패턴을 디자인해 대상자의 검체 시료와 검출 신호를 증폭해 주는 시약이 순차적으로 주입될 수 있도록 만든 종이 분석칩"이라며 "고감도 분석 민감도 확보를 위해 자연계 효소를 모사한 '다공성 백금 나노 소재(porous Pt nanozyme; pPtNZ)'를 개발, 이의 촉매 특성을 활용한 효소 기질 반응을 통해 검출 신호를 증강시키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공동연구팀은 혈액에 비해 대단히 적은 양으로 존재하는 타액 속 CRP를 35분 이내 수십 pg/mL(피코그램) 수준까지 성공적으로 검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공동연구팀은 "이 슬립칩은 일반 의료기관에서 혈청 광학장비를 이용해 실시하는 표준검사법인 ELISA(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검사 수치와 비교해, ±5% 이내의 오차 범위를 갖고 있어 신뢰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장점으로 "검사 방식도 간단하다. 칩 위 검출부의 발색 변화를 통해 직관적으로 CRP 분석 결과 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다"면서 "검출부 색이 변색되는 것을 스마트폰으로 촬영 후 무료 소프트웨어를 통해 정확한 검사 수치를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공동연구에서 KBSI 한도경 박사 연구팀은 슬립칩의 설계, 제작 및 특성 분석을 담당했고, 한양대 성기훈 교수 연구팀은 고감도 백금 나노입자 제작 및 기존 CRP 표준분석법과의 비교를 통한 검체 분석·평가 작업에 참여했다.
 
사진 왼쪽부터 KBSI 한도경 선임연구원(공동교신저자), 한양대 성기훈 교수(공동교신저자)
 사진 왼쪽부터 KBSI 한도경 선임연구원(공동교신저자), 한양대 성기훈 교수(공동교신저자)
ⓒ KBS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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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경 KBSI 박사는 "이번 연구는 혈액은 물론 타액에 존재하는 미량의 급성염증 반응물질을 분석할 수 있는 고감도 진단 플랫폼 기술"이라며 "최대한 빨리 신체의 건강 상태나 중증도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한 박사는 "급성 염증·감염 신속 진단 기술이 조기 상용화될 수 있도록 관련 기업들과의 협력을 적극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KBSI 소재분석 운영, 생물재난 분석기술개발 과제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분석화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인 <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IF=12.6, JCR 상위 2.8%)지에 10월 10일 지면 게재됐다.

태그:#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고감도신속진단, #종이슬립칩, #한양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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