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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흉상 철거 시도로 시작된 윤석열 정권의 '홍범도 때리기'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국회에 출석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볼셰비키 홍범도의 흉상을 육사에 설치하는 것은 육사 정체성과 맞지 않다"며 전임 이종섭 장관의 행보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홍범도장군배 활쏘기 대회'를 구상하다

저는 지난 8~9월 홍범도 흉상 철거 반대를 위한 전국 역사학도 서명운동·대통령실 앞 1인 시위 등을 전개한 바 있습니다(관련 기사 : 젊은 역사학도 164명 모였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그러나 생각보다 저조한 참여율이 아쉬웠습니다. 이에 다른 방식으로 청년들의 관심을 촉구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범도 장군을 기릴 수 있는 활쏘기 대회를 열면 어떨까?"

사실 취미로 전통활쏘기(국궁)를 즐기고 있는 저는 평소에도 활에 홍범도 장군의 사진을 부착하고, 홍범도 티셔츠를 입고 활을 쏘는 등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일상에서 홍범도 장군을 기려왔습니다.

자연스레 홍범도 장군의 이름을 딴 활쏘기 대회 하나 없는 현실에 늘 아쉬움을 느끼던 차였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홍범도 장군은 '백발백중'의 명사수였습니다. 이에 따라 홍범도 장군의 뛰어난 무용(武勇)을 기리고, 또 홍범도 이슈를 알리기 위한 차원에서 '홍범도장군배' 활쏘기 대회를 한 번 열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던 것입니다.
 
'홍범도 티셔츠'를 입고 활을 내는 기자의 모습 (서울 공항정)
 '홍범도 티셔츠'를 입고 활을 내는 기자의 모습 (서울 공항정)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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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꿈만 꾸던 것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저의 이러한 취지에 찬동한 노원사계 스포츠클럽 측에서 기꺼이 제 아이디어를 수용하면서 '제1회 홍범도장군배 전국 대학생 활쏘기 대회'를 추진하기로 한 것입니다.

하지만 곧바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겨울이 오면 야외에서 행사를 진행하기 곤란하므로 11월 안에 대회를 열기로 했는데, 대회 준비를 위한 시간이 너무 촉박했던 것입니다.

노원사계 측과 논의 끝에 올해는 실내 대회로 규모를 축소하되 마침 대회 예선 기간에 '순국선열의 날(11월 17일)'이 끼어있는 사실에 착안해 '제1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 실내 활쏘기 대회'로 이름을 바꿔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규모가 축소되더라도 '홍범도장군배'라는 타이틀은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지만 "홍범도장군배는 내년에 정식으로 대회를 치를 때 붙이기로 하자"라는 내부 의견에 따라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1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 실내활쏘기대회 포스터
 제1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 실내활쏘기대회 포스터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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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로 열리는 '순국선열의 날 기념 활쏘기대회'

사실 순국선열의 날 기념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활쏘기 대회를 여는 것도 국궁대회 역사상 최초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본 대회에서는 최대한 독립운동가들을 기념하기 위한 장치들을 곳곳에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우선 대일항쟁기 독립전쟁에 참여했던 7개 단체(대한북로독군부·한국광복군·광복군총영·의열단·조선혁명군·조선의용대·대한군정서)의 이름으로 대학부 단체전 작대를 편성했습니다.

또한 '홍범도상', '안중근상', '이회영상' 등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딴 상을 제정하여 참가자들에게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육사에서 철거 대상이 된 독립영웅 다섯 분(홍범도·김좌진·이회영·지청천·이범석)의 이름을 모두 반영하여, 국방부와 육사의 독립영웅 흉상 철거 시도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고자 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딴 시상 내역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딴 시상 내역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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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에서 홍범도 장군의 이름은 빠졌지만 이번 대회의 주인공은 역시 홍범도 장군입니다. 대회 참가자들에게 '홍범도 흉상 철거 반대 서명'을 받아 (사)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현장에서는 홍범도 장군의 삶과 업적을 정리한 피켓을 전시하여,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홍범도 장군의 삶을 공부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고자 합니다.

이런 취지에 공감한 독립운동 기념단체들에서도 기꺼이 후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서주었습니다. (사)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는 참가자들에게 나눠 줄 기념품으로 소설 <나는 홍범도> 60권 후원을 약속했습니다.

특히 마땅한 후원처를 찾지 못해 곤란해하는 주최 측의 사정을 알고 (사)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에서도 상금 일부를 찬조해 주었습니다. 이에 특별상으로 '최운산상'을 제정하여 시상하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최운산 장군은 봉오동 전투의 주역 최진동 장군의 동생으로 사재를 털어 독립군의 급양 등에 기여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러한 최진동 형제의 기부정신이 이번 대회에서도 그대로 구현된 듯하여 더욱 감회가 새롭습니다.
 
경기 방식
 경기 방식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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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궁도협회 등 공식 기관 차원에서 준비한 대회가 아닌 순수 민간 단체들이 모여 준비한 대회이기에 상금이나 상품이 풍족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독립투사들의 이름을 딴 상을 받는 것만으로도 참가자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모쪼록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본 활쏘기 대회에 전국 대학교의 국궁동아리 학생들을 비롯한 동호인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제1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 실내 활쏘기 대회>

■ 주최: 노원사계 스포츠클럽·독립로드
■ 주관: 노원사계 스포츠클럽
■ 후원: (사)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사)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
■ 일시: 2023년 11월 15일(수)~26일(일)
■ 장소: 활쏘아 실내국궁장 (서울시 노원구 공릉로 59가길 9)
■ 참가 자격: 동호인 대학부 및 동호인 일반부 (대한궁도협회 유단자 및 23년 현재 전문선수 등록중인 자는 신청불가)
■ 참가비: 대학생 5000원, 일반인 1만 원
■ 일정
- 접수: 2023년 11월 13일(월) ~ 11월 22일(수)
- 예선: 2023년 11월 15일(수) ~ 11월 23일(목) [개인전]
- 결선: 2023년 11월 26일(일) [개인전 결승 및 단체전]

■ 참가신청: 
https://forms.gle/585ySugq4UiAihtU8
■ 문의: https://open.kakao.com/o/sGIR3etf

태그:#홍범도, #순국선열의날, #독립로드, #독립운동가, #국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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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사학과 박사과정 (한국사 전공) / 독립로드 대표 / 서울강서구궁도협회 공항정 홍보이사 / <어느 대학생의 일본 내 독립운동사적지 탐방기>, <다시 걷는 임정로드>, <무강 문일민 평전>, <활 배웁니다> 등 연재 / 기사 제보는 heig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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