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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집권 자민당 주요 파벌의 정치자금 보고 누락 의혹을 보도하는 NHK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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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추락으로 위기를 맞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로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최근 아베파, 기시다파, 아소파 등 자민당의 주요 5개 파벌은 정치자금 보고서 부실 기재가 드러나며 야당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도쿄지방검찰청은 자민당 파벌들이 2018∼2021년 정치자금 모금 행사 관련 보고서에 실제 모금액보다 약 4천만 엔(약 3억5천만 원)을 적게 기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에 질타받은 기시다... 뒤늦게 "중대한 위기감"

일본 공영 NHK 방송에 따르면 23일 기시다 총리는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민주당 정권 시절 총리를 지낸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의원은 "빙산의 일각 아닌가"라며 "계속적, 구조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리의 위기감이 부족하다"라고 몰아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파벌은) 정부와도, 자민당과도 다른 정치단체의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국민의 신뢰 관점에서 중대한 위기감을 갖고 각 파벌이 적절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답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정치자금 부실 기재 의혹에 대해 5개 파벌이 각각 대응해야 할 문제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논란이 확산하자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에게 각 파벌이 관련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도록 지시했다.

일본 정치자금 관련 법은 정치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주최하는 행사(파티)에서 한 번에 20만 엔(약 175만 원)이 넘는 '파티권'을 구입한 개인과 단체는 이름과 금액 등을 자세한 내용을 보고서에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민당 5개 파벌은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일부 사례를 누락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사무적인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누락 건수와 금액을 모두 공개한 파벌은 아소파 밖에 없다.

'지지율 최악' 기시다... 일 언론 "정권의 새로운 불씨"

최근 자민당 출신 차관급 인사 3명이 불륜과 선거법 위반, 세금 체납 등으로 연달아 낙마한 데다가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낮은 20%대 지지율로 '퇴진설'까지 나오는 기시다 총리로서는 정치자금 문제까지 불거지며 타격을 입게 됐다. (관련 기사 : 일 차관급 3주새 3명째 '불명예' 퇴진... 기시다 지지율 '최악')

현지 매체 <아사히신문>은 "정치자금 보고서 문제가 기시다 정권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라며 "총리와 파벌 사무총장을 지낸 각료들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마이니치신문>도 "각 파벌은 '기재 누락', '오류' 등 사무적 실수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의혹이 넘쳐나는 상황"이라며 "자민당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는 문제가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모테기 간사장은 "각 파벌의 책임자에게 연락해서 구체적인 정정 내용을 설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절히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라면서 "최대한 빨리 진행하도록 촉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