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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진 환경부장관의 차량을 막고 항의하는 환경단체 회원들.
 한화진 환경부장관의 차량을 막고 항의하는 환경단체 회원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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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탄 차가 금강의 세종보 재가동 공사 현장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환경단체 인사들이 이를 가로막았다.
 
"환경부는 왜 전화를 안 받나요? 제발 소통을 해주세요!"
"세종보는 홍수, 가뭄 효과가 없습니다."
"장관님, 그렇게 당당하면 차에서 내리셔서 대화 좀 해주세요."

 
29일 오전 11시경, 세종시 세종보 좌안 둔치에서 벌어진 실랑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세종보 수문 정비 상황과 소수력발전 계획을 점검하기 위해 이날 세종보를 방문했다. 이 소식을 접한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 활동가들과 정의당 당원들은 세종보 재가동 계획 철회를 주장하며 기습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날 환경부는 한 장관의 시찰에 앞서 보도자료를 냈다. 환경부는 "금강 세종보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수문이 완전히 물길에 눕혀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눕혀진 수문 틈새와 윗부분에 흙이나 모래가 쌓임에 따라 현재 수문을 다시 일으켜 물길을 막는 기능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29일 오전 11시경,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세종보 재가동 공사 상황을 알아보려고 현장을 시찰했다.
 29일 오전 11시경,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세종보 재가동 공사 상황을 알아보려고 현장을 시찰했다.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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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이어 "수문을 막아 상·하류의 수위 차이를 두어 이를 이용하는 소수력발전도 중단됐다"면서 "세종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설 주위에 쌓인 흙과 모래를 제거하고, 눕혀진 수문을 일으켜 세운 후 유압실린더 등 세종보 운영에 필요한 장비를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내년 상반기 중에 이 사업을 완료할 방침"이라며 "세종보가 정상화 되면 연간 약 7700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약 9,300MWh)이 소수력발전으로 생산된다, 금강 유역의 공주보와 백제보도 소수력발전 시설을 정비하는 등 금강 일대의 3개 보를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신은 규제하는 사람이지 해제하는 사람 아니다"
 
하지만 이날 환경부 장관의 차량을 가로막고 피켓 시위를 벌인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환경부 장관, 정신 차리셔야 한다. 당신은 규제기관의 장이지, 규제를 해체하는 기관의 장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도 "세종보는 매년 고장 나던 '고물보'였다"면서 "이걸 다시 가동하겠다는 건 고장 계속 유발하고 수리하면서 돈을 쓰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수문 재가동을 위한 금강 세종보 공사 현장
 수문 재가동을 위한 금강 세종보 공사 현장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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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새뜸] 한화진 장관 차량 막아선 환경단체... 세종보 수문 정비 방침에 반발 한화진 환경부장관이 탄 차량이 금강의 세종보 재가동 공사 현장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환경단체 인사들이 이를 가로막았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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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장남들보전시민모임 사무국장도 이같이 성토했다.
 
"세종보 수문을 닫았을 때 바로 앞의 마리나선착장을 운영하던 분이 계속 차오르는 펄을 계속 퍼 올렸고, 결정적으로 선수들이 피부병이 생겨서 도저히 보트를 띄울 수 없는 곳이어서 사업을 접었다고 말했습니다. 물 썩고 냄새나고, 피부병 생기고, 왜 그 일을 다시 하려고 하나요?"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 등은 한화진 장관에게 이날 발표한 항의 성명을 직접 전달하려 했지만, 환경부 관계자가 대신 수령을 했다. 시민행동은 '4대강 사업으로 회귀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세종보 담수 계획 철회하고 4대강 보 처리방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거대한 기중기와 중장비가 금강 세종보에 진입했다, 5년간 보 개방으로 가까스로 몸을 추스른 금강을, 다시 4대강 사업이라는 망령을 불러와 짓밟으려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세종보는 2012년 준공 이후 5개월 만에, 수문 유압장치에 토사가 쌓이면서 기름 유출 등의 재해를 발생시켰다. 그렇게 매년 유지 보수만으로 천문학적 세금을 축내다 2018년 전면 개방했다. 개방 이후 금강은 놀라운 자연성 회복 능력을 보여주었고, 수년간의 경제 타당성 평가와 주민 의견수렴, 국민 합의를 통해 2021년 1월 보 처리방안을 확정했다. 그렇게 겨우 우리 강을 되살리기 위한 초석이 마련됐지만, 4대강을 정치 정략의 수단으로 삼은 윤석열 정권이 죽은 세종보를 좀비처럼 다시 일으키려 하고 있다."
 

이들은 이어 "국민적 합의를 묵살하고 4대강 망령을 되살려 세종보 담수 강행하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면서 "우리는 정치 기득권 옹호와 권력 남용에만 혈안이 되어, 강과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고 폭주하는 윤석열 정권을 기어코 멈춰 세우려 한다"고 밝혔다.

"세종보 재가동 주민투표에 부쳐라"
 
한화진 환경부장관의 차량을 막고 항의하는 환경단체 회원들
 한화진 환경부장관의 차량을 막고 항의하는 환경단체 회원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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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세종특별자치시당(위원장 이혁재)도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세종시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세종보를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세종시장과 세종시의회는 시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자연유산을 크게 훼손하는 세종보 재가동을 주민투표로 부의해 시민들이 직접 결정할 수 있게 하라"면서 "시민들은 최민호 세종시장에게 세종보를 재가동할 것을 명령하거나 권한을 위임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또 "이미 환경부가 실시한 '금강‧영산강보 처리 국민의식 조사'에서 국민 56.6%가 세종보 '해체'를 찬성한 바 있다"면서 "이익 대비 비용 측면에서 세종보는 유지하는 것보다 해체하는 것이 예산 낭비 등 관리 비용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연구 결과를 세종시와 환경부가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태그:#세종보, #4대강사업, #한화진,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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