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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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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는 4일 검찰의 경기도청 압수수색에 대해 "참으로 개탄스럽고 참담하다, 경기도지사로서 강력한 유감과 경고를 표한다"면서 "과잉 수사, 괴롭히기 수사, 정치 수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검찰 압수수색으로) 경기도 업무가 중단된 것은 야당의 가장 큰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견제의 의미도 있을 거라는 심증을 갖게 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야당 대표뿐만 아니라 유력한 야당 정치인, 가장 큰 야당의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견제와 흠집 내기 목적이 분명히 있다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 지사는 특히 검찰 수사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개입 의혹에 대해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이렇게까지 할 수 있겠느냐. 그렇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한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공공수사부(김동희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부터 경기도청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재명 대표가 업무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청이 받는 업무 방해, 누가 책임져야 되는가"

"아주 대단히 불쾌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 검찰은 경기도지사 비서실을 압수수색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전 경기도의회 본회의에 참석했다가 검찰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경기도청 브리핑룸에 급히 들어선 김동연 지사의 첫 마디였다. 상기된 표정의 김 지사는 "집무실에서 보고받고 있는데, 검찰에서 비서실에 들이닥쳤다"며 "'컴퓨터에서 손 떼고 일어나라'고 하는 식의 얘기를 제가 듣고 쳐다보니까 수사관인지 검사인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과 눈이 마주치기까지 했다"고 압수수색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동연 지사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오전 9시 40분 검사와 수사관 40명을 경기도 수원시와 의정부시에 있는 경기도청 남부청사와 북부청사에 보내 도청 총무과, 비서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23명의 도청 공무원을 압수수색 대상으로 특정했고, 기간도 이날부터 8일까지 5일간에 걸쳐 진행한다고 통보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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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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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동연 지사는 "검찰의 수사는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과잉수사"라며 "도대체 작년 7월에 취임해서 새 컴퓨터를 쓰고 있는 저와 비서실의 보좌진들이 전임 지사 부인의 법인카드와 무슨 관계가 있나? 이번 압수수색은 철 지난 재탕, 삼탕 압수수색"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7월 1일 취임한 이후 무려 14번의 경기도청 압수수색이 집행됐고, 날짜로 따져 보니까 54일간이었고, 약 7만 건의 자료를 이미 압수수색 한 바 있다"며 "법인카드와 관련해서도 제가 취임한 이후 작년 10월에 두 번, 그리고 오늘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특히 "경기도청에서 가장 활발하게 한시도 쉼 없이 일해야 하는 곳이 도지사의 방이고, 그 도지사를 보좌하는 곳이 우리 비서실인데 지금 비서실 업무가 마비됐다"면서 "경기도청이 받는 이 업무 방해는 누가 책임을 져야 되는가? 1,400만 도민들은 도대체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되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연 지사는 또 "괴롭히기 수사를 멈춰야 한다. 사람을 이렇게 괴롭힐 수 있느냐"면서 "검찰은 법인카드와 관련해서 지난 한 달 동안 밤낮없이 무려 28명의 실무자를 참고인으로 불러서 조사했다. 어떤 직원은 가택에 있는 부인 휴대전화까지 압수수색 당했고, 어떤 직원은 수사를 받다가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사람 심정을 이해하겠다고까지 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 지사는 이어 "도청 공무원들이 받는 심리적 위축, 압박, 적극 행정을 할 수 없게 몰아붙이는 이런 상황들이 공직사회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저는 자리를 비운 틈에 컴퓨터 압수수색을 당해도 모멸감과 참담함, 분노를 느꼈는데, 바로 현장에서 압수수색 당하고 무시당한 직원들 심정은 어떻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김 동연 지사는 "당사자가 아니고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며 "성실하고 묵묵하게 일하는 도청의 공무원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 아니겠나. 도대체 경기도 공무원들은 언제까지 이 먼지털이식 저인망 수사, 쌍끌이 수사, 이런 것들을 감내해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김동연 지사는 검찰의 경기도청 압수수색에 대해 "명백한 정치 수사"라고 거듭 강조했다. "총선을 불과 몇 개월 앞두고 야당 대표를 겨냥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밖에는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경기도청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장기간에 걸쳐서 집요하게 저인망식으로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데,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느냐"며 "검찰은 선택적 수사를 해도 되는 것인가, 형평성을 무너뜨려도 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지금 권력이나 권력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명백하게 불법이라고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는 어떤 수사를 했습니까? 그렇다면 대한민국(검찰)이 선택적 수사로 특정인이나 특정 그룹을 타깃팅해서 저인망식으로, 먼지털이식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봐야 합니까?

물론 잘못한 것이 있으면 벌을 받아야죠. 그렇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보기에는 도대체 이 나라의 정의가 있는 겁니까? 이 나라의 공정이 있는 겁니까? 공정과 법치는 말로만 하면 되는 겁니까? 만약에 행동으로 그와 같은 공정과 법치를 보이지 못한다면 말이라도 안 했으면 좋겠어요. 이건 우리 국민들과 젊은 학생들, 청년들 사기 치는 거 아닙니까? 잘못 교육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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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는 주말 사이 관람한 영화 <서울의 봄>을 언급하면서 "일부 정치군인들이 나라를 찬탈하고 광주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하고 대한민국 민주화의 봄을 막았다. 지금과 같은 일이 계속된다면 검찰 국가, 검주 국가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또 "윤석열 대통령에게, 그리고 검찰에게 묻는다. 이게 과연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공정과 법치인가. 지금 검찰은, 지금 대통령은 공정한가"라며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도를 넘은 검찰 수사와 경기도정에 대한 업무 방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태그:#김동연, #검찰압수수색, #이재명, #법인카드, #서울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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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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