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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자민당 비자금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NHK 방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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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최근 집권 자민당이 비자금 의혹에 휩싸인 것과 관련해 "매우 유감"이라며 대국민 사과했다.
기시다 총리는 임시 국회가 끝나고 13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 신뢰 회복을 위해 앞정 서서 자민당의 체질을 일신하도록 할 것"이라며 "강한 위기감을 갖고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속하게 인사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이르면 14일 개각에 나설 뜻도 나타냈다.
'비자금 의혹' 아베파 각료 4명 전원 교체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 의원들은 2018∼2022년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주최하면서 목표액을 초과한 5억 엔(약 45억 원) 정도를 정치자금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고 비자금으로 활용했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이끌었던 '기시다파'도 아베파보다 규모는 적지만 역시 비자금 의혹이 드러나 악재가 겹치면서 내각 지지율은 출범 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비자금 의혹에 연루된 자민당 내 최대 파벌 아베파 소속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스즈키 준지 총무상, 미야시타 이치로 농림수산상 등 각료 4명과 부대신(차관급) 5명이 경질될 것이라고 보도해 왔다.
이와 관련해 일본 NHK 방송은 기시다 총리가 관방장관에 하야시 요시마사 전 외무상, 경제산업상에 사이토 겐 전 법무상, 총무상에 마쓰모토 다케아키 전 총무상, 농림수산상에는 사카모토 데쓰시 전 지방창생담당상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른바 '정무 3역'으로 불리는 일본 정부 고위직인 각료·부대신·정무관에서 아베파 인사를 전부 축출하려고 했으나, 아베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정무관은 그대로 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아베파 인사를 정무 3역에서 제외한다는 계획을 실행하지 못한다면 총리의 구심력 저하에 박차가 가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시다, 고개 숙였으나... 구체적 계획은 말 아껴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자금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개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사실 확인이 먼저"라며 구체적인 대응책에 대해서는 곤혹스러운 듯 극도로 말을 아꼈다.
그는 "조사를 통해 사실을 파악하면 설명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라며 "그러고 난 뒤 원인이나 과제와 마주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파벌 정치를 없애야 한다는 비판에 "자민당이나 정치 전반에 대한 국민의 엄격한 요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대응과 행동을 위해서라도 사실 확인을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 후 내각 총사퇴할 각오가 되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지금은 앞으로의 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라며 "지금 닥친 과제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답변을 피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국면을 전환하고 싶은 욕심이지만, 최대 파벌인 아베파와 거리를 두면 정권 운영이 아슬아슬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전망했다.
또한 "기시다 총리가 자세한 설명 없이 '조사 중'이라는 말만 반복한다면 아베파처럼 강한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자민당 내에서는 기시다파도 아베파처럼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