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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연극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
 아이들은 연극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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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예술 교육은 이 같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총체적인 생활양식'이라는 문화의 기본 의미를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 하나의 보편적 가치에 근거해 사고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며 사회의 구성원과 어울려 살아가는 주체임을 알아야한다.

문화적인 감수성을 고찰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의뢰로 수업을 진행했다. 게임중독예방을 위한 주제로 학생들과 여름 방학 특강 프로그램으로 교육연극 수업을 만들어갔다.

연극은 다양한 문화적 감수성과 이해가 서로 평등하게 공존하고 소통할 수 있는 활동이다. 다양성이 인정되고 실현될 수 있는 연결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

여러 주제를 가지고 연극놀이, 즉흥극, 역할바꾸기 등 다양한 교육연극의 기법으로 풀어내는 과정은 많은 학생들이 모여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됐다. 참여 학생들은 자신의 표현이 정답과 오답을 묻는다. 하지만 연극시간에는 정답과 오답보다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는 방법, 놀이 속에서 주제에 접근하는 방법, 각자가 표현해 내는 장면의 진정성 있는 전달 등 다양한 연극적 접근을 하며 신명나게 표현하는 시간이 되도록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정확한 의사소통 및 감성표현을 스스로 알도록 해 문화적 주체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느꼈다.

4시간씩 10일간 진행된 수업으로 첫 시간을 서로 알아가기, 두 번째 시간부터 주제접근을 위한 게임을 해본 경험 등등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극으로 연결했다. 게임중독에 대해 알아가면서 현재의 나의 모습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나의 모습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복지대상 학생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자신의 표현을 어려워했다. 예술 강사로 한 차시 한 차시 고민을 많이 한 프로그램으로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하면 참여 학생들이 자신감 있게 각자의 이야기를 하게 할 수 있을까? 수업을 준비함에 있어 많은 고민과 연구를 했고 다양한 놀이와 연극적 표현을 활용한 수업으로 참여 학생들의 자발적 표현을 기다렸다.

수업이 진행되면서 학생들도 각자의 말을 조금씩 표현했다. 이후 수업 분위기는 급속도로 바뀌었고 적극적으로 장면을 구상하고 표현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놀이하며 즐기듯이 표현하는 순간이었다.

학생들은 신명나는 시간을 즐겼고 예술 강사인 나는 한 뼘 더 성장하는 시간을 얻었다. 예술교육은 한방향이 아니라 양방향 소통으로 함께하는 '모든 구성원이 성장한다'는 귀한 배움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9일의 기적 

9일만에 학생들과 함께 기적처럼 멋진 작품을 만들었고 10일차에 결과발표 했다.

마지막 시간에 간단 소품과 음향을 활용해 연극발표를 하고 소감을 말하는데 "이렇게 우리가 예술작품을 만들게 될지 몰랐다", "놀면서 하는 수업이었는데 공연을 해서 놀라웠다"는 반응이 나왔다. 졸업을 앞둔 6학년 학생은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우리 학교 후배들이 모두 경험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10일 간의 교육연극 프로그램 후 전교생이 공연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참여 학생들은 열심히 연습을 하고 무사히 공연을 마치게 되었다.

프로그램 10일차에 수업을 하던 교실에서 발표할 때와 다르게 의상, 분장, 소품 등 시각적 효과를 더해 들뜨기도 하고 긴장된 마음으로 학생들은 무대에 올랐고 객석의 반응을 뜨거웠다. 관객들은 어린 학생들의 공연이지만 최고였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큰 박수를 받으며 공연의 막을 내렸다.

공연을 한 후 참여 학생들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교장선생님이 전해줬다. 참여학생 중 일부는 전에 반에서 표현력이 없었지만, 공연 후 변했다는 것이다. 각자가 속한 반 친구들에게 관심과 칭찬을 받으며 성격도 밝아지고 발표력도 높아지는 등 생활태도, 교우관계에 모두 긍정적 결과를 가져왔다고 '연극 프로그램이 참 대단하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았다.

이렇게 학교예술교육에서 연극 수업은 함께하는 학생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만들어지며 서로의 신체 움직임과 생각, 감정을 소통하는 활동이다. 이 활동을 함께한 학생들은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친밀해지고, 연극이라는 예술과정을 통해 연극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쌓인 정서적 경험과 추억은 참여 학생들에 깊은 의미를 더했다.

학교 친구들과 스스로 만들어 본 연극 예술의 체험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하는 학생들이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을 배운 시간이었기를 바란다. 

태그:#예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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