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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남 순천 갑 당협위원장이었던 천하람 변호사가 지난 12월 29일 국민의힘 탈당하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창당하는 가칭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탈당 과정에서 가장 고민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4일 천하람 개혁신당 창당 준비 공동 위원장과 전화 인터뷰했다. 다음은 천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5일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입당 기자회견을 마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인 문병호 전 의원(오른쪽 두번째부터) 등이 이기인, 천하람, 허은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과 함께 걸어나오고 있다. 2024.1.5
 5일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입당 기자회견을 마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인 문병호 전 의원(오른쪽 두번째부터) 등이 이기인, 천하람, 허은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과 함께 걸어나오고 있다. 2024.1.5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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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탈당 선언을 하고, 개혁신당 창준위원장으로 활동한 지 일주일입니다. 어떻게 보내셨어요?

"우선 국민의힘에 있을 때 신세 진 많은 선배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 또 순천에 있는 당원분들에게 인사도 드리고요. 이기인, 허은아 창당준비위원장,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과 매일 회의하면서 당의 방향성 정하고 신당에 합류하기 원하는 분들과 면담하는 등 바쁘게 보내고 있고요. 또 최근에는 당원 모집도 본격 시작되고 창당 프로세스를 본격화해서 그런 부분도 신경 쓰고요, 굉장히 분주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 탈당을 선택하는 게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정말 고민과 고심을 많이 했습니다. 당내에서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도 계시죠. 사실 당 내부에서 개혁한다는 생각이 원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대표들이 연달아 대통령의 의지로 교체되는 것을 보면서 이런 구시대적인 권위주의가 팽배한 상황에서는 당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게 매우 어렵겠고 굉장히 오래 걸리겠다는 좌절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 지금 가장 고민되는 지점은 뭐였어요?

"제가 나쁜 선례를 만드는 거 아닌가 고민했습니다. 각 당에서 개혁 소신파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이 당 떠나는 게 좋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소신 발언하고 하더니 금방 당을 떠난다는 생각이 들면 남아 있는 소신파들에 안 좋습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국민의힘에 그런 취지로 오시면 안 된다고 했어요. 오시면 기존에 했던 소신 발언의 진의가 의심된다고 얘기했었기 때문에, 저는 그 기준을 저에게도 동일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남 순천에서 결코 쉽지 않은 환경에서 저와 함께 노력했던 당원분들이 계시는데 그분들과 다른 길을 간다는 것에 대해서도 큰 부담이 있었습니다."

- 전남 순천이란 지역구가 탈당해서 개혁신당으로 나오면 국민의힘으로 나오는 것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데요. 그것도 고려하셨나요?

"저는 순천 지역구를 놓고 봤을 때 개혁신당의 당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도 솔직히 고려했습니다. 그런데 지역구 당선 가능성과 정치인으로서의 안정적인 성장 가능성은 분리해서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에 있었다면 지역구 당선 가능성은 낮았겠지만, 정치인으로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기에는 더 좋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까지 당에서 나가게 되면 젊은 소장 개혁파 정치인 중에서 제가 더 각광 받았을 겁니다. 그렇다면 제가 당내에서 주요 당직을 하거나, 소신파로서 전당대회에 도전한다거나, 총선 패배 이후에 당을 추스르는 역할을 하면서 안정된 정치적인 기회를 부여받았을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서 신당을 만든다는 건 당장 전남 순천 지역구 당선 가능성이 높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당선 가능성이 확실하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정치인에겐 굉장히 큰 도전입니다."

"국힘 총선 결과 안 좋으면 합칠 수 있단 이준석, 야심 있어"

- 천아용인 중 김용태 전 최고위원만 국민의힘에 남았죠, '천아용인'에서 '천아인'으로 되는 건가요? 

"저희는 김용태 최고위원이 국민의힘에 남아서 당을 개혁하겠다는 생각을 존중합니다. 정치적으로 인연을 끊는 건 당연히 아니고요. 다만 현재로서 저나 허은아, 이기인 창준위원장은 당연히 신당의 창당과 성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뛰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김용태 전 최고위원과 교류할 기회나 중요성은 떨어지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이준석 전 대표가 총선 전 국민의힘과 합칠 생각이 없다고 했어요. 그럼, 총선 후 합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는데요. 

"총선 전에 합칠 생각은 없고요. 총선 이후에 이준석 위원장이 그런 표현을 썼더라고요. 국민의힘이 총선 결과가 안 좋으면 합칠 수도 있다고요. 이준석 대표가 정말 큰 야심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국민의힘에 비해 더 큰 주도권을 갖고 가겠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저도 개혁신당이 현재 시점에 훨씬 더 유의미한 정당이 되기를 바라고요. 장기적으로 국민의힘 이상의 제1당이 되는 정당이 되길 바랍니다." 

- 개혁신당이 어제(3일)부터 당원모집을 했는데, 금새 2만 명을 넘겼습니다. 

"이 정도로 빨리 많은 분이 오실 거라고는 예상 못 했습니다. 실제로 당원으로 가입한다는 건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당적을 보유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을 것이고 당비를 경제적으로 부담해야 되는 것도 있고요. 그런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당원 홈페이지 서버가 불안정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가입해 주셨습니다. 그만큼 한국 정치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정당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기대와 응원을 보내주신 것 같습니다. 감사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 개혁신당의 주적은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대표가 아니라 저출생과 지역소멸 등이라고 하셨는데 생각하시는 당의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정당입니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모두 과거의 찬란한 유산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 때문에 과거의 기득권에 묶여 있는 측면들도 있습니다. 또 과거에 나쁜 버릇들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저희는 과거의 유산이 없고 이제 만들어가는 정당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같은 경우 각자가 스스로가 가진 모순들이나 문제점들을 가리기 위해서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전술을 구사하거든요. 저희도 물론 윤 대통령이나 한 위원장, 이재명 대표가 잘못하는 부분은 지적하겠지만 저희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서 다른 정치인들을 악마화할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 현역이 몇 명이나 신당으로 올까도 중요하잖아요. 

"아주 진지하게 저희와 합류 여부에 대해서 대화를 진행하고 계시는 분들도 다섯 분 이상 됩니다. 다만 그분들이 합류를 언제 어떻게 발표 하실지는 그분들의 결단이기 때문에 저희가 함부로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저희가 집중하는 건 개혁신당이라는 것이 지속 가능하고 또 본인들의 당선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드리는 겁니다. 또 조금 더 단기적으로는 이 당의 지지율을 높여서 이번 총선에 본인들이 개혁신당의 후보로서 출마하는 게 당선에 유리하다는 인상을 드려야 되겠죠. 결국 1월 말 정도의 지지율을 보고 많이들 합류 여부를 판단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1월 말 지지율 보고 합류 여부 판단할 듯... '빅텐트' 성공할 환경"

- 제3지대 빅텐트가 가능할까도 관심인데 어떻게 보세요?

"지금은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정치 상황입니다. MBC에서 신년 여론조사를 한 걸 보니까 '3당을 지지할 의향이 있느냐', '실제 3당에 투표하겠느냐', '3당에 투표한다면 어디에 투표하겠느냐'라는 식의 추적 조사를 했습니다. 그걸 보니까 이준석 신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이낙연 대표 신당과 합칠 경우 여전히 지지할까, 혹은 반대로 이낙연 신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이준석 신당과 합쳐지는 경우 여전히 지지할까에 대한 조사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준석 이낙연 신당이 합쳐지면 각자의 지지층이 많이 이탈하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근데 조사 결과를 보면 제 생각보다 많이 이탈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지금 이준석 지지자의 경우에 이낙연을 싫어하는 것보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이재명 대표를 싫어하는 비토 정서가 더 강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낙연 전 대표가 다소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함께 신당을 한다고 했을 때 같이 지지를 유지하게 되는 경향성이 있는 것 같고요. 또 당연히 반대로 이낙연 지지자 입장에서도 이준석이 좀 마음에 안 들어도 윤석열 대통령이나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토 정서보다는 낮기 때문에 여전히 지지를 유지하는 경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3지대가 성공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은 펼쳐져 있다고 평가합니다."

- 그러면 어디까지 손잡을 수 있을까요?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이 이야기했듯, 노회찬의 정의당과도 저희는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주 양극단에 치우쳐 있거나 음모론자거나 이런 분들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대화와 토론이 가능한 분들이라면 선을 그을 생각은 전혀 없고요. 열려 있는 자세로 대화와 토론할 생각입니다."

- 창당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창당에 필요한 실질적인 당원 모집은 이미 완성이 됐습니다. 행정적으로 각 시도당 등록을 하고 중앙당 등록을 선관위에 하는 데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래서 창당은 1월 20일경에는 완료될 걸로 기대하고 있고요. 그 이후에 즉시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1월 말 정도에는 공천 신청을 받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 허은아 위원장은 교섭단체 구성이 목표라고 하던데.

"당연히 의석이야 다다익선입니다. 그렇지만 정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원내에서 존재감, 상임위에서의 역할 배분 그리고 국고보조금의 우선순위 등에서 현격한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저는 개혁신당이 이번 총선에서 '떴다방 정당'이 되기를 원치 않고 오랜 기간 지속되는 정당이 되길 바랍니다. 교섭단체가 된다면 정당의 지속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그래서 저도 당연히 교섭단체 이상을 하길 바라고요. 다만 설령 교섭단체보다 조금 못 미치는 결과를 얻는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노력 계속해 나간다면 우리 정당의 존재감을 여전히 더 키워나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덧붙이는 글 | '전북의소리'에 중복 게재합니다.


태그:#천하람, #개혁신당,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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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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