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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장자번덕의 김종필 신임 대표가 이훈호 전 대표에게 마음전달패를 준 뒤 기념촬영 하는 모습.
 극단 장자번덕의 김종필 신임 대표가 이훈호 전 대표에게 마음전달패를 준 뒤 기념촬영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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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시를 대표하는 문화 예술 단체이자 유일한 연극 단체인 극단 '장자번덕'이 26년 만에 새 대표를 세웠다. 김종필 신임 대표는 "보고 싶은 연극, 만나고 싶은 극단을 만들어 가리라" 포부를 밝혔다.

극단 장자번덕의 첫 대표 이·취임식은 20일 오후 2시 사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날 이훈호(1965년생) 초대 대표가 이임하고, 김종필(1994년생) 2대 대표가 취임했다.
   
먼저 대표직을 내려놓는 이훈호 전 대표는 이임사를 통해 연극의 사회적 가치를 새삼 강조했다.

"(곤명면 추천리)장자번덕에 비닐하우스를 지어 연습실을 마련하고 장자번덕 간판을 내걸었습니다. 그때(1998년)는 IMF 사태가 진정되기 전이었지요. 그래서 '이 어려운 시기에 무슨 극단이고, 무슨 연극이냐' 이런 소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의욕이 충만했던 젊은이들은 세상이 힘들수록 예술이, 연극이 우리 사회의 안전판이돼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습니다.

삭막하고, 초라하고, 별 볼 일 없고, 초라한 현실일지언정 그 안에 숨겨져 있는 가치나 희망, 아름다움, 고귀함을 찾아 세상이 살만하다는 것을 연극으로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런 꿈이 있었고, 지금도 꿈을 꾸고 있습니다. 연극의 사회적 가치를 지역사회 곳곳에 넓혀 가면서 연극이 우리 지역공동체에 행복의 도구가 되고, '문화 예술로 생동하는 도시' 사천에 대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런 꿈을 이어갈 김종필 대표와 단원들에게 힘찬 박수 부탁드립니다."

그는 자신의 역할과 각오도 밝혔다.

"이제 저는 김종필 대표와 극단의 젊은 청춘들이 작업자로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뒷바라지를 하려 합니다. 힘이 있을 때 젊은 세대의 꿈을 응원하는 게 제 사명이라 여깁니다."

후배들을 향해서는 "스스로 선택한 길을 포기하지 않고, 연극인으로서 삶의 태도를 유지하면서 올바른 과정을 거치는 아름다운 사람이 돼 주길 바란다"고 했다.

"2011년 가을, 부푼 꿈을 안고 왔던 사천시는 제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존재였습니다. 극단이 있던 궁지 들판은 성장의 아름다움을 알려줬고, 실안 낙조는 따뜻한 위로를 주었습니다. 남일대의 윤슬, 비토섬의 바다 등은 제 삶에 풍요로움과 아름다운 가치를 선사해주며 연극의 효능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사천시를 향한 뜨거운 애정부터 피력한 김종필 신임 대표의 취임사는 이훈호 전 대표의 이임사에 대한 답사에 가까웠다.

"'애초 세상은 있는 대로 있었다. 다음에는 보는 대로 세상은 있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이제는 제가 여러분께 땅과 바다, 하늘을 보고 만지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연극이라는 이름의 의자가 돼 드리겠습니다. 또한 대표로서 단원들의 가치 있는 작업에 지속적 동기가 돼 줄 수 있는 보람과 영감을 선사할 수 있는, 관객들의 삶에 활력과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다정한 사람으로서 나아가겠습니다. 1998년 장자의 언덕에 마음의 부자를 꿈꾸며 고랑을 내고 씨를 뿌렸던 선배님들의 뜻을 가슴에 품고, 보고 싶은 연극, 만나고 싶은 극단을 위해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정진하겠습니다."

김 신임 대표는 이날 이훈호 전 대표와 심봉석 전 부대표에게 단원의 마음전달식도 가졌다. 마음전달패에는 장자번덕이 창단할 당시에 두 사람이 마음을 담아 썼던 글을 되새겼다.

이날 이·취임식에서는 박동식 사천시장, 오태근 전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제상아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장, 고능석 극단 현장 대표, 이삼우 극단 예도 대표가 단상에 올라 격려와 축하를 보냈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우주항공청 개청에 발맞춰 지역사회에 문화 예술의 기반도 튼튼히 다져야 한다"며 장자번덕의 큰 역할을 주문했다. 나아가 관련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 시장은 이 전 대표에게 사천시의 문화 예술 진흥을 위해 애썼다는 뜻으로 감사패를 전달했다.

김종필 신임 대표의 옛 태봉고 스승(당시 교장)인 여태전 건신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대표와의 인연을 돌아본 뒤 "장자번덕을 품은 사천이니, 연극을 주제로 한 대안교육을 꿈꿔 보는 것도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한편, 이훈호 전 대표는 1998년 극단 장자번덕이 창단할 때부터 대표를 맡아 지금껏 이어왔다. 그동안 연극의 불모지였던 사천을 전국에 이름 떨치게 했다. 김종필 신임 대표는 2011년 고등학생일 때부터 장자번덕과 인연을 맺은 뒤 2020년에는 한국연극협회 사천시지부장을 맡는 등 연극계에 주목받는 '젊은 피'이다.
 
극단 장자번덕이 2024년 1월 20일 사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이취임식을 갖고 있다.
 극단 장자번덕이 2024년 1월 20일 사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이취임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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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사를 하는 이훈호 전 대표
 이임사를 하는 이훈호 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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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를 하는 김종필 신임 대표
 취임사를 하는 김종필 신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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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동식 사천시장은 이훈호 장자번덕 전 대표에게 감사패를 주었다.
 이날 박동식 사천시장은 이훈호 장자번덕 전 대표에게 감사패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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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장자번덕의 대표 이취임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는 모습.
 극단 장자번덕의 대표 이취임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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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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