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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오일환 상인회장(붉은색 동그라미) 등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오일환 상인회장(붉은색 동그라미) 등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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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서 대통령과 만난 상인은 저 외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피해상인 대부분은 2층에 있었다."

오일환 충남 서천수산물특화시장 상인회장이 24일 <오마이뉴스>에 한 말이다.

전날인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화재가 난 충남 서천수산물특화시장을 방문하고도 정작 피해 본 상인들은 만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가자,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현장에 나온 150여 명의 피해 상인들은 대통령의 방문에 감사를 표하고 눈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화재 현장을 둘러본 뒤, 불이 나지 않은 먹거리동 1층에서 상인 대표들을 만났다는 것. 

그러나 오일환 회장은 "상인들은 먹거리동 2층에 대기하고 있었다. 대부분 다 있었으니, (2층에 있던)인원은 최소 200명이 넘는다"며 "대통령께서 먹거리동 1층으로 들어가시는 것을 보고 오히려 수행원과 경호원들에게 '나 상인회장인데 들어가야 한다, 들여보내 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이어 "누군가 와서 '상인회장님 어디 있냐'고 찾아서 1층에 들어가게 됐다"며 "뵙자마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해 달라, 도와달라'고 했다. 대통령께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즉시 검토하고 혹시 어려운 경우에도 이에 준하는 지원을 하겠다'고 짧게 답변하셨다. 시간상 약 10초 정도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 회장은 '상인 대표에게 상인들과 이야기할 수 있게 인원을 파악해 달라'고 했다는 대통령실 관계자 해명에 대해서도 "그런 건 없었다. 사전에 전달받은 사항도, 현장에서 전달 받은 사항도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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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2일 오후 11시 8분께 서천특화시장에서 대형 화재가 나 전체 292개소 점포 중 수산물동과 일반동, 식당동 점포 227개(77.7%)가 전소됐다. 오 회장은 수산물동에서 활어를 파는 점포를 운영하다 이번 화재로 터전을 모두 잃게 됐다.

다음은 오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 내용.

"대통령 가니 행안부 장관 등 썰물 빠지듯 사라져... 그래서 상인들 화 난 것"
 
▲ 화재현장서 한동훈 만난 윤 대통령, 상인은 안 만나... "불구경하러 왔나!"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과 함께 화재가 난 충남 서천수산물특화시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큰 불로 다수의 점포가 불에 타 시름에 잠긴 상인들을 만나지 않고 떠나 현장에선 "불구경하러 왔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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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윤 대통령 만난 소감은?

"대통령님이 오시기는 오셨지만, 충분히 말씀을 못 나눠 서운한 점이 많이 있다."

- 어떤 점이 서운한가?

"경호 때문에 힘들겠지만, 우리 상인들 안 만나고 갑자기 밀물 빠지듯이 쑥 가니까 그런 부분이 좀 서운하다."

- 대통령실 관계자는 '상인과 주민이 엉킨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인 대표를 통해 대통령과 상인들이 이야기할 수 있게 인원을 파악해 달라 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런 건 없었다. 우리도 대통령님 세부 동선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못했고, 대통령 오신다는 것도 지역 국회의원이나 군청 관계자를 통해 들었다. 사전에 전달받은 사항도, 현장에서 전달 받은 사항도 전혀 없었다."

- 당시 상황을 설명해 달라.

"어제 오전 장동혁 국회의원(충남 보령서천)을 통해 대통령께서 오신다는 얘기를 듣고 상인들은 먹거리동 2층에 대기하고 있었다. 대부분 다 있었으니, 인원은 최소 200명이 넘을 거다. 대략 오후 1시께 저와 한동훈 비대위원장, 이상민 행전안전부 장관, 장동혁 의원, 김태흠 지사 등이 119 통제실에서 잠깐 만났다. 약 2~3분이었으니 인사만 나누는 정도였고 다른 얘기는 나누지 못했다.

이후 대통령께서 오셨을 때는 폴리스라인 선 밖으로 밀려나 못 움직이게 됐다. 대통령께서 1층 먹거리동 건물로 들어가시는 걸 보고 경호원들에게 '나 상인회장인데 들어가야 한다, 들여보내 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다 사람들에게 밀려 건물 입구까지 가게 됐지만 갇혀 있는 형국이었다. 그러고 있는데 누군가 와서 '상인회장님 어디 있냐'고 찾아서 1층에 들어가게 됐다."

- 당시 1층엔 누가 있었나?

"수행원, 경호원, 경찰, 정치인, 기자들이 있었다."

- 상인들은?

"저 말고 피해상인들은 대부분 2층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 대통령실에선 1층에서 피해 상인들을 만나 화재로 인한 고충과 정부에 대한 요청사항을 들었다는데.

"1층에서 대통령과 만난 상인은 저 외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대통령과 10초 정도 만나, 특별재난지역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화재현장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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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윤 대통령을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눴나.

"뵙자마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해 달라, 도와달라'고 했다. 대통령께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즉시 검토하고 혹시 어려운 경우에도 이에 준하는 지원을 하겠다'고 짧게 답변하셨다. 시간상 약 10초 정도 됐을 거다. 곧바로 저는 경호원들에게 밀려나고 대통령님은 바로 나가셨다. 이게 전부다."

- 당시 심경은?

"솔직히 대통령께서 경호상 상인들이 있는 2층까지 못 오는 거는 충분히 이해된다. 가장 속상한 것은 이후 행안부 장관이나 다른 분들이 남아 위로도 하고 대책도 말씀해 주셨으면 했는데 곧바로 모두 다 썰물 빠지듯 가신 거다. 한참 후 김태흠 충남지사께서 오시긴 했지만, 우리가 그냥 갔다고 항의하니까 오신 거더라."

(이날 화재현장에는 윤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을 비롯해 김태흠 충남지사, 이상민 행안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장동혁·홍문표·정희용·정진석·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등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최근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을 두고 갈등을 겪던 중에 함께 현장 방문에 나서 주목을 받았으며, 윤 대통령은 이날 현장에 약 35분 정도 머물었다.  - 기자 말)

- 대통령 가시자마자 관계기관 분들까지 갑자기 다 빠져나간 걸 알고 상인들도 속상해한 건가.

"그렇다. 상인분들이 화가 엄청 나서 '그런 게 어디 있나', '그림 찍으러 왔나' 이렇게 항의한 거다."

- 피해 대책과 관련하고 싶은 얘기는?

"내일 비상대책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비대위가 구성되면 여기서 피해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읍 화재 피해를 본 서천특화시장 상인들이 시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정작 피해 상인들에게 한 마디 위로나 어떠한 발언도 없이 사진만 찍고 갔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 "불구경만 하러 온 겁니까"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읍 화재 피해를 본 서천특화시장 상인들이 시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정작 피해 상인들에게 한 마디 위로나 어떠한 발언도 없이 사진만 찍고 갔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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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서천수산물특화시장, #상인회장, #화재, #윤석렬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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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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