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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중국의 수입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6%대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6.3%로 전년의 7.4%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한중수교 직후였던 1993년의 5.2%의 수입 비중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상위 수입국 순위 또한 2022년에는 대만에 이어 2위였으나 지난해 대만과 미국에 이은 3위로 밀려났다.

30년 전으로 돌아간 대중 수출 위기에 "중국 시장 외면해선 안 된다"는 <조선>
 
특히 <조선일보>는 "30년 전으로 쪼그라든 중국 시장 속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제목의 29일자 사설에서도 대중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한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지적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30년 전으로 쪼그라든 중국 시장 속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제목의 29일자 사설에서도 대중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한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지적했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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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대중 수출의 위기에 <조선일보>는 29일 지면 1면에 "중국서 쪼그라든 한국, 30년 전 수준으로 후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빚어진 공급망 대변환과 함께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 향상이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30년 전으로 쪼그라든 중국 시장 속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제목의 29일자 사설에서도 "이런 부진은 중국의 사드 보복 등 정치적 이유도 작용했지만, 근본적으로는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의 산업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자동차,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경쟁 분야에서 우리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며 대중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한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지적했다.

이어 사설은 현대차·삼성 스마트폰·한국산 화장품의 급락한 중국 내 점유율과 이차전지 또한 중국에서 수입하는 금액이 수출하는 금액의 16배 더 많은 점을 사례로 들며 "이처럼 구조적 요인이 심화하는 가운데 대중 수출의 버팀목이었던 반도체 경기마저 부진해 중국 시장 점유율이 6%대로 내려앉은 것"이라고 했다.

사설은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바뀌고 있다지만 여전히 중국은 세계 제조업의 중심이고 우리나라 수출의 22%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교역국"이라며 "5% 안팎 성장하는 거대한 중국 시장은 외면해서도 안 된다. 경쟁력 우위의 첨단 제품을 집중 발굴하고 중국 내수 시장을 더 전략적으로 분석해서 접근하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탈중국 준비해야" "탈중국 업종만 웃는다"던 <조선>은 어디로 갔나
 
그런데 이러한 <조선일보>의 논조는 '탈중국'을 강조해 온 기존 논조와 대비돼 보인다. 2023년 3월 23일 <조선일보>는 "10년 시간 벌었지만 '반도체 탈중국' 지금부터 준비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 반도체 사업에서) '탈중국'이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러한 <조선일보>의 논조는 '탈중국'을 강조해 온 기존 논조와 대비돼 보인다. 2023년 3월 23일 <조선일보>는 "10년 시간 벌었지만 '반도체 탈중국' 지금부터 준비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 반도체 사업에서) '탈중국'이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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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러한 <조선일보>의 논조는 '탈중국'을 강조해 온 기존 논조와 대비돼 보인다. 2023년 3월 23일 <조선일보>는 "10년 시간 벌었지만 '반도체 탈중국' 지금부터 준비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 반도체 사업에서) '탈중국'이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사설은 "미국의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금지 조치로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수준은 당분간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중국이 필요로 하는 첨단 반도체는 한국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 기회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신규 투자를 한국과 미국에 집중하면서 미국이 주도할 차세대 반도체 기술 협력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올라타야 한다"고도 했다.

불과 10개월 전 사설에서는 반도체 사업의 탈중국이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해놓고는 실상 대중 수출이 부진해지니 반도체 사업을 두고 '대중 수출의 버팀목'이라며 '거대한 중국 시장은 외면해서도 안 된다'고 입장을 바꾼 <조선일보>의 논조는 일관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

자동차·이차전지, 탈중국 업종이라 호조 기대된다더니...

<조선일보>가 한국 산업의 '탈중국'을 강조한 건 사설만이 아니다. 2023년 1월 18일 <조선일보>는 "올해 수출… ICT 부진, '탈중국' 업종만 웃는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도 "무선통신·전자·디스플레이 등 ICT(정보통신 기술) 업종 기업들은 실적 부진이 예상되지만, 조선·자동차·기계·이차전지 등 '탈중국'에 속도를 낸 업종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호조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는 <조선일보>의 바람이었을 뿐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탈중국을 통한 자동차와 이차전지 업종에서의 호황을 기대했으나 29일자 사설에서 <조선일보> 스스로 해당 업종의 중국 내 실적 부진을 지적할 정도였다. 특히 사설은 "최근 현대차가 중국 내 공장을 매각하고 생산 능력을 줄여나가는 것도 중국 시장에서 밀려나는 한국산 브랜드의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도 했다.

이는 지난 1월 18일 기사에서 "일찌감치 여러 이유로 '탈중국'을 추진한 업종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모습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자동차와 차 부품 또한 현대차 매출 비중에서 중국이 미국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며, 중국 시장 영향에서 벗어난 상태"라며 현대차의 탈중국을 예시로 든 것과 대비된다.

이차전지 업종 또한 지난 1월 기사에서는 "미국·유럽 완성차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이차전지는 LG엔솔이 미국 기업 테슬라에 공급하는 물량을 제외하면 중국 현지 매출은 미미한 실정"이라며 대중 수출을 무시하는 경향을 보여놓고 29일자 사설에서는 "경쟁 우위를 유지하던 이차전지도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수입한 금액(83억달러)이 대중 수출(5억달러)의 16배를 웃돌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처럼 <조선일보>의 탈중국을 대하는 논조를 살펴보면 마치 탈중국이 우리 기업의 살 길인 것 처럼 강조해놓고는 정작 대중 수출액이 급격히 줄어들고 중국 내 한국 기업의 입지가 흔들리자 '중국 시장을 외면해선 안 된다'며 탈중국 논조를 철회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탈중국과 같이 주요 사안에 대한 언론의 논조가 불과 1년도 안 돼 정반대로 선회한다면 해당 언론의 신뢰성은 떨어지기 마련일 테다.

태그:#조선일보, #탈중국, #대중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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