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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신경 봉합 패치는 인체 피부를 모사한 3중 구조로 구성되며, 신경과 접착하는 접착증, 응력을 흡수하는 점탄성층, 복원력을 부여하는 탄성층으로 구성된다.
(B) 신경 봉합 패치는 외부는 발수특성, 내부는 친수성을 띄며(i), 투명하고(ii), 자가치유 특성(iii, iV)을 가진다.
(C) 전통적인 봉합사를 이용한 신경 봉합 과정(상부)과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한 신경 봉합 과정(하부)을 보여주며,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해 소동물인 설치류부터 대동물인 영장류까지 신경 봉합이 가능하다. 우측 하단의 도식은 안정적인 접착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성균관대학교 손동희 교수 Copyright 2024, Wiley-VCH.
▲ 신경 봉합 패치의 개념도 및 적용과정 (A) 신경 봉합 패치는 인체 피부를 모사한 3중 구조로 구성되며, 신경과 접착하는 접착증, 응력을 흡수하는 점탄성층, 복원력을 부여하는 탄성층으로 구성된다. (B) 신경 봉합 패치는 외부는 발수특성, 내부는 친수성을 띄며(i), 투명하고(ii), 자가치유 특성(iii, iV)을 가진다. (C) 전통적인 봉합사를 이용한 신경 봉합 과정(상부)과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한 신경 봉합 과정(하부)을 보여주며,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해 소동물인 설치류부터 대동물인 영장류까지 신경 봉합이 가능하다. 우측 하단의 도식은 안정적인 접착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성균관대학교 손동희 교수 Copyright 2024, Wiley-VCH.
ⓒ 한국연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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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이나 일상생활에서의 교통사고 등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체 일부가 절단됐을 때, 바느질로 꿰맬 필요 없이 절단된 신경을 1분 내로 연결할 수 있는 신경 봉합 패치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무엇보다 손가락 등 인체 일부가 절단되는 외상성 절단 사고는 지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가 아닌 비전문가도 이 밴드를 감아주기만 하면, 봉합 수술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어 응급 현장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NRF, 이사장 이광복)은 11일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손동희 교수팀,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신미경 교수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박종웅 교수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실제 피부 구조를 모사해 강력한 조직 접착력을 보유한 '패치형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통상 절단된 신경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이 머리카락보다 얇은 의료용 봉합사로 신경 외피를 바느질한다. 이런 신경봉합술은 숙련된 의사도 신경 한 가닥을 연결하는 데 10분이 걸릴 정도로 정교한 작업이다.

한국연구재단은 "피부 괴사를 막고 봉합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봉합술이 필요한데, 이런 어려움은 수술 시간을 늘리는 원인이 된다"면서 "최근 개발된 조직 접착제는 인체 신경조직에 사용하기에는 접착력이 낮아 신경봉합술은 여전히 1900년대 방식에 머물러 있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이에 공동연구팀은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피부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외부는 질기지만 내부로 갈수록 부드러운 조직으로 구성된 패치'를 개발해냈다.
 
(A) 신경 봉합 패치와 기존 상용 접착제 간 조직 접착력 비교결과로 상용 접착제 대비 우수한 접착력을 보여준다.
(B)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한 신경 봉합 과정과 10일 후 재생 중인 신경의 모습, 12주 후 완전히 재생된 신경의 모습을 보여준다.
(C) 기존 봉합사를 이용한 신경 봉합 시간과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했을 때 봉합 소요시간으로, 전문가 그룹과 비전문가 그룹의 신경 봉합 시간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D) 봉합사를 이용한 신경 봉합 시간과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했을 때의 신경 재생 후 조직 분석결과로 기존 봉합사를 이용한 방법과 거의 대등한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다.
   ※ G-ratio: 신경 손상 후 재생될 때 수초화된 신경의 지름 대비 축색돌기의 지름으로, 정상적인 신경의 경우 G-ratio가 약 0.6 ~ 0.8의 값을 가진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성균관대학교 손동희 교수 Copyright 2024, Wiley-VCH.
▲ 신경 봉합 패치의 접착력과 신경 봉합 과정 및 성능 (A) 신경 봉합 패치와 기존 상용 접착제 간 조직 접착력 비교결과로 상용 접착제 대비 우수한 접착력을 보여준다. (B)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한 신경 봉합 과정과 10일 후 재생 중인 신경의 모습, 12주 후 완전히 재생된 신경의 모습을 보여준다. (C) 기존 봉합사를 이용한 신경 봉합 시간과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했을 때 봉합 소요시간으로, 전문가 그룹과 비전문가 그룹의 신경 봉합 시간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D) 봉합사를 이용한 신경 봉합 시간과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했을 때의 신경 재생 후 조직 분석결과로 기존 봉합사를 이용한 방법과 거의 대등한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다. ※ G-ratio: 신경 손상 후 재생될 때 수초화된 신경의 지름 대비 축색돌기의 지름으로, 정상적인 신경의 경우 G-ratio가 약 0.6 ~ 0.8의 값을 가진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성균관대학교 손동희 교수 Copyright 2024, Wiley-VCH.
ⓒ 한국연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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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연구팀은 "패치의 주요 소재로는 외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자가치유고분자(물리적 손상을 입은 고분자가 스스로 결함을 감지해 구조를 복구하는 지능형 재료)와 우수한 조직 접착력을 가지고 있는 하이드로젤을 사용했다"며 "자가치유고분자의 물성을 조절해 탄성 고분자와 점탄성 고분자, 접착 하이드로젤을 단계적으로 배치, 점탄성 고분자가 응력을 흡수하고 탄성 고분자가 복원력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강한 접착력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개발된 패치는 '밴드처럼 간단히 신경을 감아주는 방법'으로 적용한다. 이를 통해 공동연구팀은 인체와 유사한 실험 모델을 통해 의사가 아닌 비전문가도 1분이면 신경 봉합이 가능함을 입증해냈다. 

특히 연구팀은 영장류 모델 검증에서 손목 정중 신경을 절단 후 패치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봉합했고, 엄지손가락의 움직임이 정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되었음을 1년에 걸쳐 확인했다. 더불어 해당 패치에 신경 재생을 촉진하는 단백질 분자를 추가하면 기존 바느질 봉합술보다 조직재생을 빠르게 유도할 수 있음을 설치류 모델에서 검증했다. 
 
(A) 영장류의 절단된 정중 신경 봉합 전과 봉합 후의 모습을 보여준다.
(B) 절단된 영장류의 신경을 봉합하는 과정에서 소요된 시간 비교결과로 신경 봉합 패치 사용 시 약 80초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C) 신경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손가락 사용 기능 평가를 위한 과자 집기 실험 과정을 보여준다. 과자 집기 시간은 원숭이가 실험 상자에 손을 넣는 순간부터 과자를 집어 손을 빼는 시간을 측정하였다.
(D) 원숭이의 신경을 봉합 후 회복 기간에 따른 과자 집기 시간을 측정한 결과로, 신경이 재생될수록 과자 집기 시간이 감소함을 보여준다.
(E) 신경 봉합 후 회복 기간에 따른 근전도 신호의 크기 비를 나타낸 그래프로, 봉합사로 신경을 봉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회복도와 경향성을 보여준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성균관대학교 손동희 교수 Copyright 2024, Wiley-VCH.
▲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한 영장류의 신경 봉합 결과 (A) 영장류의 절단된 정중 신경 봉합 전과 봉합 후의 모습을 보여준다. (B) 절단된 영장류의 신경을 봉합하는 과정에서 소요된 시간 비교결과로 신경 봉합 패치 사용 시 약 80초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C) 신경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손가락 사용 기능 평가를 위한 과자 집기 실험 과정을 보여준다. 과자 집기 시간은 원숭이가 실험 상자에 손을 넣는 순간부터 과자를 집어 손을 빼는 시간을 측정하였다. (D) 원숭이의 신경을 봉합 후 회복 기간에 따른 과자 집기 시간을 측정한 결과로, 신경이 재생될수록 과자 집기 시간이 감소함을 보여준다. (E) 신경 봉합 후 회복 기간에 따른 근전도 신호의 크기 비를 나타낸 그래프로, 봉합사로 신경을 봉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회복도와 경향성을 보여준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성균관대학교 손동희 교수 Copyright 2024, Wiley-VCH.
ⓒ 한국연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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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희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연구 과정에 대해 "처음에는 단순히 자가치유 고분자에 접착물질을 코팅하는 방법으로 접근했는데, 접착 고분자와 자가치유 고분자의 계면 안정도가 좋지 못해 개선을 시도하였고, 마침내 고분자의 물성을 점진적으로 낮춘 계층형 응력 분산 구조를 개발했다"면서 "예상보다 접착력이 좋았고, 설치류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패치의 성능 검증 결과 신경조직 재생과 근육의 기능성 회복 정도가 봉합사를 이용한 방법과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저희는 향후 임상의 가능성과 고등 동물의 복잡한 신경계에도 적용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영장류에 적용했고, 안정적인 신경 봉합이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향후 상용화할 경우에 대해서는 "신경봉합술은 신경 염증이나 종양의 절제, 장기 이식 등과 같은 수술에도 필요하므로 의료 현장에서 수술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며 "외상으로 인해 신체 일부가 절단된 응급환자들의 접합 수술을 위해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손 교수는 "접착력을 더 높이면 신경 외에도 혈관이나 힘줄, 인대 등 다양한 장기나 조직의 봉합에도 사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전시나 응급 상황에 사용 가능한 지혈 패치 등으로도 응용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성과는 체내에 직접 삽입하는 의료용품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체내 안전성 확인을 위한 비임상 및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 중견연구,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지난 1월 26일자로 온라인 개재됐다. 

태그:#한국연구재단, #신경봉합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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