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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最古) 역사를 자랑하는 여성단체 중 하나인 천도교여성회(회장 박징재)가 올해 3월 25일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다. 천도교여성회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천도교여성회100년사>를 간행하면서, 출판기념식도 함께 거행한다.

<천도교여성회100년사>는 200자 원고지 3000매에 달하는 분량으로 100년 동안의 천도교여성회 역사를 망라하였다. 창립기념식은 3월 25일(월) 오전 11시, 천도교중앙대교당(서울시 삼일대로 457)에서 개최되며, 출판기념식은 기념식 직후인 12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거행된다. 
 
천도교 제3세 교주인 의암 손병희의 부인인 주옥경은 1894년생으로, 1924년 천도교여성회(내수단)의 초대회장으로 역임한 이래, 10대에 걸쳐 회장을 역임하고, 천도교단 최고의 예우직인 종법사로 추대되었다.
▲ 천도교여성회 초대회장 주옥경 천도교 제3세 교주인 의암 손병희의 부인인 주옥경은 1894년생으로, 1924년 천도교여성회(내수단)의 초대회장으로 역임한 이래, 10대에 걸쳐 회장을 역임하고, 천도교단 최고의 예우직인 종법사로 추대되었다.
ⓒ 박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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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교여성회는 1924년, 천도교 제3세 교조이자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대표인 의암 손병희 선생의 부인인 수의당 주옥경(守義堂 朱玉卿, 1894~1982) 초대회장을 중심으로 당시 천도교단의 주요 여성들이 창립한 단체이다. 창립 당시 이름은 '천도교내수단(天道敎內修團)이며, 100년 동안 내성단, 내수회, 부인회 등의 이름을 거쳐 1968년부터 천도교여성회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전성기 때인 전국 1920년대 말에는 전국과 해외(북간도, 일본)를 통틀어 200여 개 지부에 3만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때도 있었으나, 현재는 전국 60여 개 지부 3천여 명의 회원을 망라하고 있다. 역대 임원은 초대회장 주옥경을 비롯하여 42대에 걸쳐 모두 20명의 여성회장(중임 또는 3연임 이상 포함)이 재임하였으며, 부회장 이하 임원 숫자만 1천명에 육박한다.
  
천도교여성회의 처음 이름인 내수(內修)는 천도교의 핵심 교리인 시천주(侍天主) 사상에 따라, 내 안(內) 모신 한울님 마음을 갈고 닦아서(修) "인내천 세상"을 이루는 주역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천도교여성회는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 그리고 6.25 전쟁과 근대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동안 안으로는 수도연성을 통해 독실한 신앙인이 되고, 밖으로는 인내천 세상을 건설하는 주역이 되는 여성 지도자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활동해 왔다.

일제 강점기에는 여성들의 의식계몽과 교육에 주력하면서 문화운동(의복과 생활 습관 개선 등)에 주력하였고, 해방 이후에는 사회봉사활동, 여성인권 신장 운동, 남북 천도교 여성 교류사업, 선열 선양사업, 수도원(修道院) 및 기념관 건립 사업 등 굵직한 대내외 사업을 전개해 왔다. 또한 대외적으로 (사)한국여성단체연합, (사)한국사회평화협의회,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여성위원회 등의 연합단체와 연계하는 등 종교 및 사회 평화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1931년 천도교여성회(당시 이름은 내성단)의 전국 대표대회에 참석한 천도교여성지도자들(천도교중앙총부 본관 앞)
▲ 천도교여성회(내성단) 전국 대표대회 참석자 일동 1931년 천도교여성회(당시 이름은 내성단)의 전국 대표대회에 참석한 천도교여성지도자들(천도교중앙총부 본관 앞)
ⓒ 천도교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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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교에서 여성운동은, 일찍이 동학을 창도한 수운 최제우가 노비를 해방하여 며느리와 수양딸로 삼은 실천을 몸소 실행한 것은 물론, 시천주, 즉 사람은 누구나 한울님을 모신 존재라는 가르침에 따라 남녀 평등한 조건에서 교리를 가르치고 수련에 임하게 한 데서부터 시작한다.

제2세 교조인 해월 최시형은 "베 짜는 며느리가 곧 한울님"이라고 선언하였으며, 또한 "부인(여성)은 한 집안의 주인"이라고 하고, 또 "구녀일남(九女一男: 남성 1명이 도통하는 동안 여성은 9명이 도통함)의 운수가 도래한다"고 하였으며, 또 "나(=최시형)는 부인(여성)도 스승으로 삼는다"고 하는 등 여성 존중의 교리를 설파하였다. 또한 동학의 향아설위(向我設位) 제사법은 나를 향하여 제사상을 차리는 혁명적인 제사법이고, 훗날 '청수 한 그릇으로 제사상을 차리는' 천도교 특유의 제사법으로 발전하였는데, 이 또한 과중한 제사문화에 시달리는 여성해방의 중요한 사례가 된다.

제3세 교조인 의암 손병희는 그때까지 이름이 없이 '○씨 부인' 등으로 불리던 여성들에게, 모두 이름을 짓도록 하였으며, 동덕여학교(오늘날 동덕여대) 등의 여학교를 운영 또는 지원하여 여성인재 양성과 계발을 위한 여건을 만들어나갔다. 이러한 바탕 위에 창립한 천도교여성회는 그 후 천도교내성단, 천도교내수회, 천도교부인회 등으로 이름을 바꾸어야 하는 시련을 거치면서, 1968년 '천도교여성회'라는 이름을 쓰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6.25 전쟁이 휴전을 하던 1953년 7월부터 3년간 특별기도를 마친 천도교여성회 지도자들. 앞줄 왼쪽에서 5번째가 초대회장 주옥경.
▲ 3년 기도를 마친 천도교 여성지도자들 6.25 전쟁이 휴전을 하던 1953년 7월부터 3년간 특별기도를 마친 천도교여성회 지도자들. 앞줄 왼쪽에서 5번째가 초대회장 주옥경.
ⓒ 천도교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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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주년 창립기념은 <천도교여성회100년사> 출판 기념식(봉고식)과 함께, "사진으로 보는 천도교여성회 100년사" "축하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한편 이번에 발간되는 <천도교여성회100년사>는 제1권 '본부 활동사'로서, 사륙배판 496쪽에 달하며, <천도교여성회100년사> 2권은 '지부(지역 교구의 천도교여성회) 활동사'로서, 내년에 출간할 예정이다.

<천도교여성회100년사>는 100년간의 천도교여성회 역사를 제1부에서 '여명기 - 창립기 - 시련기 - 재건기 - 준비기 - 성장기 - 개화기 - 전환기'로 시대 구분하여 시간 순으로 살피고, 제2부에서 '기념사업', '학술연구사업', '문화사업', '사회활동' 등으로 공시적으로 살피면서 천도교여성회 역사와 주여 여성 지도자들을 조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여성으로서 천도교 최고 예우직인 종법사(宗法師)에 초대회장 주옥경(1894~1982)을 비롯하여, 양이제(1892~1985), 차기숙(1899~1994), 최시영(1904~1992, 이상 환원), 조동원(1926~ 생존) 등 5명이 추대되었으며, 현재 천도교단의 유일한 종법사는 여성인 조동원 종법사(전 가리산수도원장)이다.
 
1924년 창립된 천도교여성회 100년의 역사를 담은 <천도교여성회100년사> 표지
▲ 천도교여성회100년사 1924년 창립된 천도교여성회 100년의 역사를 담은 <천도교여성회100년사>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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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징재 천도교여성회 회장은 "지난 100년의 천도교여성회의 역사는 곧 한국 여성운동 100년사이고, 다가오는 미래 100년을 살아가고 활동해 나갈 후학들에게 귀중한 지침이자 든든한 배경이 되어 줄 것입니다. 이 책은 과거를 기록하지만, 앞으로의 천도교여성회 100년을 다시 시작하는 선언문이기도 합니다. 훌륭한 것은 훌륭한 대로, 부족하고 아쉬운 순간들은 또 그것대로 미래의 귀감이 되고 훗날의 자산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앞으로 '지부 편' 발간을 위한 조사, 연구 활동과 아울러 통일의 그날을 대비하여 북한 지역 천도교 여성의 역사도 하루빨리 수집되고 통합되어 더 큰 '천도교여성회 역사'가 오롯이 완비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 천도교여성회(천도교내수단)가 창립식(=發會式)을 가진 날은 1924년 4월 5일지만, 그날이 천도교의 창도기념일(天日紀念日)인 관계로 이후 기념식은 '창립 준비회의'를 열었던 3월 25일에 거행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필자가 작성한 천도교여성회 창립 100주년 기념식 및 천도교여성회100년사 출판기념식 행사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하여 수정 보완한 것으로, 필자의 블로그(브런치)에도 게재합니다.


태그:#천도교여성회, #창립100주년, #주옥경, #모심,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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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문학연구소 대표, (사)방정환연구소 이사,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대표, 방정환도서관장, 개벽라키비움 코디네이터. 돌봄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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