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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야채 매장에서 대파 등 야채 물가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야채 매장에서 대파 등 야채 물가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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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민생 탐방을 나섰다. 요즘 물가는 천정부지라서 야채 가격들도 다 고공행진 중이다. 그런데 유독 대통령이 민생 탐방을 나섰을 때 3000원대를 형성하던 대파 가격이 875원이었고, 대통령은 이를 두고 합리적인 가격이라 말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현재 대통령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고 풍자하는 이미지도 돌아다니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대통령이 우파 좌파가 아닌 대파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했고, 국민의힘 이수정 대표는 대파 한단 가격이 아니라 한 뿌리 가격이라며 보기 민망한 쉴드를 치고 있다. 오늘 본 재미난 이행시는 대(통령)파(면)이었다.

2024일 04월 10일은 국회의원 선거날이다.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틀면 매번 정치 뉴스고 여론 조사 전화는 보이스 피싱마냥 집요하다. 여권은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달라는 모양새고 야권은 정권 심판을 외친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내 마음은 심드렁하다. 윤석렬 정권의 대파 875 실정에 지친 건 사실이지만 대안 세력도 딱히 보이지 않는게 사실이니까. 지금도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했지만 어떤 개혁적인 성과를 낸 건지 알 수 없다. 무능한 야당으로 부패한 야당이 심판될지도 의문이고.

당최 먹고 살 수가 없을 만큼 물가가 올랐다. 부끄럽지만 내 실수령 월급은 179만 원 정도다. 최저임금 수준이다. 그런데 요즘 한끼를 외식으로 사먹으려면 만 원은 거뜬하다. 이제 이 만 원의 천장도 언제 뚫릴지 알 수가 없다. 고기 값이 아닌 야채와 과일값까지도 아우성인거다. 평소에 3000원을 거뜬히 넘기는 대파가 대통령이 민생탐방했을 때만 875원인게 신기하다. 대통령 심기 경호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통령은 해외 순방도 잘 가고, 시장에 들러서 먹방도 잘한다. 이태원 참사 조차도 현장에 나가 사진찍기 정치를 해서 풍자가 많이 이뤄졌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부가 일을 하는 것이지 홍보 대행사마냥 사진 찍기 놀이를 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 어떤 사안이든 말로 큰소리치고 뒷수습은 타인들이 하는 것이 가부장적이고 술을 많이 드시는 여느 집 아버지가 떠오른다. 누구를 위한 정치이고 정부인가라는 물음이 절로 나온다.

최근에 기초수급 관련한 홍보를 보면, 최고로 급여가 많이 올랐다며 노래까지 부르며 홍보를 하던데 지금 물가에는 최저 수급비다. 게다가 기업과 부자의 법인세를 비롯한 여러 감세 정책은 또 어떻고. 거기다 과학 관련한 국가예산과 청소년정책 관련한 국가 예산은 죄다 삭감해 버린 것으로 안다.

대통령이 모르는 것은 대파 가격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부인이 받은 '디올 백'은 파우치라고 축소하며 인정상 마음이 약해서 받은 것이라 했다. 그때 처음 알았다. 뇌물 수수가 마음이 약해서 행하는 비리라는 것을. 사과하지 않는 대통령을 보며 국민을 바보로 아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얇아진 지갑과 천정부지 물가, 높은 금리와 부자 감세, 상대적 박탈감은 어디서 오는가? 과연 대통령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과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같은 나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나의 대파 가격은 3000원인데 대통령만 875원인 나라에 사는 것처럼.

4월 10일 총선에 바라는 것은 상대당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실제로 일을 하는 국회의원들이 뽑혔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내가 너를 심판하고, 다음에는 네가 나를 심판하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두려워했으면 좋겠다.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처럼 모든 주권이 국민에게서 나오는 것을 알고 일하는 정치인들이 많이 국회에 입성해서, 실제 물가가 대파 가격 875원으로 안정되는 그날이 오길 바란다. 

태그:#대통령, #대파값, #민생, #정치,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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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부산의 한 대학에서 학생상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글쓰기와 상담하는 일을 사랑합니다. 오마이 뉴스에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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