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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청 부근에서 22대 총선 수원시정 이수정 후보 등 수원지역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청 부근에서 22대 총선 수원시정 이수정 후보 등 수원지역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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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아니라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경기도 수원정 지역구에 출마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병원 치료를 권하고 나섰다. 최근까지 좋지 않았던 여당의 지지율 추이를 반전하기 위해 거친 표현까지 사용하며 총력을 쏟아붓는 모양새다. 현장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선명하게 엇갈렸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일, 한동훈 위원장은 수원시를 찾아 김준혁 후보의 막말 논란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그는 "제 입이 대신 더러워지겠다"라며 이화여자대학교와 관련해 '성상납' 주장만이 아니라, 그의 과거 발언들을 하나하나 짚었다. 한 위원장은 수원시민들에게 김 후보를 표로 심판해달라고 호소하는 동시에 같은 지역구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한동훈 "이대, 연세대 있는 신촌에서 사전투표 할 생각" 
 

한동훈 위원장은 당초 예정된 시각보다 10분가량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매탄4지구 중심상가 미관광장에 도착하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로부터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국민의힘으로 수원 살리기' 이름으로 진행된 집중유세 자리였기에 경기도 수원시 4개 지역구에 출마하는 여당 후보들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시간 때문인지 광장을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은 인파는 아니었다.

한 비대위원장은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연세대학교 등이 있는 신촌에서 사전투표 할 생각"이라며 "이대 하니까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데, 김준혁 후보가 여기 이수정 후보 상대로 나왔다"라고 김 후보의 논란을 연결지었다.

그는 "여러분 제가 수원시민께 이 말씀 정말 전해드리고 싶다. 김준혁 당선시켜 주시면 안 된다"라며 "김준혁을 당선시켜 주시면 그건 나중까지 계속 후회하시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분이 말을 실수로 한 게 아니잖느냐"라며 "이 분은 역사학자라는 이유로 이재명 대표에게 영입된 사람이고 공천받은 사람이다. 이 분은 자기의 직업적인 전문적 지식으로서 이런 막말들을 한 것이다, 공개적으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 민주당 역시 그 말에 동의하는 것이다. 민주당의 생각이 곧 김준혁의 생각"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러자 "맞습니다" "가만 두면 안 됩니다"라는 화답이 지지자들로부터 나왔다.

그는 "여러분의 입이 더러워질 것 같으니까 제 입이 대신 더러워질 것"이라며 위안부 관련 발언부터 스와핑, 지형을 여성의 신체에 비유한 발언 등을 나열했다. 이어 "6.25 참전해 도와준 사람들에게 고맙다 하면 사대주의다" "이재명 헬기 특혜에 대해 부산 의사들을 '미친 나라'라고 폄훼했다"라고도 꼬집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청 부근에서 22대 총선 수원시정 이수정 후보 등 수원지역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청 부근에서 22대 총선 수원시정 이수정 후보 등 수원지역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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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비대위원장은 "여러분 놀랍지 않느냐. 이게 다 김준혁이란 사람 한 사람이 공개적으로 한 이야기"라며 "이게 용납될 수 있는 이야기인가? 이 정도 되면 이 사람 머릿속엔 그 생각밖에 없는 거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여러분 이런 분을 수원에서 국회로 보내실 건가?"라며 "지금 이 분이 사퇴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선거구가 됐다. 바로 이곳 수원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식적이고 선량하고 법을 지키는 수원시민 여러분, 김준혁을 여러분이 사퇴시켜주시라. 여러분이 표로서 사퇴시켜 주셔야 한다"라고 외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또한 "차라리 이재명 대표에게 '바바리맨'을 공천하라고 해주시라"라며 "이게 뭐가 다르냐? 어린이들도 와 있는데 이런 세상 물러주실 건가? 저희와 함께 막아주시라"라고도 덧붙였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다음 유세 일정을 위해 자리를 먼저 옮겼다. 차량에 탑승하는 그를 향해 "한동훈 사랑해" "한동훈 대통령" 같은 외침이 나왔다. 이수정 후보가 유세차량에서 마이크를 잡았으나, 한동훈 위원장이 떠나자 현장에 있던 인원도 다소 줄었다.

선명하게 엇갈린 반응... "젊은 사람 정신차려야" vs. "이수정도 이상한 말"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청 부근에서 22대 총선 수원시정 이수정 후보 등 수원지역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청 부근에서 22대 총선 수원시정 이수정 후보 등 수원지역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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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있던 수원시민들의 반응은 매우 다양했다. 한동훈 위원장을 응원하러 왔다는 장년 여성은 "민주당이 아무리 수원을 우습게 봐도 그렇지, 어떻게 저런 사람을 후보로 보낼 수 있느냐?"라며 "나도 전라도 출신이고, 한때 데모도 좀 했었지만, 대체 어떻게 이재명과 조국을 지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 주변에는 다 국민의힘을 찍겠다고 하는데, 여론조사는 왜 그렇게 나오는지 모르겠다"라고 한숨 쉬었다.

그와 함께 있던 비슷한 연배의 지인은 "노무현 때까지는 나도 민주당을 좋아했지만, 지금의 민주당은 그때의 민주당이 아니다"라며 "젊은 사람들이 정말 정신차려야 한다. 나야 살 날이 얼마 안 남았지만, 결국 민주당 찍어주고 피해보는 건 젊은이들"이라고 말을 보탰다. 광장 근처 카페에서 나와 유세를 지켜보던 장년 남성 역시 "민주당 대표부터가 그렇게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인데, 후보는 오죽하겠느냐?"라며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내일 바로 투표하러 갈 것"이라고 분개했다.

반면,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한 중년 남성은 "한 번 둘러보시라. 다 나이 든 사람들밖에 없지 않느냐?"라며 "지지자들끼리 열심히 박수치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누군가의 막말을 지적할 자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평가했다. 

연설하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던 한 30대 남성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지지하는 건 아니다. 직접 온다고 하니까 궁금해서 보러 왔다"라며 "생각보다 연설을 잘하는 것 같지는 않다. 김준혁 후보의 막말을 문제 삼았는데, 이수정 후보도 '대파' 어쩌구 이상한 말 하지 않았느냐?"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가 대파 한 단 가격과 관련해 구설에 올랐던 걸 지적한 셈이다.

선택지를 고르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근처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중년 여성은 "원래는 민주당을 찍어왔는데, 이번 선거는 고민이 많이 된다"라며 "지금 국회의원 하고 있는 사람(박광온 의원)이 점잖고 좋았는데, 왜 저렇게 이상한 말 하는 사람을 공천했는지 모르겠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본투표까지 고민해보고, 결정을 못하면 그냥 투표하지 않으려고 한다"라며 "왜 하필 우리 지역구에 이상한 사람끼리 붙게 됐는지 속상하다"라고 말했다. 

태그:#김준혁, #이수정, #경기수원정, #한동훈, #410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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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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