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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경운동연합,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아래 세단체)은 2024년 백로 집단번식지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각 지역별 문제가 있는 곳을 순회하면서 현장 상황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청주 송절동 백로번식지를 찾았고, 전주의 덕진동과 효천동 백로번식지를 답사하고 지역상황을 공유하면서 문제점을 진단했다.

백로의 집단번식지 문제는 전국적으로 여러 지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대부분 백로를 쫒아내기위해 대규모 벌목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두 지역 모두 벌목이 있었지만 대응하는 지자체의 방식이 달랐다. 결국 벌목만이 해결책이 아닌 것을 엿볼 수 있었다(관련 기사: 청주 송절동 백로번식지 해결책, 전주에 있었다).

세 번째 답사지는 대전 카이스트에 위치한 구수고개 백로번식지였다. 지난 12일 찾은 현장에는 이미 많은 수의 백로들이 번식을 시작했다. 가장먼저 둥지를 튼 왜가리의 경우 새끼를 키워내고 있었다. 왜가리, 중대백로, 중백로, 쇠백로, 황로, 해오라기가 번식해오고 있다. 현재 황로를 제외한 5종이 번식을 시작했다. 환경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최대 번식지였던 카이스트 구수고개는 현재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지 못하다.

2016년부터 번식을 시작한 구수고개는 여러 차례 벌목이 진행되면서 구수고개 내에서 번식지를 이동하고 있다. 필자가 확인한 벌목은 2017년, 2021년 2023년 3차례 벌목이 있었다. 다행히 구수고개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떠나지는 않았지만 매번 진행되는 벌목으로 안정적인 번식지로서의 위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카이스트 내 기숙사와 인접해 번식하면서 소음과 악취 등의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벌목이 개체군의 축소로 이어진 것이다.  
 
벌목이 진행된  카이스트 백로번식지 현장
 벌목이 진행된 카이스트 백로번식지 현장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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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확인한 이후 카이스트 학생회관에서 인류세 연구소 성한아 박사(아래 성박사)와 카이스트 동아리 숲 신동엽 회장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성박사는 학생들과 함께 현장을 모니터링하면서 빅데이터를 구축하여 현 상황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이스트 기숙사 학생들의 핵심 민원을 파악하고 개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지만 벌목으로 이어지면서 시도하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는 왜가리를 대상으로 전체 둥지의 생활 상을 기록하고 있다고 마무리 했다. 다양한 연구활동에 세 단체는 기초 데이터를 시민들과 함께 만들고 이를 연구소가 분석하는 협업을 해나가는 것을 조율하기로 했다. 시민과학의 힘을 입증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대전에서는 카이스트(2000~2013년)와 충남대학교 궁동 근린공원(2013년), 남선공원(2014년), 내동중학교(2015년)에서 백로류의 집단번식로가 자리잡았고, 냄새·소음·배설·털 등으로 인근 주민과의 갈등이 심해져 모두 벌목이 이루어 졌다고 설명했고 2016년 카이스트 구수고개에 번식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상황을 감안하면 2024년에는 추가적인 벌목 없이 서식지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고, 시민들의 인식증진과 다양한 방식의 연구를 통해 공생의 가능성을 찾아 보자고 힘을 모았다.
 
간담회 이후 단체사진
 간담회 이후 단체사진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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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번식지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가 국내에는 없다. 집단번식지의 갈등이 발생하면 벌목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모자라, 환경부는 지난해 가마우지를 유해조수로 지정해 포획이라는 살생의 방법을 채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세 단체는 조사와 인식증진등을 통해 살생으로 귀결되는 대책이 아니라 실제 번식지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예산과 인력을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세 단체는 국내 세 지역의 사례를 정리하고, 일본 홋카이도의 공존 현장을 찾아 갈 예정이다. 향후 전문적인 조사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토론회 등을 통해 백로의 문제를 공론화할 예정이다. 나아가 번식지 갈등의 유형과 패턴 등을 분석 할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환경재단이 주최하고 현대자동차와 사랑의 열매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통해 백로와 인간의 갈등이 조금이라도 해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태그:#카이스트, #인류세, #백로, #왜가리, #번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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