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란이 14일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한 후 예루살렘 상공에 물체가 보이는 모습.
 이란이 14일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한 후 예루살렘 상공에 물체가 보이는 모습.
ⓒ 로이터/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처음으로 이란의 전면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설 것인가를 놓고 중동 정세가 시험대에 올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보복하라는 극우 연정의 강력한 요구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만류 사이에 끼어 고민하고 있다. 앞서 네타냐후가 바이든과 통화 후 보복을 철회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으나, 이스라엘 내각의 최종 결정은 나오지 않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현지 시각)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은 이르면 15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에 신속히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 당국자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승리했다는 기분을 느끼며 다시 거리를 두면서 확전을 제한할 출구가 생기길 바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강한 반격으로 자국과 다른 나라들을 더 광범위한 전쟁에 휘말리도록 할 것인지, 피해는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공격을 받아들이고 역내 안정을 위해 미국 등의 의견을 따를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이란 "정당한 자위권"... 이스라엘 "이란은 나치 정권"

이란은 전날 이스라엘을 향해 3백 대가 넘는 드론(무인기)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의 이슬람 공화국이 출범한 이후 이스라엘 영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이란이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자국 영사관이 폭격당해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의 고위 간부 등 7명이 숨지자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선언한 지 12일 만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먼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 회의에서 충돌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우리의 공격은 국제법이 보장한 자위권"이라며 "이란은 중동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사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대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라바니 대사는 "이란의 작전은 전적으로 이란 고유의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4.04.15
 사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대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라바니 대사는 "이란의 작전은 전적으로 이란 고유의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4.04.15
ⓒ AFP=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추가적인 군사 도발에 경고한다"라며 "이란은 국민과 국가안보, 주권, 영토를 방어하기 위한 단호한 결의를 가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오늘날 이란 정권은 나치와 다를 바가 없다"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안보리가 이란의 테러 행위를 규탄해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라며 "이란에 가능한 모든 제재를 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태블릿 PC로 이란의 미사일 공격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안보리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문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2024.04.15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태블릿 PC로 이란의 미사일 공격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안보리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문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2024.04.15
ⓒ AFP=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국제사회는 확전을 적극적으로 만류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금은 양국이 벼랑 끝에서 뒤로 물러날 때"라며 "안보리를 넘어 유엔 전체가 모든 관련 당사자를 참여시켜야 할 공동의 책임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강력한 동맹인 미국도 확전을 말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이날 화상회의를 한 뒤 공동 성명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면서도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설 경우에도 미국은 개입하지 않겠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여러 정황을 볼 때 미국과 이란 모두 확전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독자적으로 보복에 나서고, 이란이 또 대응하는 악순환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내부서도 이견... 네타냐후의 결정은?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쟁 내각 구성원이자 온건파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우리는 적절한 시기와 방식으로 이란이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며 당장은 보복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또한 "이스라엘은 이란에 맞서고, 이란은 전 세계에 맞서고 있다"라며 "이것이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활용해야 할 전략적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란에 보복하지 말고 국제사회 여론을 이스라엘 편으로 돌려야 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에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극우 인사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맹렬하게 보복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언급하며 "견제와 비례의 개념은 세상에서 사라졌다"라며 "중동에 억지력을 만들려면 영주(네타냐후 총리)가 미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스라엘 지도부의 다음 결정은 더 복잡할 것"이라며 "30년 넘게 충돌을 피해온 이란이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한 것에 대해 중동을 전면적인 전쟁에 빠뜨리지 않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놓였다"라고 전했다. 

라즈 짐트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은 새로운 단계"라며 "지금은 매우 부분적이고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게임의 규칙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그:#이란, #이스라엘, #중동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