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17일 오후 7시]
국립순천대학교가 전라남도가 추진하는 전남권 국립의대 유치를 위한 대학 결정 공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17일 공식선언했다.
국립목포대학교와 함께 의대 유치 경쟁을 벌여온 순천대의 공모 불참 선언은 이날 공정한 공모 추진을 거듭 약속한 김영록 전남지사의 대도민 호소문 발표 3시간 만에 나왔다.
국립순천대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순천대는 단일의대 선정을 위한 공모 계획 철회를 전남도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도내 갈등만 조장... 의대 선정 공모 권한 정부에 있어"
순천대는 전남도 주관의 의대 유치 대학 공모 불참 결정 이유를 크게 3가지로 제시했다. 전남도가 주관하는 공모의 경우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 갈등을 조장하고, 공모 결과에 대한 도민들의 수용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내세웠다. 의대 설립 공모 및 선정 권한이 정부에 있는 점도 공모 불참 이유로 제시했다.
순천대 관계자는 "명확한 법적 근거와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도민의 염원인 전남 의대 신설은 지역의 갈등을 초래하고, 종국에는 지역사회에 혜택이 아닌 재앙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며 "법적 근거가 없는 '단일의대 선정 공모계획'은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순천대 측은 이같은 내용의 대학 의사 결정은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회의장, 김문수 순천·광양·곡성·구례갑 국회의원 당선인, 이병운 순천대총장이 지난 14일 회동하고 합의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순천대의 입장 발표에 앞서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오전 도민 호소문을 내고 "제반여건을 감안하여 공모방식을 통해 추천대학을 선정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선정되지 않은 지역엔 균형발전을 위한 특단의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도 했으나, 순천대의 뜻을 돌리는 데엔 일단 실패했다.
앞서 목포대 역시 전남도의 공모 방침 결정에 강한 반발 의사를 밝혔다가, 전남도의 설득 끝에 반발 입장을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전남지역은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과 국립대학병원이 없는 상급 의료서비스 불모지역이다.
4·10 총선을 앞두고 지난 3월 14일 윤석열 대통령은 전남도청에서 가진 민생토론회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의 의대 신설 건의를 받고 "전남권 국립 의과대학 신설 문제는 먼저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 전남도에서 결정해달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20일 의료개혁 관련 브리핑에서 "의대가 없는 광역단체인 전남의 경우 지역 내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고 절차에 따라 신청이 이루어지면 정부가 신속히 검토하여 추진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전라남도는 당초 목포대와 순천대에 각각 의대를 설치하는 '공동의대' 설치를 추진하다, 대통령 민생토론회 이후 두 대학을 통합해 의대를 유치하는 '통합의대'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고는 지난달 18일 정부에 통합의대 신설을 신청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지난 2일 담화문을 내고 돌연 '통합의대' 설치 방침을 폐기했다. 대신 공모를 통해 특정 대학을 결정한 뒤 정부에 의대 신설을 건의하는 방안으로 방침을 변경했다.
갑작스러운 방침 변경 이후 전라남도 의회를 중심으로 갖가지 의혹이 생겨나고 있다. '용산 개입설', '차기 지방선거 고려설' 등이다.
전남도의원 일부는 지난달 21일 김 지사가 용산 대통령실을 비공개 방문한 뒤 방침 변경이 이뤄졌고, 도의회의 거듭된 설명 요구에도 전남도가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남도는 "의대 유치 관련 정부와의 협의는 당연한 일이다. 관련 사업을 추진하면서 차기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고려는 일절 없었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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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의대 유치 관련 담화문 발표하는 김영록 전남지사. 2024. 4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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