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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회 어린이날을 맞아 열리는 경남 함양어린이잔치한마당을 기념해 어린이들의 진심을 들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기자말]
위성초 6학년 김아린 어린이
 
위성초 6학년 김아린 어린이
 위성초 6학년 김아린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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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듣고 오느라 늦었다며 굉장히 정중하고 또렷하게 사과하는 김아린 어린이에게서 그 또래에서 느낄 수 없는 어른의 기운이 느껴졌다. 예의 바르면서도 활발한 경남 함양 위성초 6학년 김아린 어린이를 만나봤다.

- 굉장히 예의가 바르네요.

"아, 부모님께서 공부 못하는 건 용서해도 예의나 예절에 어긋나는 건 절대 안 된다고 가르치세요."

- 아린 학생은 어린이인가요?

"아니라고 생각해요. 10살이 넘어가면 청소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집에서는 막내고 오빠들이랑 나이 차이도 좀 나서 어린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해 인터뷰를 신청하게 됐습니다."

- 저도 위성초등학교를 나왔어요.

"제가 4학년 될 때 같이 다니던 저희 둘째 오빠도 6학년을 졸업해서 위성초등학교로 전학오게 됐어요."

- 어린이날에는 주로 뭘 해요?

"부모님과 함께 차박을 가거나 캠핑을 간다든가 집에서 시간을 보내요. 아무래도 놀이공원 가는 거는 이제 나이도 좀 아닌 것 같아서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 청소년이라서 놀이공원보다는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는 게 좋아요?

"놀이공원은 친구랑 가야 더 재밌어요."

- 기억에 남는 어린이날 풍경 있어요?

"한 가지 떠오르는 건 있어요. 유치원 때인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상림 어린이날 행사에 갔을 때 아이스크림이 있었는데 제가 너무 먹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안 사주셔서 살짝 속상했던 기분이 있었어요. 너무 먹고 싶었는데."

- 안 사주셨어요?

"솜사탕을 사주셨어요."

- 왜 그랬을까요?

"모르겠어요. 아직도 의문이에요. 아이스크림이 녹아서 그럴 수도 있고, 당시 위생적이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신 것 같아요."

- 어린이날 선물로 뭐 받고 싶어요?

"이번에 가족사진을 찍었거든요. 제 단독사진도 많이 찍고 그걸 어린이날 선물로 받아들여서 이미 받은 걸로 알고 있긴 한데 그래도 받고 싶은 게 있다면 수학여행 전에 휴대폰을 바꾸고 싶어요. 지금은 어머니가 사용하시던 휴대폰을 쓰고 있거든요."

- 어떤 휴대폰을 받고 싶어요?

"아이폰이요. 애들이 다 아이폰 사용하니까."

- 어린이날 하고 싶은 것 있어요?

"차박이요!"

- 차박 좋아하나 봐요.

"네, 좋아요. 얼마 전에도 엄마와 마라톤 같이 뛰고 나서 차박을 갔다 왔거든요. 보통 바닷가 근처로 가요."

- 엄마랑 친한가 봐요.

"네, 서로 친구 같은 사이예요. 그래서 서로 못할 얘기 그런 거 다 털어놔요. 저희 어머니께서 MZ세대 같아요. 요즘 말도 잘 알고 장난도 저보다 많이 쳐요."

- 부모님에게 하고 싶은 말 있을까요?

"앞으로 엄마 아빠 내가 사고 많이 칠 수도 있는데 감수 좀 해줘. 그래도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여행 같이 많이 가자. 사랑... 한다고는 안 할 거예요. 고마워."

함양초 6학년 설빛나 어린이
 
함양초 6학년 설빛나 어린이
 함양초 6학년 설빛나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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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서 선거운동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지만 주변 친구들의 활발한 홍보로 전교회장이 될 수 있었다는 설빛나 어린이. 조금 수줍어하다가도 다양한 이야기를 와르르 쏟아내기 시작했다.

- 빛나 학생은 어린이예요?

"어린이날이 조금밖에 안 남았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어린이예요."

- 지나면 어린이가 아니에요?

"그러면 청소년이요."

- 어린이날 기대돼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갖고 싶은 게 많아서 되게 기대가 됐었거든요. 근데 이제 뭔가 갖고 싶은 게 없어서 막 기대되지는 않고 그냥 쉬는 날이니까 그냥 좀 좋아요."

- 평소에 뭐가 재밌어요?

"애들 만나서 노는 거요. 노는 게 제일 재밌어요. 축구부 만나면 축구하고, 방송부 만나면 방송국 들어와서 떠들고, 주말에 애들 만나면 그냥 돌아다녀요."

- 보통 어디 가요?

"함양에 갈 곳이 없으니까 그냥 상림이나 롤리폴리(키즈카페) 가요. 그런데 나이 제한이 있어서 내년부터는 롤리폴리에 아마 못 갈 거예요. 원래 학교에 자주 오는데 주말에는 토요일 말고는 잠겨있거든요. 그래서 아쉬워요."

- 어린이날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저는 가족들이랑 놀이공원 같은 데 가보고 싶은데 어린이날에는 사람이 많잖아요. 근데 그래도 가고 싶어요."

- 어린이날 선물은요?

"받고 싶은 건 없는데 굳이 준다고 하면 계좌나 현금을 주셔도 되는데."

- 만약에 일주일 용돈의 두 배 이상인 5만 원을 받으면 어때요?

"근데 저희 집은요. 5만 원 이상은 무조건 저금해야 해서 아마 현금이 아니라 계좌일 것 같아요. 계좌로 받으면 토스 앱에 저금하는 게 있는데 거기다가 한 3만 원 정도는 비상금으로 빼두고 2만 원은 놀러가서 쓸 것 같아요."

- 보통 뭐하고 놀아요?

"점심으로는 마라탕 많이 먹고요. 간식으로는 토스트도 사먹고요. 다른 친구들은 거창이나 진주에 놀러 가기도 하는데 저는 함양이 더 좋아요."

- 왜요?

"거창이나 진주가 물론 더 좋지만 조금 더 좋은 거니까 그 돈 주고 갈 필요는 못 느끼겠어요."

- 스스로 자신있는 거 있어요?

"서예에서 글 쓰는 걸 하는데 그중에서도 캘리그라피에 조금 자신 있어요."

- 부모님에게 고마웠던 거 있어요?

"엄마랑 아빠가 저 원하는 옷을 평소에 안 사주다가 갑자기 사주는 거예요."

- 최근에요?

"최근은 아니고 좀 됐는데 제가 서예 나가서 상을 받은 이후로 뭔가 잘 사주는 느낌이 들어요."

- 그럼 반대로 서운한 거 있어요?

"많죠. 제일 최근에 영어학원에서요. 제가 단어를 못 외워가지고 단어를 30개 중 12개 밖에 못 맞혔어요. 안 외운 게 아니라, 외우려고 했지만 못 외운 거거든요. 마침 그날 숙제가 많았어요.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 영어 선생님이랑 엄마랑 전화를 한 거예요. 그래서 변명하지 말라고 혼났어요."

- 영어 단어를 못 외웠어요?

"그날 제가 휴대폰을 좀 하긴 했는데, 사실 그거 한다고 못한 것도 있고... 그리고 동생이랑 싸우면요 엄마는 무조건 걔 편만 들어주고 저한테는 뭐라 하고 동생은 넘어가주고 그래요. 이건 비밀인데 아빠는 절 좀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빠는 동생 앞에서는 걔가 제일 좋아하는 척 해서 잘 숨겨요."

- 아빠는 빛나 학생 편이네요?

"무조건!"

- 부모님에게 하고 싶은 말 있어요?

"많이 혼나도 감사해요. 다 고맙죠. 제가 이상한 짓 해도 안 쫓아내고요. 근데 사랑하니까 뭐 그런 이유에서 용돈을 조금 올려주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안 올려줘도 상관은 없고..."

위성초 5학년 박준혁 어린이
 
위성초 5학년 박준혁 어린이
 위성초 5학년 박준혁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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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이면 초등학교의 최고존엄인 6학년이 되기 1년 전일텐데, 생각보다 더 개구쟁이 같은 친구가 교무실로 들어왔다. 인터뷰가 흥미로운 듯 상기된 표정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 곧 어린이날인데 어때요?

"설레요!"

- 왜요?

"어린이날에 선물 받아서요!"

- 지난해에는 선물 뭐 받았어요?

"만화책이요!"

- 올해에는 어떤 거 받고 싶어요?

"만화책이요!"

- 재밌게 본 만화책 있어요?

"<설민석의 한국사>요! 만화책 같은 제목은 아닌데 만화예요."

- 선물로 받고 싶은 만화책은요?

"코드 네임도 받고 싶어요. 첩보 만화책이에요."

- 집에 만화책이 몇 권 정도 있어요?

"50권이요!"

- 어린이날에 하고 싶은 거 있어요?

"가족이랑 다 같이 놀이공원에 놀러가고 싶어요."

- 가 본 곳 있어요?

"대전에 있는 오월드요. 공중그네랑 미니자이로드롭 탔어요!"

- 가면 사람이 너무 많지 않을까요?

"많이 기다리면 그만큼 오래 있으면 돼요."

- 자신 있는 거 있어요?

"수학이요!"

- 만화책 읽기는 자신 없어요?

"만화책 읽기는 저보다 만화책을 잘 읽는 누나가 있어요. 사촌누나요."

- 부모님과 친해요?

"네, 친해요. 부모님이랑 보드게임도 하고 배드민턴도 해요."

- 부모님에게 서운한 거 있어요?

"동생은 안 혼내는데 저만 혼내요."

- 그럼 부모님에게 고마웠던 건요?

"누구를 괴롭히는 친구가 있었거든요. 그 친구 뒷담을 했는데 같이 이야기를 해준 게 고마웠어요."

유림초 4학년 김다영 어린이
 
유림초 4학년 김다영 어린이
 유림초 4학년 김다영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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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는 내용도 모르고 급하게 내려왔다는 유림초등학교 4학년 김다영 어린이. 지난해 경남에서 1등을 하고 서울에 올라가 전국 3등을 했던 어린이연극의 배우다. 위성초등학교와 함양초등학교와는 다른 유림초등학교의 학생을 만나봤다.

- 학교가 재밌어요?

"네 재밌어요. 언니들이랑 뛰어놀고 체육관에서 술래잡기 하는 거 좋아해요."

- 다른 어린이들은 보통 학교가 재미없대요.

"저는 위성초에 다니다가 하동에 갔다가 다시 유림초에 왔는데 여기가 제일 좋아요. 사람이 적어서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많아 좋아요."

- 다영 학생은 어린이에요?

"어른이에요."

- 왜요?

"언니들이랑 노는 걸 좋아해서 조금 어른스러워졌어요." 

- 5학년, 6학년 언니들이랑 놀아요?

"중학교 언니들이랑도 많이 놀고 그래요. 학교 다니던 선배님들이랑 주말에 버들채에서 놀아요."

- 어린이날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친구들이랑 다 같이 행사장에 가고 싶어요. 그런데 애들이랑 못 놀까봐 걱정돼요. 애들이 시간이 많이 없을 거 같아요."

- 놀이공원 같은 곳은 어때요?

"5월 1일에 학교 현장체험학습으로 놀이공원에 가서 괜찮아요."

- 지난해 어린이날에 어떤 선물을 받았어요?

"아이브 앨범을 받았어요. 케이팝 좋아해요."

- 이번에는 선물로 뭐 받고 싶어요?

"애들이랑 노는 거요. 저는 애들이랑 놀고 싶은데 학교 마치고 나면 남자애들은 보통 휴대폰이 없거든요. 그리고 학원 가는 애들이 많아서 톡을 못해요."

- 자신있는 거 있어요?

"춤이랑 노래요!"

- 춤은 어디서 배웠어요?

"지난해 댄스부가 있어서 거기서 배웠어요. 올해는 인원이 없어서 없어졌어요. 끝나면 랜덤플레이댄스도 하고 그래서 좋았는데 아쉬워요."

- 부모님에게 고마웠던 적 있어요?

"옛날에 오빠가 튜브 타고 놀고 있는 저를 밀었는데 그때 아빠가 달려와서 저를 구해줬던 적이 있어요."

- 반대로 부모님에게 서운했던 적은요?

"없어요." 

- 조금도?

"하나도 안 서운해요. 그런데 오빠들은 서운할 거 같아요. 늘 제가 막내니까 사랑을 듬뿍 받아서 오빠들은 서운할 거 같아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립니다.


태그:#어린이날 기념 인터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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