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22명 죽음, 선거 국면에서 왜 공방 안 되나"

"한 사업장에서 3년 동안 22명이 죽어나갔다. 이보다 더 정치적인 사건이 어디있나. 그런데 선거 국면에서 이 문제가 공방이 안 된다. 여야 공히 이 문제가 득표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문제가 배제되고 있다."

비 내리는 대한문 앞. 2009년 정리해고 이후 숨진 동료와 가족들의 넋을 기리며 6일째 분향소 앞을 지키고 있는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 기획실장은 울분을 토했다. 김정우 쌍용차 지부장과 함께 총선버스에 오른 이 기획실장은 "다들 이명박 정부 심판을 이야기하는데 (저도) 동의를 한다, 다만 그 내용이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된다면 이명박을 넘어선 이후의 모습은 어떠할 것인가라는 지점이 고민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 30일, 쌍용차 해고노동자 이아무개(36)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쌍용차 노조는 49재가 치러질 때까지 '풍찬노숙'하며 대한문 앞 분향소를 지킬 예정이다. 이날 분향소에는 비닐 천막이 쳐졌다. 이 기획실장은 "해고된 노동자와 가족들이 22명이나 죽어나간 것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분명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표일을 하루 앞둔 4월 10일, 쌍용차 김정우 지부장은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한 나라에서 한 지역에서 무려 3년이 채 안 된 시간에 나의 동료와 가족 22명이 운명을 달리 했다. 이런 나라. 이런 정부에서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겠나. '함께 살자'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시키고 끝내 테러로 진압한 정부를 이제는 심판하자"면서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내일 투표에서 올바른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이종호 | 2012.04.11 00:03

댓글

이종호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최신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