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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기다리던 메시아가 온다'고 들판을 누비며 외치던 세례요한, 그는 오직 메시아 예수탄생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이 땅에 왔으며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며 그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는 처참함 속에서도 텅빈 들판을 향해 외쳤다. "나는 소리요. 빈들에서 외치는 소리요. 메시아를 예비하라고 외치는 소리요."

영상도시 메카 전주를 모토로 지난 4월까지 2회가 열린 전주국제영화제, 그러나 '국제'라는 꼬리가 무색할 정도로 동네잔치에 그치고 있다는 냉엄한 비판도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바로 그곳에 영화라는 메시아가 지방의 변방도시 전주에도 그 작은 싹을 틔울 수 있다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빈들에서 외치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레스페스트 전주 사무국장인 김정석 씨.

그가 레스페스트영화제를 전주에 유치하기 위해 맨발로 뛰어다닌 얘기를 담담히 풀어낼 때 나는 신약성서에 나오는 세례요한이 떠올랐다. 그를 세례요한에 빗댄다는 것이 지나친 비약으로 여겨질 지도 모르겠으나 세례요한과 그와는 '뭔가에 미쳤다'는 점과 그들의 외침이 일반인에게는 공허한 메아리로 들리고 있다는 공통점은 가지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워크숍 1기생으로 지난해 1회 전주영화제가 끝난 후 한 가닥 희미한 가능성만을 부여잡은 채 전주시민영화제를 꾸리는 그를 보며 많은 사람들은 '무모한 젊음의 도전'이라 치부했었다. 그러나 그는 시민영화제를 무사히 마쳤고 올해 또다시 레스페스트영화제 전주유치라는 무리수를 과감히 실행에 옮기고 만다.

레스페스트 영화제를 전주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수천 만 원의 재원이 필요했고 이를 충당하기 위한 후원을 받기 위해 전북도내 기업을 여럿 기웃거렸으나 결과는 하나같이 문전박대였다. 그러나 그는 일반인들에게 이름마저 생소한 레스페스트 영화제를 홍보하기 위해 학교축제라는 축제는 모조리 쫓아다니며 시사회를 열었고 심지어 한 대학교 앞 라이브주점에 무료아이디카드를 상품으로 내건 홍보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레스페스트영화제 전주투어의 의미에 대해 김정석 씨는"국제영화제가 전국체전이라면 레스페스트는 올림픽이다. 이번 레스페스트 전주투어는 디지털 영화제를 표방하는 전주국제영화제가 그 근저를 튼튼히 할 수 있는 영화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본다"며 "전주국제영화제라는 씨앗이 이미 뿌려졌다면 이 영화제는 여기에 비료와 촉진제를 주는 것이며 세계 14개 도시에서 순회 상영하는 레스페스트가 전주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한다.

그는 또 "이 영화제야말로 제작, 교육, 상영의 삼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어 지역내 영화 제작인력들에게 제작의욕을 북돋우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김정석 씨는 "레스페스트 전주투어의 성과는 내년에 또 전주에 이 영화제를 유치할 수 있지 여부의 바로미터가 된다"고 말하고 "2회 전주투어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상영장을 찾아주는 것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영화에 미친 한 젊은이의 도전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1일부터 시작해 3일까지 열리는 레스페스트 전주투어의 결과에 달려있다. 과연 그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레스페스트영화제 홈페이지 안내 : www.reskorea.com

덧붙이는 글 | 레스페스트는 95년 'The Low Resolution (저해상도) Film Festival' 이란 이름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조그만 아트갤러리에서 100여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첫회가 열렸습니다.

  이후 영화제가 지향하는 바에 많은 작가와 관객들이 호응, 곧 전세계의 디지털 작품을 소개하고 교류하는 영화제로 성장하였습니다. 현재는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시카고, 뉴욕, LA, 몬트리올, 런던, 도쿄, 오사카, 서울등 세계도시를 순회하며 열리는 '투어 영화제'(International Touring Film Festival)로, 각국의 관객과 작가들이 동시대를 공유하며 참여하는 행사로 발전하였습니다 

 10월 25일 부터 28일까지 서울 호암아트홀에 이어 11월1일 부터 11월 3일까지 전주 전북대 건지아트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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