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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시 덕천면 하학리에 황토현 전적지에 터잡은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최초로 농민군이 승리를 거두었던 황토현 전적지에 건립된 기념관이다.
 
구 기념관을 대체해 2004년에 세워진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은 1층과 2층으로 이뤄진 전시관을 개관하여 동학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1층 전시실은 기획전시실과 체험공간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종 자료는 2층 전시실에 집중적으로 전시돼 있다. 이곳에는 현재 사발통문 등 11종 159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고 한다.
 
조선 고종 17년(1880)에 최시형이 교조인 최제우의 유문(遺文)을 모아 편찬하고 간행한 <동경대전>. 크기가 다른 책 두 권이 겹쳐 놓여 있다. 짐작컨대 크기가 작은 책은 휴대용이었던가 보다.
 
농민군은 어느 순간에 저 경전을 읽었을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삭히고자 틈틈이 경전을 읽었을 농민군을 떠올리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동학교단에서는 많은 가사 가운데 하나인 용호대사라는 미지의 인물이 지은 <궁을가(弓乙歌)>등 포교 가사집들. 아마도 농민군들은 지금 군인들이 군가를 부르듯이 이런 '궁을가'를 부르며 용기를 북돋웠으리라.  
 
이 문서는 주한프랑스공사 르폐브르의 권고로 흥선대원군이 1894년 9월 24일 동학농민군에게 보낸 회유문이다. 대원군은 동학농민군에게 농민군을 떠나 생업에 복귀하면 처벌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이 자료는 농민군과 대원군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나주 행사가 발급한 물침첩이다. 물침첩이란 동학농민혁명 직후 혁명에 가담했던 농민군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폐단이 발생하자 이를 방지하고자 발급해준 일종의 증명서류이다.  
 
능주 부춘면에 거주하는 홍우전은  동학에 가담하지 않았으므로 절대로 침탈하지 말라고 써 있다. 저 물침첩 한 장이 생사를 갈랐을 것이니 '증명서류'가 아니라 가히 생사여탈증이라 할만 하다.
 
이 문서는 전라관찰사 겸 위무사가 남원 오지리에 사는 한학모에게 발급한 통행증이다. 물침첩이나 통행표를 보면 당시의 살벌했던 정황을 상상할 수 있다.
 
 
금고는 글자 그대로 쇠북이다. 금구 또는 반자로도 불리는데 원래는 절에서 사람을 모을 때 쓰던 법구이다. 재질은 청동으로 만들었으며 납작한 원반형으로 뒷면을 넓게 뚫어 공간을 두었다. 특별한 문양 없이 단순화한 전형적인 조선시대 후기 금고이다.
 
평화시에는 악기지만 전쟁시에는 무기가 된다. 그러고 보면 삶의 유전이 꼭 사람에게만 있는 고유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정읍 입암산성 별장으로 있던 이춘선이 받았던 교지이다. 이춘선은 태인 전투에 패한 후에 동학농민군을 해산하고 1894년 11월 29일 입암산성으로 피신해온 전봉준을 하루 동안 머물게 하였다.  
 
그 일로 인해 후일 그는 일본군에 의해 총살 당했으며 그의 아들 이경칠은 일본군에 끌려가 극심한 고문을 당했다고 한다. 이춘선의 경우를 보면 당시 관군측에도 동학의 대의에 심정적으로 동조하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교지는 이춘선의 손녀 이철규가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기증한 것이다.
 
 
<갑오군공록>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을 진압하고 토벌하는 과정에서 공을 세운 사람들에 관한 기록이다. 모두 400여 명의 이름이 그들의 직위와 전공 등이 함께 기록되어 있다. 이 자료는 동학혁명 당시 각 지역별 농민군의 활동상황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또한 동학혁명에 대한 관변측의 인식이 어떠했는가를 잘 보여준다. 책 크기는 가로 26.2× 세로 18.7cm.
 
<전봉준공초록>은 전봉준이 체포된 후 다섯 차례 진행된 전봉준에 대한 법정 심문 기록이다. 법부아문의 재판관과 일본 영사가 배석한 가운데 1894년 2월 9일부터 3월 10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심문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부나 일본측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궁하고 있는 것이 1894년 농민운동과 흥선대원군과의 관계이다. 갑오동학혁명의 원인 및 경과, 농민군의 인적 구성, 전봉준과 동학의 관계, 동학의 교리 ·조직 ·교세 및 농민운동에 미친 영향 등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두 책 모두 원본은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보관돼 있다.
 
체계적이고 통일된 관리 절실
 
현재 동학 관련 자료나 유물은 현재 전주시 민간위탁시설인 전주역사박물관과 천도교에서 운영하는 동학혁명기념관, 그리고 이곳 황토현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의 전시실 등 세 곳으로 분산, 전시하고 있다. 
 
특히 천도교에서 건립한 전주시 풍남동 동학혁명기념관은 사진·서책·문서 등 총 4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되고 있으나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전시물들이 급속히 노후화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정읍 지역에 동학혁명을 주제로 한 소박한 박물관을 지어 통일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건 어떨까 싶다. 그리되면 동학혁명에 관심있는 시민이나 학생들이 이곳 저곳으로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될 터이니 시간이나 경제적 낭비가 지금보다는 훨씬 적어지지 않을까.

태그:#동학농민혁명기념관의 전시물들 , #황토현 , #정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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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을 지향하는 눈(眼)과 한사코 사물을 분석하려는 머리, 나는 이 2개의 바퀴를 타고 60년 넘게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나는 실용주의자들을 미워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게 내 미래의 꿈이기도 하다. 부패 직전의 모순덩어리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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