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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 찾은 만리포 해수욕장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시꺼먼 기름과 머리가 지근지근 거릴 정도의 악취까지 도사리고 있었다.

 

만리포 해수욕장을 향해 가는 길. 초입부터 검은 기름들이 여기저기서 발견이 되었다. 자원봉사자, 군·관 주민들이 분주히 기름 제거를 해 보지만 밀려오는 기름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망연자실 바다만 쳐다보고 있는 해수욕장 주위의 상인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 버렸다,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울분을 터트리고 있었다.

 

대선과 맞물려 가끔 찾아오는 대선 주자들과 정치인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소리도 들린다. "차라리 오지 말지…. 더 정신만 없이, 사진만 찍고 가느니 오지나 말지" 한 주민의 볼멘소리다.

 

피해 지역도 점차 넓어져 가고 있다. 직접 돌아본 곳은 만리포 해수욕장, 파도리 해수욕장, 파도리 양식장, 신두리 해수욕장이다. 그러나 직접 지원을 받는 곳은 기름 제거에 군·관 자원 봉사자들의 많은 도움을 받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있었다.

 

파도리 해수욕장은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기름 제거를 하고 있었다. 나이가 지긋히 많은 마을 주민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체계적이지 못한 정부 관리에 분이 터진다. 왜, 알려진 곳만 기름 제거를 하고 여기는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는지 원…."

 

이곳 주민의 이야기다.

 

배를 타고 파도리 양식장을 둘러 보았다. 양식장 어민은 "식용으로는 못해요. 이미 보도가 나가고 기름 이야기만 나와도 누가 먹겠어요. 삶의 터전을 잃어 버렸어요. 이건 다 폐사 시켜야 합니다. 막막합니다"라며 그래도 조금이라도 기름을 제거해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환경 문제였다. 한 마리씩 나오는 기름 묻은 철새들.

 

"처음 기름에 노출된 새들을 발견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치료하여 재활이 어느 정도 가능 합니다. 지금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지켜보고 있지만 큰 일입니다. 재앙입니다."

 

서산 환경운동가의 이야기다. 오늘 발견이 되었다며 민물 가마우치를 꺼내왔다. 이미 죽은 상태로 악취가 많이 나고 있었다.

 

일요일과 월요일 이틀간 본 태안 앞바다. 일요일에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주었지만 월요일 평일에는 기름 제거하는 모습이 한산했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절실한 때이다.


태그:#태안반도 기름유출 , #기름유출, #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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