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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의 대운하를 중심으로 즐비하게 서있는 건물들
▲ 베네치아 베네치아의 대운하를 중심으로 즐비하게 서있는 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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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관광도시 중 하나인 베네치아. 이곳에서는 도통 자동차를 볼 수가 없다. 주요 건물과 건물 사이, 그리고 섬과 섬을 연결하고 있는 것은 회색의 아스팔트가 아닌 녹색빛깔의 대운하이기 때문이다.

대운하 주변의 주요 섬에 가게 되면 승용차를 볼 수는 있지만 그 수가 그리 많지 않아 한적한 시골처럼 조용하고 여유가 넘친다. 자동차로 움직일 수 있는 영역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바포레또, 친근하고 소박한 친구

주요 교통수단은 역시 ‘바포레또’와 곤돌라일 수밖에 없다. 이중 수상버스인 ‘바포레또’는 베네치아를 여행하는 관광객의 발이 되어 줄 친구와 같은 존재다. 버스의 노선을 파악해 가장 효율적인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상버스 정류장 내부(왼쪽 아래)와 버스를 타고 바라본 풍경들
▲ 베네치아 수상버스 정류장 내부(왼쪽 아래)와 버스를 타고 바라본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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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의 주요 관광지와 인근 섬에 갈 때면 값비싼 택시 ‘곤돌라’ 보다는 수상버스 ‘바포레또’를 이용하기 마련. 국내에서 택시 대신 버스를 이용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하루하루 쪼들리는 여행경비 때문에 쉽사리 ‘곤돌라’에 눈길이 가지 않았다.

대운하를 가로지르는 동안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과 몸을 부대끼며 주변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쏠쏠하다. 간혹 ‘곤돌라’를 타고 손을 흔드는 관광객들을 보노라면 부럽기도 했지만 대운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그들의 모습 자체도 구경거리였다.

2006년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이탈리아답게 축구 유니폼을 입은 어린이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이들 역시 운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양이다. 익살스럽고 장난기 어린 아이들에겐 남다른 자부심 같은 것이 보여 한동안 그들의 모습을 바라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리알토 다리의 모습
▲ 베네치아 리알토 다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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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상징, 리알토 다리

산타루치아 역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바포레또’에 몸을 실었다. 역 주변만으로도 감동을 선사한 베네치아는 도대체 어떤 곳일까?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가득 찼던 것 같다. 첫 행선지는 리알토 다리로 정했다. 이곳에 내려 싼 마르코 광장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이동하는 동안에도 여러 풍경이 눈에 들어왔는데 영화 ‘이탈리안잡’에서 봤던 장면들을 생각하며 풍경을 바라보니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지금도 운하가 넘치면 곧잘 잠길 정도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하지만 직접 확인한 베네치아는 평온하기만 했다.

베네치아의 또 다른 상징인 리알토 다리는 베네치아를 가로지르는 대운하 중에서 가장 폭이 좁은 곳에 놓인 다리라고 한다. 짧은 다리지만 가운데가 높게 솟아 있는 백색의 리알토 다리는 규모와 상관없이 웅장하고 기백이 넘쳐흘렀다.

리알토 다리 주변에서 맥주를 즐기는 관광객들
▲ 베네치아 리알토 다리 주변에서 맥주를 즐기는 관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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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주변에는 많은 택시정거장이 즐비했고, 특히 강가 주변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특히 야외에서 맥주 마시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던 친구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같이 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도보로 즐기는 섬세한 관광

리알토 다리에서 싼마르코 광장까지는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아무리 힘들고 지쳤다 해도 딱히 걸어가는 거 외에는 방법이 없다. 계속해서 좁은 골목은 수많은 관광객들로 가득 차 있으며 불과 3~4미터 떨어진 건물과 건물 사이에도 강물이 가로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싼마르코 광장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 거리는 수많은 명품들로 가득해 관광객들의 지갑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특히 베네치아의 상징인 가면과 유리공예품들이 저마다 광채를 뽐내고 있다.

좁은 골목 사이에도 이처럼 강물이 흐르고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 베네치아 좁은 골목 사이에도 이처럼 강물이 흐르고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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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곳곳에는 베네치아의 상징인 가면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 베네치아 거리 곳곳에는 베네치아의 상징인 가면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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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격도 매우 다양한데 한 곳에서 비교적 싼 물건을 봐 두고 다른 곳에 가면 더 비싸고 화려한 물건이 유혹하는 식이다. 길을 지나칠수록 눈높이는 한없이 높아져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랄까. 눈높이가 너무 높아진 필자는 결국 기념품 구입을 포기하고 말았다.

지도? 없어도 상관없어요!

이곳에서 재미난 것은 골목마다 붙어있는 이정표다. 사실 리알토 다리에 내린 순간부터 지도는 꺼낼 필요가 없었다. 어디 어느 곳에 가든 싼마르코 광장 방향과 리알토 다리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기 때문이다. 조금 다른 길로 빠져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결국엔 싼마르코 광장에 가게 되어 있으니 참으로 편하고 여유롭게 관광을 할 수 있었다.

15분 걸린다는 여행 안내책자와 달리 곳곳의 상점들을 구경하느라 4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곳에서 가장 주의 할 점은 역시 충동구매. 그러나 적당한 물건을 잘 골라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한다면 좋은 추억을 남기리라 확신한다.

산마르코 광장 방향을 표시하는 이정표
▲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방향을 표시하는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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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송고됐습니다.



태그:#베네치아, #리알토 다리, #싼마르코 광장, #바포레또, #곤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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