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울산지역 9개 여성단체가 2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울산지역 9개 여성단체가 2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박석철

관련사진보기


지난 2001년 1월 29일, 정부조직법 제42조에 의해 여성부가 신설되자 울산지역 50여 개 여성단체들이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이들은 당시 시내 곳곳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지역 여성의 복지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반겼다.

딱 7년이 지난 현재 여성부, 현 '여성가족부'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일부 단체만이 이를 반대할 뿐, 대다수 울산지역 여성단체들은 이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 여성부 탄생을 반기던 그때와 너무도 다른 입장이다.

이들 일부 여성단체들인 울산여성회, 울산YWCA 등 9개 단체는 2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가족부의 존치와, 더 나아가 그 영역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자신의 약속을 망각한 이명박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규탄한다"며 "오는 4월 총선 때 여성가족부 존치를 천명하면서 정부조직개편에 반대하는 정당과 후보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우리나라 여성 권한은 여전히 세계 하위권"이라며 "여성의 정치·경제적 참여와 의사결정권, 2007년 UNDP 여성권한척도 64위 등을 봐 여성가족부를 폐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일부 분야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하기에 전체 여성의 권익이 향상되었다거나, 성평등이 모든 분야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여기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여전히 여성은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지위가 열악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여성단체들은 이날 이명박 당선인에게 질문을 던졌다. 즉 "경제대국 진입만이 한국사회 발전을 가늠하는 올바른 척도인가"라고 물은 것.

그러면서 이들은 "여성권한척도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성별영향평가, 성인지예산 제도 시행, 성평등교육 등을 전담하는 여성정책 전담부서는 지속·강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여성과 가족 정책에서 보다 섬세한 전략수립 및 집행이 필요하며 이를 추진하기 위해 여성정책 전담부서는 유지·강화되어야 한다"면서 "아동과 가족에 대한 사회적 지원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도 여성정책전담부서는 존치·강화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여성단체들은 지역 여성정책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서라도 여성가족부는 존치·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성정책전담부처가 신설된 이래, 지방자치단체가 시행착오를 거치가며 여성·가족정책 담당 인력을 확보하고 세부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성가족부를 통폐합하면 그동안의 성과를 저평가하는 것이라는 견해이다.

이들은 "특히 수도권보다 보육시설, 여성편의시설, 돌봄서비스 등 사회적 자원이 부족한 지역의 경우, 여성가족부 존치·강화가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여성단체들은 또 대선 당시 약속한 여성가족부 존치를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2007년 11월 열린 여성계 주최 대통령후보초청 여성정책토론회에서, 한나라당·대통합민주신당·민주노동당 등 토론회에 참여한 모든 정당 후보들은 여성가족부 존치와 성평등 정책기구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며 "각 정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여성가족부 통폐합이 포함된 정부조직개편(안)을 부결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9개 여성단체 외 보수적 성향의 울산지역 여성단체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성단체 연합체인 울산여성단체협의회는 여성부 존폐에 대해 아무런 말도 못하는 것. 여성단체협의회 관계자는 22일 "여성가족부 해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이 없다"고만 말했다.

한편 이날 여성가족부 폐기 규탄 기자회견에 참여한 여성단체는 울산YWCA, 울산여성회, 울산여성의전화, 울산상담소시설협의회, 민주노총울산본부 여성위윈회, 시각장애인여성회, 여성교육문화센터, 전국여성노동조합 울산지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여성가족부 폐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