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회가 되면 조·중·동에게 묻고 싶다."

 

21일 한 강연회에서 오동운 MBC <PD수첩> PD가 내뱉은 말이다. 차분한 말투였지만, 그의 말에서 <동아일보><조선일보>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강하게 느껴졌다.

 

오 PD는 이날 오후 3시 30분 서울 흑석동 중앙대 대학원 국제회의실에서 1시간 동안 열린 '광우병 쇠고기의 진실, 그 못다한 이야기'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근거 없는 비난을 왜 들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근거 없는 비난'이란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가 이날 치 조간신문에서 일제히 사설을 통해 <PD수첩>을 성토한 것을 가리킨다. 이에 대해 오 PD는 "조중동은 부끄러움이 모르는 언론"이라고 비판했다.

 

언론중재위 결정 오독한 조중동, <PD수첩>에 공세

 

조중동이 이날 일제히 <PD수첩>을 비판한 것은 20일 언론중재위원회가 MBC <PD수첩>이 방영한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 안전한가?' 편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의 입장이 반영된 보도문 방송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조선>은 'MBC <PD수첩>, 온 나라에 불 지르고 시침 떼선 안 돼'라는 사설에서 "공포스런 영상과 충격적 사례를 10분도 넘게 계속 내보내 어린 학생은 물론, 나이 지긋한 어른에게도 '미국소=광우병'이라는 인식과 두려움을 심어줬다"며 <PD수첩>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국민 공포를 불러일으켜 전국적 시위의 도화선을 만들었던 <PD수첩> 내용의 핵심 두 가지가 모두 사실과 다르다"며 "MBC는 시인할 것 시인하고 사과할 건 사과할 줄 아는 언론의 기초 상식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는 'PD저널리즘의 무책임성 보여준 PD수첩'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결론을 정해놓고 팩트를 짜깁기한 보도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중앙>도 "흑색선전이나 다름없는 보도였다"고 비판했다.

 

조중동은 언론중재위 결정을 근거로 "MBC <PD수첩>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지만, 언론중재위는 "MBC <PD수첩>의 내용이 잘못됐다"는 결정을 내린 게 아니었다. 또한 반론·정정 보도문 방송 결정을 내린 것도 아니었다.

 

오동운 PD "조중동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언론"

 

이에 대해 오동운 PD는 이날 강연에서 "PD수첩이 책임을 져야할 내용이 있다면 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근거없는 비난을 들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조중동의 공세를 전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조중동이) <PD수첩>이 괴담과 국론 분열 진원지, 아무것도 모르는 청소년을 거리에 나오게 했고, 한미동맹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라고 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며 "하지도 않은 일에 매를 맞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아픈 매도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조중동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언론"이라며 이들 언론이 미국산 쇠고기 안정성에 대해 갑작스레 입장을 바꾼 것을 지적했다.

 

"정부는 입장 변화에 대해 하다못해 국제적, 과학적 기준이라는 핑계라도 대지만, 조중동은 뼛조각 나왔을 때 못 걸어 잠근다고 호통 치더니 어떻게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꿀 수 있느냐. '알립니다'·사고·기사를 통해 오늘부터 논조를 바꾸겠다고 해야 친절하지 않겠느냐."

 

오 PD는 "이는 많은 사람들이 본다고 자랑하는 신문의 기본자세가 아니다, <PD수첩>에서 조중동을 신뢰하기 힘든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기회가 되면 <동아> <조선>도 취재해 보겠다"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 계속 다룰 것"

 

이날 오 PD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면"이라는 전제를 붙이긴 했지만,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계속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깝게는 인간 광우병 의심 증세를 보인 후 죽은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7월 공식 발표되면 그에 대한 보도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이어 "방송되지 못했지만 '미국산 쇠고기가 한미FTA와 별개'라는 미국 의원들과의 인터뷰 내용이 있는데, 우리 정부의 쇠고기 수입 결정 메커니즘과 관련된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PD수첩>이나 다른 언론이 취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PD는 지금껏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기자회견에서 광우병 발생하면 수입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어제까지 결정된 서한에서 나타난 결과(광우병이 발생해도 국민건강에 위협을 준다는 점을 밝혀야 수입금지조치를 내릴 수 있다), 그것은 '구라'였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캐나다에서도 (자국산 쇠고기) 수입을 요구하면 한국 정부가 (미국과는 다른) 차별적 기준을 제시하기 힘들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광우병 허브가 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개방한 폭과 수준은 철저한 검역이 전제되지 않으면 상당히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MBC가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PD수첩> 방송이 나올 수 있었다"는 입장도 오 PD는 내비쳤다. 그는 "광우병을 다룬 EBS의 프로그램이 방송 중단된 것을 보고, MBC라는 조직이 자랑스러웠다"며 "국민의 지지와 응원이 MBC를 지키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편 방송 전 청와대에서 민형사상 고소를 검토하겠다는 말을 들었지만, 네티즌들의 <PD수첩> 지지에 '걸면 걸리지'라는 뻔뻔함보다는 저희가 그렇게 책 잡힐 만큼 방송을 잘못 만들지 않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PD수첩> "언론중재위 보도문 방송 결정에 이의 신청할 것"

 

한편, <PD수첩>은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언론중재위원회의 보도문 방송 결정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PD수첩>은 "보도문 중 일부는 이미 방송되었고, 일부는 방송된 내용과 관계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그대로 낭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PD수첩>은 언론중재위의 결정에 이의를 신청할 것이며, 차후에 정식으로 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미국 쇠고기 수입 후폭풍]

 

[동영상] '뼈의 최후통첩' 패러디 초절정 인기폭발

[동영상] 김종훈 "우리 <동아일보>같이 정확하게 보도한다면"

[인터뷰] 도올 "별의별 것 다 팔고 국민건강도 팔아먹어"

[데스크 칼럼] '광우병 파동'은 한반도 대운하의 미래다

'억지' 추가협의, 그러나 여전히 불안한 까닭  

[포토갤러리] 다시보는 촛불문화제 감동의 순간들

[특별면] 미국쇠고기와 광우병 논란 기사 모음


태그:#PD수첩, #오동운, #MBC,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