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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는 '호주산' 쇠고기 먹는다 청와대는 돼지고기, 닭고기, 쌀, 김치 등은 모두 '국내산'을 쓰고 있지만 유독 쇠고기만 구이, 탕, 튀김 등 모든 요리에 '호주산'을 쓰고 있었다.
ⓒ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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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청와대는 호주산 쇠고기를 먹는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쇠고기 식재료는 호주산에서 미국산으로 바뀌거나 미국산 쇠고기를 함께 사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청와대 여민관(비서동)·춘추관(기자실) 등의 구내 식당에 '식재료 원산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눈길을 끌었다. 7월부터 실시되는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산물 품질관리법에 따른 조치다.

 

이미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라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식품위생법의 원산지 표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시행령을 공포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부터 100㎡ 이상의 모든 음식점에서 쇠고기와 쌀의 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되고 있고, 다음달부터는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음식점에서 확대 실시된다.

 

이날 청와대 내 모든 구내식당에서는 '쇠고기 볶음이 반찬으로 나왔는데, 식당에 붙은 '식재료 원산지' 안내문에는 각각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쌀·김치 등에 대한 원산지가 표시됐다.

 

이 안내문에 따르면 청와대는 돼지고기·닭고기·쌀·김치 등은 모두 국내산을 쓰고 있지만 유독 쇠고기만 구이·탕·튀김 등 모든 요리에 호주산을 쓰고 있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한 관계자는 "청와대의 식재료는 모두 국내산을 쓰고 있지만, 쇠고기와 조기 만큼은 단가가 맞지 않아 외국산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정된 예산으로는 값이 비싼 국내산 쇠고기와 조기를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명박 "쇠고기를 내가 먼저 먹어야 할까봐"

 

그렇다면 청와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될 경우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할까?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광우병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 미국산을 썼는지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광우병) 문제가 생긴 다음에 미국산을 쓴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이미 스스로 미국산 쇠고기를 먹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만큼 안전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초 AI 확산으로 닭고기에 대한 소비가 줄어들자, 이명박 대통령은 예고없이 청와대 춘추관 식당을 방문, 출입기자들과 삼계탕으로 오찬을 함께 했다. 당시 이동관 대변인이 "대통령께서 닭고기를 드셨으니, 최고로 안전하다"고 말하자, 옆에 있던 기자가 "(대통령께서) 쇠고기도 한번 드셔야죠"라고 권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쇠고기를 내가 먼저 먹어야 할까봐"라며 웃어보였다. 이 대통령은 또 "닭고기 먹는다고 해서 먹었다. 약속하면 지키니까…"라며 "(내가) 쇠고기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어느 나라가 자기 국민을 해치는 해로운 고기를 사다가 먹이겠느냐"며 "미국이 강제로 (우리 국민에게 위험한 쇠고기를) 먹이겠느냐"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 청와대는 상징성을 고려해 호주산 쇠고기 대신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정부는 오는 25~26일께 새로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의 고시 의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고시가 이번주를 넘기지 않고 27일께 관보에 실려 공포되면 등뼈 발견으로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검역이 8개월여만에 재개된다.

 

검역 신청-검역관 검사-합격증 발급-관세 납부 등의 절차를 거치는 데 보통 3~4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검역을 통과한 미국산 쇠고기가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시중에 유통될 전망이다.

 


태그:#미국산 쇠고기, #청와대 구내식당, #이명박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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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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