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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대학이 종강을 한 지금, 대학생들은 방학계획을 세우느라 바쁘다. 하지만 그들의 방학계획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두는 바로 ‘인턴’이다. “너 어디어디 지원했어? 잘 됐니? 언제부터야?” 등 각자 지원한 곳과 합격 불합격 여부를 물어보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대화내용이 되버렸다.

 

시즌이 따로 없을 정도로 1년 내내 쏟아져 나오는 기업의 공모전이나 주로 방학을 맞아 기회를 제공하는 인턴 모집. 이런 것들은 지금 대학생들에게는 마치 졸업하기 전에 하나라도 꼭 해봐야 하는 ‘필수 관문’이 되어버렸다.

 

대학생들에게 학교에서 겪을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측면에서 공모전과 인턴은 많은 학생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부산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김병근씨는 마케팅 분야에 관심이 있지만, 학교 수업에서 경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있기에 공모전에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한다. 기업에서 제시하는 어드밴테이지 때문에 의욕도 생기고, 하고나면 그 분야에 대해 잘 알게 되기 때문이다. 기업에서도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수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윈-윈'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했다.

 

또 공모전과 인턴은 자기만족감을 키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학생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한양대학교에 재학중인 임진효(가명)씨는 “경력과 능력 함양도 어느 정도 중요하지만 자기만족을 위해서 참여해요. 자기만족이 따르는 참여는 능력발휘를 최대한으로 이끌어 주거든요”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유는 다양하다.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의 김보미씨는 자신이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유는 “타 대학교 학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 또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기 때문” 이라고 했다.

 

하지만 공모전이나 인턴에 대해 좋은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공모전이나 인턴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싸이의 ‘씽유’ 클럽에서는 실제로 자신이 공모전에서 수상했을 때 낸 아이디어 5개중 2개가 이미 상용화되었지만, 미리 통보 받지 못한 학생도 있었다. 상금은 받았지만 주최측이 언급한 약속과 실제는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이 학생은 “많은 학생들이 법이나 특허에 문외한이고 변호사 선임문제까지 있으니 승산이 없는 싸움이죠. 좀더 강하게 아이디어를 만든 사람의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제출하는 경우 엄청난 상금과 벤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학생들이 들이는 노력과 시간에 비해 실질적으로 돌아오는 성과는 그리 크지 않다. 성취감과 경험의 측면에서는 좋은 기회이지만 실제 경력을 쌓는데는 한계가 있고, 물질적 보상 또한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또한 공모전이 범람하면서, 공모전을 위한 공모전이 아닌 기업의 단순한 홍보 수단으로 전락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메이저급의 공모전이 아니면 인정받기도 힘들고, 주최측의 허술한 관리로 약속한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현재 기업들의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 대한 불만도 있다. 김보미씨는 “가령 경영이나 디자인 관련 공모전은 많은데 다른 분야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학생들의 관심사는 다양한데 공모전 성격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또 임진효씨는 “공모전 같은 경우는 지원자가 원하는 분야에 적극 지원할 수 있게 세분화가 잘 되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이게 잘되면 그 분야에 실력이 높은 학생들이 지원해 경쟁력도 높아지고, 우수한 작품들도 많이 나올 것 같아요”라고 했다.

 

심사과정의 투명함에 대해 지적한 학생도 있었다. 김병근씨는 “어떠한 관점에서 어떠한 것을 중점을 두고 채점되었는지 조금 더 투명하게 밝혀지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했다.

 

공모전과 인턴이 대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얻을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 해보고 싶은 일을 미리 배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 없이 좋은 기회다. 하지만 단순히 이력서의 한 줄을 채우기 위한 하나의 관문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가치의 의미가 퇴색되기 쉽다.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 도전한다면, 뜻 깊은 경험이 될 것이다.

 

기업들은 책임의식을 갖고 좀더 전문성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아이디어에 맞는 보상체계를 갖추고, 심사에 투명성을 더한다면 이러한 기회는 대학생들에게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태그:#공모전, #인턴, #이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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