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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7일 밤 10시 40분]

 
구본홍 사장 또 '사무실 밤샘'... 노조원도 사무실 앞 침낭 마련
 
구본홍 사장은 오늘도 사무실에서 밤을 샐 것으로 보인다. 2박 3일간의 칩거다. 노조 집행부도 사장실 앞에서 침낭을 깔았다.
 
밤 9시 55분께 김선중 직무대행은 "사태해결을 위해 모두가 고생이 많다"며 "구 사장은 오늘도 나가지 않을 것 같고 집행부 및 자원자, 야근자 중심으로 사장실 앞을 밤새 지키겠다"고 말했다.
 
향후 대책을 묻는 질문에 김 직무대행은 "나도 모르니 한 번 물어봐달라"며 "조정안 문제 때문에 저녁 식사 후 사장실에 들어 갔을 때 구 사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녁집회 후 사장실 로비 옆 회의실에서 이홍렬 보도부 부국장과 김형근 편성운영팀장과 1시간 여 회의를 진행했던 집행부는 "아직 결정된 것 없고 계속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철야 농성이 결정되고 경영기획실 관계자가 사장실 입구에 서서 남아 있는 노조원 수를 세어보고 가기도 했다. 비서실 관계자는 "주로 노조원이 얼마나 남아 있느냐, 취재 온 기자는 얼마나 되냐고 묻는 전화가 온다"말했다.
 
밤 10시 20분, 진상옥 경영기획실장이 잠깐 문을 열고 나와 김 직무대행과 이야기를 나눴다. 한 노조원이 "나오시면 못 들어갑니다"라고 경고했다.
 
노조원들은 오늘 밤도 사장실을 지키면서 밤샘 농성을 한 뒤 내일 오전 7시 공식 집회를 시작할 예정이다.
 
 

[4신: 7일 오후 7시 50분]
 
"노조 와해 위한 시나리오대로 진행될 것"
 
오후 6시 20분에 사장실 앞에서 열린 저녁집회가 저녁 7시10분께 끝났다.
 
저녁집회에서는 각 부서 부장, 팀장이 제시한 조정안이 주요 의제였다. 이는 홍상표 보도국장이 노사 간 문제해결을 위해 보도국회의에서 각 부서 부장, 팀장에게 아이디어를 제시하라는 요구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김선중 직무대행은 "이홍렬 보도부 부국장과 김형근 편성운영팀장이 대표로 구성된 부, 팀장 협의체가 만든 조정안은 새 노조가 꾸려지기 전까지의 여러 조치 방안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조정안은 새 노조 집행부까지 영향을 끼칠 만한 내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집행부는 노조원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정안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 조정안은 노조 집행부에게 이미 공개됐고, 사장단의 의견을 듣기 위해 이 보도부 부국장과 김 편성운영팀장이 사장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 조정안의 내용 중에는 노사 측 대화 기간 동안 인사조치를 보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는데, 구 사장은 오늘 오후 5시 59분에 승진 인사조치를 공지했다. 김 직무대행은 "뒤통수를 맞은 것"이라고 허탈해 했다.
 
한편, 현재 경영기획실에서 노조에 대한 고소장 작성이 거의 완료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오는 11일이나 12일에 고소장 접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측은 11일에는 인사위원회가 구성돼 징계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사측이 노조 와해를 위해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움직일 것이며 소장 접수 후 공권력 투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 보인다"며 조합원들이 끝까지 투쟁할 것을 부탁했다.
 
노조 집행부는 오늘도 구 사장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3신 : 7일 오후 6시 20분]
 
'사장실 칩거' 구본홍, 승진인사 발표... 조합원들, 사장실 앞 '집회'
 
사장실에 '칩거'한 구본홍 사장은 승진인사를 발표했다. 구 사장은 이날 오후 5시 59분께 승진인사를 공지사항을 띄우는 메일센터 게시판에 띄웠다. 조합원들은 인정하지 않지만 사실상 사장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조합원 20여 명은 오후 6시 20분께부터 닫힌 사장실 문 앞에서 사내 집회를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짬이 날 때마다 계속 사장실 앞에 와서 자리를 지켰다. 연좌농성 중에 구 사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화환이 도착하자 조합원들은 허탈하게 웃기도 했다. 사장실 앞 로비 중앙에서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조합원을 잠깐 만났다.(취재원의 요구로 익명으로 표시한다.)
 
- 구 사장이 사장실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데, 이 상황과 향후 방향을 어떻게 보나.
A : "노조는 12일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한다. 그 때까지 우리의 요구를 관철할 것이다."
B : "구 사장은 노조 측과 대화파트너가 될 수 없는 사람이다. 대화를 원한다면 노조 측의 조건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끝장 투표를 할 경우, 구 사장이 투표에서 지면 사임하는 안과, 투표에서 이기더라도 사장 직무 수행에 엄격한 조건을 규정해 놓아야 한다."
C : "저렇게까지 치사하게 할 줄은 몰랐다. 그 나이에 걸맞은 품위라는 게 있는데 정말 너무한다."
 
A : "굉장히 교묘하게 사원들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어떤 의도로 그러는지 눈에 보인다. 지난 1, 2주 지켜보는 동안 '정말 저 사람은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B : "일단 다른 공기업 낙하산 사장도 있었지만, YTN은 언론기관이다. 조직 자체가 구 사장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구 사장 자체가 혼자서 퇴진을 하느냐, 마느냐 결정을 할 수 있는 인물이 못 된다. (퇴진하려면) 일단 청와대에 보고 문제도 있을 것이다. 구 사장이 '사장 못하겠다'고 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 YTN뿐 아니라 KBS나 MBC에 정부가 계속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
B : "이명박 정부의 모든 정책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머리에서 나온다. 공기업 지분형태의 언론사는 정권이 좌파냐, 우파냐에 따라 지배받을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목표는 전 언론사를 조중동 같은 우파 언론사로 만드는 것이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그 연장선 상에서 정책이 나오고 있다. 언론사에 항상 쉬운 시기는 없었다. 고지식한 노인의 유연하지 못한 사고에서 나온 것이다. 앞으로 더욱 심한 초유의 사태가 있을 수 있다."
 
 
[2신 : 오후 2시30분]
 
진상옥 경영기획실장 "보도국장 불러달라", 노조 "나와서 얘기하라"
 
6일 새벽 6시 기습 출근한 구본홍 YTN 사장은 32시간째 사장실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않고 있다. 노조원들도 사장실 앞에서의 연좌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웃지못할 촌극이다.
 
현재 사장실 내에는 구본홍 사장과 진상옥 경영기획실장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7일 오후 12시 50분께, 사장실 문이 잠깐 열리고 문 밖으로 나오지 않은 채 반쯤 모습을 드러낸 진 경영기획실장은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인사 문제를 논의해야 하니 홍상표 보도국장을 오게 해달라."
 
이에 현 전 노조위원장은 "나오세요! 나와서 하세요!"라고 말하며 거절했다.
 
구 사장을 비롯한 실국장단은 오늘이나 늦어도 내일까지 차장대우에서 차장으로 승진을 논의하는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이에 노조 측은 아침 집회에서 "(물, 음료 전달을 제외한) 어느 누구도 사장실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 사장이 '출근'이 아니라 '잠입'해 있는 상태에서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현 전 노조위원장은 "인사 관련 일을 하든 안 하든 회사 밖에서 하면 된다"며 "굳이 구 사장이 2박 3일동안 '사장실 캠프생활'을 하는 것은 본인이 건물안에서 실효적으로 사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실제로 구 사장 본인도 사장실을 나서면 다시 출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일 출근저지투쟁을 뚫고 출근하는 것 자체가 구 사장과 청와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15명의 노조원들은 점심 식사 후 담소를 나누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오늘 오전 사장실 진입에 실패했던 실국장들은 각 부서에 내려간 상태다.
 

[1신 : 7일 낮 12시]
 
"YTN 간부들, 노조원 멱살 잡고 내동댕이"
 
결국 YTN 구본홍 사장은 사장실에서 어젯밤을 보냈다. 6일 오후 9시 50분 경 노조가 해산한 이후 구 사장과 진상옥 경영기획실장 등 두 명은 사장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구 사장은 어제 '기습 출근'이후 작정한 듯 퇴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7일 오전 8시 20분 YTN 본사 17층 사장실 앞에서 열린 집회에는 40여 명의 노조원이 집결했다. 김선중 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은 오전 7시 사장실 앞에 있었던 간부들의 폭압적인 행동을 질타했다. 김 직무대행은 "오늘 오전 7시에 출근한 홍상표 보도국장과 류희림 대외협력실장이 사장실 진입을 막는 조승호 노조원의 멱살을 잡고 내동댕이 쳤다"며 "사장실 내부에서 나온 진 실장까지 가세해 목을 감싸고 우리를 밀어냈지만 야근하던 사우들의 도움으로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 보도국장을 비롯한 실·국장들은 오전 7시 사장실 출근 저지를 당한 후 노조 집행부에게 "승진 인사 회의를 해야 한다"고 요청했으나 노조는 "구 사장이 나가지 않으면 회의를 용납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낮 12시 현재까지 홍 보도국장을 포함한 각 부서 실·국장들은 사장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YTN 김희중 감사가 자청해 노조 집행부와 사장단 사이의 입장을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직무대행은 "왜 지금 상황에서 승진문제를 논의하는지 모르겠다"며 "얼마나 편협한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회의 자체를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은 집회 중 홍 보도국장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 전 위원장은 자신이 노조위원장으로 일했던 몇 달 전, 홍 보도국장이 자필로 퇴진하겠다고 밝힌 쪽지를 공개하며 "단순히 전 노조와 구두로 협의한 것이 아니란 것을 확실히 인지해달라"고 조합원들에게 강조했다.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국면에 처한 상황에서 내 문제로 인해 사내에 혼란이 빚어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저는 새 사장이 오시면 더 이상의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퇴하겠습니다."

 

김 직무대행은 노조원들에게 "홍 보도국장은 더 이상의 우리의 보도국장이 아니니, 대면보고나 야근보고를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사측이 '근무지 이탈 조합원'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며 "이런 간부들과 일해왔다는 사실이 비참하고, 이 순간만 벗어나면..."이라며 울먹이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현재 사장실 앞에는 여전히 30여 명의 노조원들이 연좌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홍보실 관계자는 "구 사장이 계속 사장실에 있으며 노조와 대치하는 이 상황이 상당히 장기전으로 갈 것"이라며 "새 노조 집행부가 꾸려지면 대화하는 것으로 국면이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덧붙이는 글 | 김정욱 기자는 <오마이뉴스> 8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YTN, #구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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