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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 8일 오후 8시 5분]
 
"3박4일간 도시락으로 버틴 구씨, 안쓰럽다"
 
"명분도 없이 외롭게 사장실에서 3박4일을 도시락으로 버티며 청와대만 바라봐야했던 구 씨가 안쓰럽기까지 했다."
 
구본홍 YTN 사장의 어이없는 '출근 투쟁'이 3박4일만에 막을 내린 직후 발표된 노조의 성명서 일부이다. 구 사장은 8일 오후 4시께 노조측의 '허락'을 받고 사장실을 빠져나갔다.
 
YTN 한 관계자는 "구 사장이 최근 다니고 있는 병원에 가서 치료도 받아야 하고 외부일정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를 나갔다"고 말했다.
 
지난 3일동안 사측과 격하게 대치하며 조합원을 이끌었던 김 직무대행은 "오는 일요일 오후 5시 대책회의를 열어 이후 계획을 정할 것"이라며 "노조가 이렇게 양보했는데도 불구하고 구 사장이 주말과 휴일을 틈타 들어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5일 구 사장이 사장실로 기습출근한 뒤 사장실을 사이에 두고 벌어졌던 노사 양측의 대치도 3박4일 만에 풀렸다.
 
하지만 언제 다시 구 사장이 사장실로 들어올지, 어떤 형태의 근무를 할지 예상할 수 없는데다 아직 노사 양측의 대화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YTN 사태는 새 노조 위원장 선거일인 다음주 화요일(12일)까지 현 상황을 유지할 것을 보인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구 씨는 몸이 아프다는 이유를 들어 귀가하겠다고 했다"면서 "구씨가 건강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3박4일간은 물론, 석달 가까이 진행됐던 한결같은 우리의 투쟁에 맞서기 힘들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이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하나로 뭉쳤던 노조원의 결속력 덕분"이라며 "하지만 구씨로 인한 갈등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부·팀장들이 마련했던 중재안은 양측의 이견으로 결국 결렬됐다. 입으로는 대화를 원한다면서 뒤로는 인사와 징계의 칼을 겨누고 노조를 기만하는 구씨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일갈했다.
 
"우리는 구씨에게 다음 주는 물론 영원히 YTN에 돌아오지 말 것을 권한다. 대선 특보 출신 인사인 구 씨가 머물 곳은 YTN이 아닌 정치권이다. 만약 다음 주 다시 출근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또 결연히 모여 '낙하산 저지'와 '방송 독립'을 위해 끝까지 투쟁에 나설 것임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
 

[1신 : 8일 오후 5시 55분]
 
퇴근 의사 밝힌 구본홍 "안전 보장하면 주말엔 출근 않겠다"
 
"구본홍 사장이 2박 3일 동안 지쳤나 봅니다. 허리가 너무 아파 가야할 것 같다고 합니다."

 

김선중 YTN 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이 8일 오후 3시 30분께 조합원들에게 한 말이다. 2박 3일째 사장실에서 '칩거' 중인 구본홍 사장이 노조측에 퇴근 의사를 밝혀왔다는 것이다. 방송사 사장이 노조원들에게 '퇴근 허락'을 받아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김 직무대행은 "(구 사장이) 자신의 안전은 지켜달라고 했다"면서 "안전을 지켜주면 주말에 출근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직무대행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래서 노조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퇴근을 허용하되, 사장실 앞에서 빠져주기로 했습니다. 직무대행인 저의 재량으로 결정했습니다. 상식적으로 판단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일정은 일요일날 공지하겠습니다."

 

조합원들은 김 직무대행의 결정에 따라 사장실 앞에 모여있던 조합원 10여명은 지금 현재 모두 빠져있는 상태다. 하지만 구 사장은 아직 사장실 안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YTN 노동조합은 8일 오전 8시에도 조합원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17층 사장실 앞 로비에서 집회를 열었다. 김 직무대행 등은 어젯밤에도 이 곳에서 철야농성을 진행했다.

 

어제(7일), 사내 중간급 부팀장 협의체에서 중재를 위해 작성한 조정안은 새 노조 집행부가 선정될 때까지의 노사 간의 접점을 찾기 위한 최소안의 방안이었으나 사측은 이를 거부했고 7일 오후 5시 59분 사내 게시판을 통해 인사발표를 강행했다.

 

김 직무대행은 오전 집회에서 "주말에도 구 사장이 계속 사장실에 있을 계획인지는 모르겠다"며 "어제와 바뀐 것은 하나도 없고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어제 조정안은 어차피 부팀장들 사이에서 '중재해보겠다' 나선 것이고, 아직 개선되거나 변경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로부터 도착한 편지와 도시락

 

8일 오후 12시 18분, 다음 카페 'YTN 지킴이'가 노조원들을 위해 도시락 30개를 보냈다. 노조원들은 "귀중한 도시락"이라며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을 먹고 있다.

 

도시락 봉지에 첨부된 편지에는 '직접 올라갈 수가 없어 마음만 올려보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김 직무대행은 노조원들에게 "나 그 카페에 가입하려 했는데 나중에라도 잘못 되면..."하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아래는 연좌농성 중인 노조원들의 한 마디 묶음.

 

"코미디 같은 상황이다. 드라마 촬영하는 것도 아니고...사장 하겠다는 사람이 오히려 사장실을 점거하고 농성하고 있다.얼마나 자신이 없고 자기 자신에 대한 정당성이 없으면 이러나. 숨어서 나가지도 않고.이 사실 자체만 봐도 사장 자질이 의심스럽다."

 

"스스로를 감금하면서...실망스럽다. 이렇게까지 소모적인 싸움을 할 필요 있나."

 

"눈 앞에 벌어지는 상황이 믿기 어렵다. 너무 부끄럽다."

 

"현재 사장실 안에서 진상옥 경영기획실장이 문을 여닫는 문지기 역할을 하고 있다. 내가 입사 후 본 모습 중에 가장 정열에 불타는 눈빛이었다"

 

"다들 똑같은 마음인데...참 악질이라 생각한다. 구 사장이 언제 나올지 우리도 알고 싶은데 아마 주말까지도 나오지 않을 것 같다. 12일 새 노조위원장이 선출이 되는데 아마 그 때까지 구 사장이 버티지 않을까 생각한다."

 

"회사 상황이 너무 당혹스러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구 사장이 빨리 나가야 한다."

 

"도대체 (구 사장이) 사장실 안에서 뭐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태그:#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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