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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드는 시민이 적다고 실망하지 맙시다. 모든 시민들 마음속에는 촛불이 있습니다."

 

대학생 아들을 두고 일터로 나가는 중년의 주부는 "나도 마음먹은 만큼 촛불집회에 자주 나오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주부는 "요즘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고 했다. 그는 "10년간 성숙된 민주주의와 높아진 국민의식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이렇게 밀어부치기를 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9일 오후 7시부터 울산대공원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2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해 자유발언을 이어나갔고, 특히 언론장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많았다.

 

이 중년의 주부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기도가 너무 어이가 없다"며 "정말 열심히 당당하게 사는 나이 든 이 아줌마가 잠못 들도록 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한 현대차 조합원은 자유발언에서 "온 시민들은 지금 자행되는 언론 탄압에 대한 실상을 잘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는 KBS 장악을 분명히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촛불을 내려 놓고 불매운동을 하자고 하는데, 저는 반대"라며 "불매운동도 좋지만 촛불을 내려 놓으면 안된다, 촛불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개월 이상 울산촛불집회 사회를 보던 20대 여성이 과로로 병원에 입원해 9일 대신 사회를 본 남성은 "사회자가 '촛불에 참석 못해 미안하다. 꼭 같이 하고 싶었는데'라고 하더라"며 "조속한 쾌유를 빌어주자"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자유발언대에 선 30대 남성은 "이번 여름휴가 때 가족과 외식을 하면서 카드 결재 서명란에 '미국산 쇠고기 싫어요' '이명박 싫어요'라고 사인했다"며 "이렇게 생활속의 촛불을 함께 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지금 학교급식조례에 '미국산 쇠고기 금지'에 대한 것이 없다"며 "조례에 '미국산 쇠고기 금지'를 명기하도록 개정하는 것도 생활속의 촛불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아들과 함게 나온 30대 주부는 "지금 학교급식조례법 개정을 위해 주부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반드시 학교급식에 한우만을 올리도록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민연대의 한 회원은 "단군신화에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어 인간이 됐다고 하듯이 우리 역사에 100 이라는 숫자는 완성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국민들이 이제 100번 째 촛불을 드는 데 이명박 정부는 끄덕도 않는다, 얼마나 촛불을 들어야 하나"고 말했다.

 

이 회원은 이어 "우리 아버지께서 현대자동차에 다니셨는데, 어릴 때 아버지가 오시면 온 몸에 파스냄새가 났었다"며 "우리들의 고모 세대가 '공순이' 소리를 들으며 18시간 앉아 미싱을 돌리며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 우리 국민은 이제 이들로 인해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국민의 권리를 짓밟으며 정부가 역사를 과거로 되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자는 "8월 15일 울산시민이 대거 서울로 가자"고 홍보하며 "서울에 가서 우리도 시청광장과 KBS 앞에서 촛불을 들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얼마전 마트에 가서 결재를 하면서 평소에 하던 카드 결재를 하지 않았다"며 "경찰이 촛불을 적발하면 마일리지를 준다는 것 때문에 마일리지를 얻으러 카드를 내밀기가 싫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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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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